
주독미군 감축설에도 덤덤한 독일이 정작 걱정하는 것은 백지화된 토마호크 미사일 배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독미군 5000명 이상 감축' 선언이 한 달여를 지났지만, 정작 독일 현지는 평온하다. 미군 기지가 있는 람슈타인의 친선축제는 예년처럼 성황을 이뤘고, 독일 정치권도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다. 독일의 진짜 고민은 따로 있다. 미군 감축과 함께 백지화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부대 배치다.

"'예견된 감축'에 담담한 독일"
트럼프 행정부는 1기였던 2020년에도 주독미군 1만2000명 감축을 추진한 전례가 있다. 독일이 막대한 국방 투자를 해온 것도 자신감의 배경이다. 메르츠 총리는 국방비 한도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푸는 기본법 개정을 밀어붙였고, 내년 국방비는 28% 늘어 유럽에서 처음으로 1000억 유로를 넘기게 됐다.

"미국의 전략적 이익이 걸린 기지"
전면 철수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람슈타인 기지는 미국이 중동·아프리카에서 드론 작전을 수행할 때 데이터 연결과 위성 중계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한다. 한 미 전문가는 "미군의 유럽 주둔은 자선이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도구"라고 짚었다. 병력 일부를 줄이더라도 핵심 허브 기능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1발 30억' 토마호크가 사라졌다"
2024년 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독일에 토마호크 미사일 부대 배치를 약속했지만 이번에 백지화됐다. 유럽에는 즉시 사용 가능한 지상발사 장거리 미사일이 없다. 사거리 1800㎞의 토마호크는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적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핵심 전력이다. 문제는 미국이 이란전에서 물량을 소진해 1발당 약 30억 원인 이 미사일을 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독일은 프랑스·폴란드·이탈리아와 유럽산 장거리 미사일 공동개발 프로젝트 '엘사(Elsa)'를 추진하지만 상용화까지 10년 이상 걸린다. 안보 우산이 흔들리는 시대, 동맹조차 스스로의 전력 공백을 메워야 하는 현실이 유럽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사진 출처=한국일보·AP연합뉴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