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스릴러의 대가 정유정 신작 '완전한 천국'…인간의 '야성'을 말하다

송재윤 작가 2024. 9. 1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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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7년의 밤' '종의 기원'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스릴러의 대가, 정유정 작가가 3년 만에 신작 소설 '영원한 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처음으로 SF 장르에 도전해, 가상 세계 속에서 인간의 야성을 탐구했는데요. 


10만 년 뒤에 펼쳐질 '영원한 천국'은 어떤 모습일지, 오늘 뉴스브릿지에서 정유정 작가를 직접 만나봅니다.


작가님 어서 오세요.


정유정 소설가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3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오셨습니다.


먼저 이 '영원한 천국' 어떤 작품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유정 소설가 

"모두 평등하고, 무엇이든 이룰 수 있고, 누구도 죽지 않는 영원한 천국에 산다면 인간은 과연 평화로워질까"라는, 소설적 질문에 대한 520페이지짜리 답변서입니다.


서현아 앵커 

정말 내용이 궁금해지는데요.


이번 작품은 작가님께는 첫 번째 SF 도전작이라고 들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만만치는 않았을 것 같은데, 작가님만의 상상력과 과학적인 근거, 어떻게 결합을 시키셨는지도 궁금해요.


정유정 소설가 

문학적 상상력이라는 게 본시, 발끝 이 정도 디딜 땅만 있으면 그를 기반으로 한 세계를 구축해내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과학기술 딥러닝이라든가 가상세계 등 상상력을 기반으로 삼았고 인간이 본시 놀이 동물이에요.


그래서 그중에서도 서사 놀이를 가장 좋아하는 게 인간인데요.


이제 가상세계인 롤라와 가상 세계 안에 가상 극장인 드림시어터를 착안해서 만들었습니다.


서사놀이라는 게 연극이나 영화, 드라마, 뮤지컬 소설처럼 이야기 예술을 포괄하는 것인데요.


인간은 놀이뿐 아니라 이 세계의 거의 모든 부분을 이야기로 설명하고 이해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가상 극장이 가장 인간의 어떤 야성이라든가 인간이 긴 세월을 견디는 데 있어서 적합한 놀이터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 놀이터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집니다.


영원한 천국은 특히 스스로 삶을 살아보고자 하는 욕망 즉 야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집필하는 데 영감을 준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도 궁금한데, 어떻습니까?


정유정 소설가

이번 소설 같은 경우는 유발 하라리라는 유태인 역사학자의 책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호모 데우스'라는 책인데.


데이터교에 포섭된 인류와 과학 혁명은 인간을 어디로 데려가는가 여기에 대한 전망을 내놓은 저작인데, 저는 그 이후를 한번 상상해 봤어요.


과학이 최종 도착한 곳에서 초인류로 진화한 포스트 사피엔스가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마지막 욕망이 무엇일까, 그것이 소설의 시발점이 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어떻게 보면 신과 같은 경지에 올라간 초인류가 가지게 된 욕망이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이야기일 텐데, 이번 작품 집필을 위해서 홋카이도의 아바시리 그리고 이집트의 바하리야 사막까지 직접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이 경험은 작품 속에 어떻게 녹아 있을까요?


정유정 소설가 

작가마다 소설 속 세계를 구현하는 방식이 다 다르거든요.


저는 공간이 먼저 구축이 돼야 캐릭터를 세우고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 타입에 속하는데요.


이때 공간은 주인공의 정체성을 은유하면서도 동시에 이야기가 이야기되는 무대, 즉 실제 사건이 벌어지는 물리적 무대여야 합니다.


유빙지대인 아바시리는 남자 주인공 경주의 내면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중심 이야기가 벌어지는 삼애원으로 구현됐고요.


그리고 이제 바하리야 사막 같은 경우는 여주인공 해상의 정체성을 운유하는 동시에 러브 스토리, 자기 연인인 제이와의 러브 스토리가 시작되는 무대로 사용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저도 그렇지만 작가님 작품을 기다려온 독자들이 너무나 많을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발견했으면 좋겠다 하는 점이 있으실까요.


정유정 소설가 

먼저 이제 독자분들에게 제가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게, 타인의 삶이 아니라 자기 삶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고요.


나아가서 견디고 맞서고 끝내 이겨내고자 하는 이 욕망이 우리 삶에 소중한 무기임을 상기시키고 싶었고요.


또 덤으로 저를 독자분들이, 제가 스릴러를 많이 썼기 때문에 무서운 언니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제가 얼마나 잘 웃기는 작가인지 새롭게 발견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 나름의 스타일로 유머를 아낌없이 집어던졌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독자분들이 많이 웃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 자리에서 만나 뵈니까 절대 무서운 언니가 아니고 따뜻하고 재미있는 언니이실 것 같습니다.


정유정 소설가

고맙습니다.


서현아 앵커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지난 10여 년간 암 투병을 해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완치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이 되셨다는데, 이 과정에서도 많은 작품을 써오셨거든요.


집필 과정이 순탄치는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소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유정 소설가 

제가 암 치료, 초기 치료라고 하거든요. 


1차 치료가 그래서 5년 동안 초기 치료를 했고 5년 동안 추적 관찰 기간을 거쳤어요, 이때 재발이 많이 되니까.


그 기간 동안에 소설을 쓰고 그럴 때는 되게 불안한 마음이 있었어요.


이렇게 열심히 쓰고 있는데, 느닷없이 다시 재발됐다 이런 진단을 받으면 어떡하나 그런데 이제 그 불안을 덜어놓고 소설을 마음껏 쓸 수 있게 돼서 굉장히 감사한 마음입니다.


서현아 앵커 

저희가 예정에 없던 질문이었지만 하나 추가로 좀 드려보고 싶은데요.


이런 작가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도 있으실까요?


정유정 소설가 

이야기꾼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작가 하면 먼저 제일 먼저 떠오르는 어떤 그런 게 있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이야기를 재미있고 참 독자들의 감정을 격랑시킬 수 있는 그런 이야기꾼이었다, 이렇게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럼 최고의 이야기꾼 정유정 작가님께 마지막 질문드려보겠습니다.


전작 완전한 행복에 욕망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거든요, 이번 작품이.


그럼 하나가 더 남아 있는데 욕망 3부작의 마지막 작품에서는 또 어떤 욕망을 그려내실 예정이신지요?


정유정 소설가 

제가 지금 생각으로는 소유에 대한 어떤 욕망을 다룰 예정입니다마는 보통 소설가들이 변덕이 심해요.


그래서 뭐 하겠다 해서 끝까지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요.


중간에 변할 수도 있고, 엉뚱한 이야기를 쓰게 될 수도 있는데 어쨌든 지금 현재로서는 소유에 대한 그런 욕망을 다뤄볼 생각입니다.


소설 말미에 이 소설에 대한 힌트가 숨어 있어요.


독자분들이 수수께끼를 풀듯이 그렇게 마지막 부분을 보시면 다음 소설에 대한 힌트를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서현아 앵커 

출간되자마자 역시 정유정이라는 반응이 잇따를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영원한 천국이 탐구하고 있는 인간의 본질, 그리고 아주 생생한 욕망의 이야기가 많은 독자들에게 또 새로운 재미로 다가가기를 바라겠습니다.


작가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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