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마자 눈 못 뗄 수준인 한국 '영화감독'의 비주얼

정우성 SNS
[인터뷰] "도전과 새로운 시도"를 향한 감독 정우성의 열망

"첫 연출을 하면서 어떤 언어를 선택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 내가 좋아하는 배우의 영화처럼 찍겠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어떤 레퍼런스(참고)도 갖고 싶지 않았죠. 연출부에도 레퍼런스를 모으지 말라고 주문했어요."

정우성 감독이 첫 장편 연출 영화 '보호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제작 영화사테이크)는 30년차 배우 정우성의 첫 장편 연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데뷔 초부터 뮤직비디오, 단편 영화들을 연출하며 감독을 꿈꿔온 그다. 정우성 감독이 첫 영화로 '보호자'를 선택한 이유를 직접 만나 들어봤다.

● '배우 정우성'의 고민이 녹아있는 영화 '보호자

정우성 감독은 "요즘 한국영화들에 대한 이런 저런 말들이 많지 않나"며 "왜 한국영화가 상업성을 이유로 레퍼런스를 붙여놓은 듯한 작품들을 내놓는지 영화인으로서의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 위해 조직생활을 청산하려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야기 자체는 기존 상업영화에서 많이 다뤄진 소재지만, 풀어가는 방식이 다른 점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정우성 감독은 '보호자'에서 주연과 연출, 1인2역을 했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어린아이가 등장하는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수혁(정우성)의 평범한 삶을 가로막는 세력에 의해 그의 딸인 인비(류지안)가 납치를 당하는데, 영화는 인물의 활약을 부각시키기 위한 도구로 아이를 대상화하지 않는다. 정우성 감독은 "많은 영화들 속에서 아이를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아이를 폭력에 노출시킨다든지, 아이를 통해서 눈물을 자극하려 한다든지 하는 장면들이 불편했다""아이를 이용하지 말고, 인격체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수혁이 폭력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 영화는 조직에서 벗어나고 싶은 수혁의 동기를 정당화하기 위해 인물이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최소화해 비춘다. 차량 등 다른 수단을 이용하거나 악당끼리 싸우는 방식으로 사건을 풀어간다.

영화는 10년 만에 출소 후 딸의 존재를 알고 조직을 벗어나 평범하게 살고 싶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버무비웍스.

정우성 감독은 30년 가까이 영화 현장을 지켜온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현재 한국영화에 부족한 새로움, 도전의식 등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도 냈다.

그는 "한국영화가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있냐고들 말하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990년대와 2000년대의 한국영화는 찬란했던 것 같다"며 "그 당시에는 새로운 시도가 받아들여지고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사랑받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산업의 규모도 커지고 영화를 안정적으로 촬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도전을 얼마나 허용하고 있는지를 질문하면 퀘스천"이라며 "천만(영화)이라는 것은 어떤 노력과 도전의 끝에 관객의 응답하고 운대가 더해져서 나올 수 있는 거지, 천만이 영화를 만드는 목표가 돼선 안 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보호자'가 개봉하는 15일에는 '증인'으로 인연 깊은 이한 감독의 '달짝지근해:7510'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까지, 무려 3편이 개봉한다. 8월15일이 '7말8초'의 극성수기 못지않은 격전지가 돼버렸다. 정우성 감독의 바람은 제작비 회수다.

정우성 감독은 '보호자'가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보호자'의 손익분기점은 160만명이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보호자'의 손익분기점은 16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개봉한 '비공식작전' '더 문'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팬데믹 여파와 영화 관람 패턴 변화로 관객 100만명도 채우기 힘든 현실이다.

정우성 감독은 "아무래도 감독이고 프로덕션에도 깊이 관여했던 사람으로서 제 바람은 BEP(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이라며 "연출을 해보니 적성에 맞는 것 같다. 또 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