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2세인 김모 씨는 블루베리만 10년째 챙겨 먹었다. 항산화에 좋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런데 지난달 검진에서 경동맥 협착 판정을 받았다. 혈관을 직접 이완시키는 성분은 블루베리에 거의 없었던 것이다.

수박에는 L-시트룰린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이 성분은 체내에서 산화질소를 만들어 굳어가는 혈관을 부드럽게 열어준다. 60대가 되면 산화질소 생산량이 30대의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수박이 이를 자연스럽게 보충해준다. 특히 껍질 안쪽 하얀 부분에 시트룰린이 과육보다 훨씬 많이 들어 있다.

수박의 붉은 과육에는 라이코펜도 풍부하다.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수박의 라이코펜 함량은 토마토보다 약 30퍼센트 더 많다. 라이코펜은 혈관 벽에 쌓이는 나쁜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아준다. 시트룰린이 혈관을 열고 라이코펜이 벽을 닦는 이중 작용이 수박만의 강점이다.

하루 300그램, 식후 30분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빨간 과육과 하얀 속껍질을 함께 갈아 주스로 마시면 시트룰린 섭취량이 배로 늘어난다. 루이지애나주립대 연구진도 2주간 수박 주스를 마신 그룹에서 혈관 이완 기능이 유의미하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에 게재됐다.

혈관은 소리 없이 늙는다. 블루베리가 세포를 지키는 방패라면 수박은 막힌 길을 뚫는 열쇠다. 올여름, 수박 한 조각이 당신의 혈관 나이를 되돌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