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하던 게 올해는 4만원"…집 나간 '전어', 손님 안 돌아왔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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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시장 전체에 전어가 1톤(t)까지 들어왔는데 올해는 200~300㎏이면 땡이야."
구매한 광어회를 손에 들고 시장을 지나던 50대 장모씨는 "원래 전어를 좋아해서 올해도 먹었는데 가격이 올라 부담스럽긴 했다"며 "전어뿐 아니라 물가 자체가 올라 전어도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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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시장 전체에 전어가 1톤(t)까지 들어왔는데 올해는 200~300㎏이면 땡이야."
16일 낮 11시쯤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 전어를 가판대 위에 내놓은 70대 홍모씨가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가판대 앞에 선 홍씨는 "싸게 드릴게요. 보고 가세요"라며 연신 호객을 했지만 손님들은 발길을 멈추지 않고 지나쳤다.
가을이 깊어졌지만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가 어획량 감소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장기간 폭염으로 수온이 상승해 전어 어획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 가판대 위에는 아귀·갈치·병어·삼치 등이 놓여있었다. 수조 안은 광어·우럭 등 생선과 새우·전복·꽃게 등이 자리를 채웠다. 전어를 내놓은 가게는 드물었다.
상인들은 전어를 찾는 손님들이 느는데 "물량은 줄고 가격은 올랐다"고 토로했다. 이곳에서 생선을 판매하는 60대 왕모씨는 "전어 찾는 손님은 항상 많은데 지난해에 비해 들어오는 전어 물량이 유독 줄었다"며 "원래 1㎏당 2만~2만5000원 정도 했는데 지금은 4만원으로 올랐다. 가격이 거의 2배가 된 셈"이라고 밝혔다.
전어는 뼈째 먹거나 회, 구이, 무침 등 다양한 요리로 만들 수 있어 이맘때 가장 인기가 많다. 왕씨는 "가을 전어에는 기름이 많이 차 있어 고소하니 맛이 있다"며 "뼈째 회로 즐길 수 있어 마니아층이 있고 할 수 있는 요리가 다양해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전어 특수는 없다고 상인들은 말했다. 50대 박모씨는 "가을이면 전어를 찾는 손님이 많아 전어 특수가 있다"며 "가격이 오르니 손님들이 전어를 잘 찾지 않고 와도 사 가지 않는다. 매출에 타격"이라고 밝혔다.
시장을 찾은 소비자들도 전어 가격이 부담이라고 했다. 구매한 광어회를 손에 들고 시장을 지나던 50대 장모씨는 "원래 전어를 좋아해서 올해도 먹었는데 가격이 올라 부담스럽긴 했다"며 "전어뿐 아니라 물가 자체가 올라 전어도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 손에 포장된 회를 들고 있던 70대 전모씨도 "가격이 올라서 사 먹으려니 아깝긴 하다"며 "못 사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올해 아직 전어를 먹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더위가 오래 이어지면서 수온이 올라가 전어 어획량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지환성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연구사는 "전어는 8월에서 10월이 어기"라며 "전어는 아열대성 어종으로 14~27도 사이 수온대에서 서식한다. 28도가 넘어가면 폐사가 되는 등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월 평균 해수면 온도는 28.3도로 최근 10년 평균 수면 온도인 26.2도보다 높았다. 기상청은 올해 8월 맑은 날이 많아 일사량이 증가해 수온이 상승한 것으로 봤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전어 어획량 집계 결과 지난해 동월 대비 전어 어획량이 13% 정도 감소했다. 지난해 8월 수확된 전어는 1029t이었지만 올해 8월은 896t에 그쳤다.
수온이 높은 상태로 오랫동안 이어지면 어획 해역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지 연구사는 "전어는 연안 쪽에 머무르는 어종"이라며 "고수온이 계속되면 수온이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생존 전략을 펼칠 수 있다. 현재 포획되는 곳이 아닌 다른 해역에서 잡힐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김호빈 기자 hob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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