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포커스] '캐즘' 기회 삼겠다는 LG…구광모, 배터리에 힘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구성원들에게 보낸 신년사 영상 속 이미지/사진 제공=(주)LG

"배터리는 미래 국가 핵심 산업이자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킬 것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 6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구 회장은 이날 "지난해 글로벌 통상 마찰과 지정학적 갈등 등으로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한층 더 심화됐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사업의 핵심 경쟁력 확보와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미래 성장축을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하며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를 이어 나갔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글로벌 국제 관계과 AI를 비롯한 기술 혁신의 가속화 등으로 시대 질서의 거대한 축이 변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LG에게 새로운 성장의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변화와 혁신의 골든타임이라는 생각으로 과거와 차원이 다른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이해하고 가치를 이끌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주총에서 구 회장은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해 내실 있는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그룹의 대표적인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주력 사업의 시장 리더십을 보다 확고히 할 뿐만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의 미래 성장 기반을 견고히 다지겠다"며 "특히 배터리와 같은 산업은 미래의 국가 핵심 산업이자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 시장과 기술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공정 기술 등에서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LG그룹에 있어 배터리는 의미가 남다른 사업이다.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이 지난 1992년 영국 출장길에서 처음 2차전지를 접한 후 만년 2등이었던 회사를 1등으로 만들겠다며 꺼낸 비장의 카드이기 때문이다.

사업 초반 가시적인 성과는 커녕 적자 탈출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년간 투자를 이어온 결과 LG화학은 소재분야,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완제품과 솔루션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날 구 회장의 발언 역시 지난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배터리 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그룹 차원의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역시 지난 20일 열린 주총에서 캐즘으로 인한 업황 악화 시기에 기술력을 끌어 모아 오는 2028년까지 매출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구 회장은 컴플라이언스 경영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인식의 전환도 주문했다. 그는 "컴플라이언스를 기업의 성장과 발전의 핵심 인프라로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은 구성원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향후 컴플라이언스 체계가 시대와 사회 변화를 적시에 반영하도록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을 비롯해 △정관 변경 승인 △자기주식 소각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6건의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했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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