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신증권의 투자일임 사업에서 소액 계약 저변과 고액 자산 편중이 동시에 나타났다. 계약 건수로는 1억원 미만 소액 계약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실제 계약금액은 100억원 이상 초고액 계약에 크게 기대는 구조였다. 투자일임 계약 수와 운용규모가 늘어난 가운데 운용인력은 줄어든 점도 눈에 띈다. WM 부문이 외형을 넓히고 있지만 자산 기반은 여전히 고액 고객과 법인성 자금에 좌우되는 모습이다.
26일 대신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투자일임 계약 건수는 4만279건으로 집계됐다. 계약금액은 2조6640억원, 순자산총액 기준 운용규모는 2조6981억원이었다. 고객 수는 3만8410명으로 비교 기간 3만7458명보다 늘었다. 일임계약 건수도 3만9443건에서 4만279건으로 증가했다. 순자산총액 기준 운용규모는 2조5054억원에서 2조6981억원으로 커졌다.
계약 수 증가만 놓고 보면 투자일임 저변이 넓어진 흐름이다. 다만 금액 구간별로 보면 자산의 무게중심은 소액 계약보다 고액 계약에 쏠려 있다. 1억원 미만 계약은 3만7149건으로 전체 계약의 92.23%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구간의 계약금액은 2646억원으로 전체의 9.93%에 그쳤다. 계약은 많지만 실제 자산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었다.
반대로 100억원 이상 계약은 34건에 불과했다. 전체 계약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9%다. 그러나 계약금액은 8919억원으로 전체의 33.48%를 차지했다. 계약 건수로는 극히 일부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투자일임 자산의 3분의 1을 맡고 있는 셈이다. 1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계약도 296건, 5608억원으로 전체 계약금액의 21.05%를 차지했다.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계약은 27건, 1991억원이었다.
이 같은 구조는 대신증권 투자일임 사업의 성격을 보여준다. 소액 계약은 리테일 고객 기반 확대를 나타내지만 수익성과 자산 규모는 고액 계약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특히 100억원 이상 계약은 개인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법인, 기관성 자금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고객 성격별 세부 분류는 공시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고액 계약이 실제로 어떤 고객군에서 나온 것인지는 회사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운용인력 변화도 함께 볼 대목이다. 지난해 말 대신증권 투자일임 운용인력은 100명이었지만 1분기 말에는 96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운용 중인 계약 수는 4만87건에서 4만279건으로 늘었다. 운용규모도 2조5649억원에서 2조6981억원으로 증가했다. 인력은 줄었지만 계약 수와 운용규모가 늘어난 만큼 일임 운용의 효율성은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투자일임재산의 운용 구성을 보면 안정형 자산 비중이 높다. 순자산총액 2조6981억원 가운데 단기금융상품은 2조820억원이었다. 전체의 77% 수준이다. 채무증권은 1921억원, 수익증권은 3497억원, 지분증권은 721억원이었다. 현금 및 예치금은 21억원에 그쳤다. 투자일임재산 대부분이 단기금융상품에 머문 셈이다.
이는 시장 변동성 관리와 대기성 자금 운용 성격을 반영한 결과일 수 있다. 금리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는 단기금융상품 비중을 높여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반면 적극적 운용을 앞세운 수익 확대보다 보수적 자금 관리에 무게가 실렸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단기금융상품 비중이 높은 이유가 고객 성향 때문인지, 특정 대형 계약의 운용 방식 때문인지, 시장 상황에 따른 일시적 배분인지는 공시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대신증권 투자일임 사업의 관전 포인트는 계약 수 증가 자체보다 자산의 질과 분포다. 소액 계약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는 고객 기반 확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극소수 고액 계약의 영향력이 크다. 고액 계약이 빠르게 늘면 운용규모는 커질 수 있지만 특정 고객군이나 특정 자금 성격에 대한 의존도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일임은 계약 건수보다 실제 운용자산의 분포와 고객 성격을 함께 봐야 한다"며 "소액 계약이 많아도 금액이 고액 계약에 집중돼 있으면 WM 사업의 안정성은 대형 고객 유지와 운용 성과에 더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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