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판결문으로 미리보는 ‘이상민 항소심’···“언론사 단전·단수 등 내란 후속 작업 가담” 인정될듯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12·3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에 대한 2심 선고가 오는 12일 열린다. 이 전 장관은 주요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에 관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최근 2심에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그대로 인정되고도 감형을 받아 이 전 장관의 항소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의 내란 혐의 2심 재판에선 ‘이 전 장관이 단전·단수 지시를 받았는지’가 공통 쟁점으로 꼽혀왔다. 10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항소심 판결문을 보면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한 전 총리가 불법계엄 선포 뒤 이 전 장관과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긴밀히 협의한 과정을 세세하게 적시했다.
재판부는 경향신문 등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 지시가 윤석열 전 대통령→한 전 총리·이 전 장관→허석곤 전 소방청장 순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단전·단수 관련 문건은 대통령 집무실에서 얼핏 본 것이고, 허 전 청장에게 지시를 전달한 적도 없다’고 한 이 전 장관 측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배척했다.
재판부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 전 장관의 체류 시간이 13초로 짧았던 점을 비춰보면, (단전·단수 지시) 문건 내용을 파악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그런데도 문건 내용을 파악해 허 전 청장에게 특정 언론사에 대한 경찰 투입 계획을 알리고, 경찰 협조 지시까지 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1심과 같이 이 전 장관이 단전·단수 지시를 윤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받은 뒤, 한 전 총리와 함께 실행방안을 논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국헌문란의 목적으로 내란 가담 결의를 한 피고인(한 전 총리)이 대통령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할 수 있는 지위에서 이 전 장관과 함께 윤 전 대통령의 이 전 장관에 대한 직접적인 내란 실행행위에 관한 지시사항을 협의·점검하고 지시가 차질없이 실행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법으로 내란행위에 기여한 것으로서, 내란 범행에서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의 2심 재판 결과를 비춰볼 때 이 전 장관도 2심에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뒤집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장관은 2심 재판에서 “단전·단수 업무 지시를 받아서 하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유지하면서도 “설령 지시했다고 해도 국헌 문란 목적은 아니었다”며 내란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지난달 최후진술에서도 “우연히 본 문건이 걱정스러워 소방청장과 통화한 것이 이렇게 거센 올가미가 될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장관의 2심 형량이 얼마나 나올지도 관심 사안이다. 이 전 장관의 2심 재판은 또다른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 1부가 맡고 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이 전 장관의 2심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한 전 총리는 2심에서 1심보다 8년 낮아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그의 1심에서 특검팀이 구형한 형량과 같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한 전 총리에게 국무총리로서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아, 내란을 막지 못한 부작위 책임까지 물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를 제대로 운영했다면, 불법계엄 선포를 막을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내란 행위를 사전에 모의하고 적극 가담했다고 볼 수 없는 점’ ‘대통령을 대신해 계엄해제 국무회의를 소집·주재한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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