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로드러너, 전국 시행 계획 없다”지만, 불안감 계속… 왜?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이 시범 운영 중인 배달앱 ‘로드러너’가 정식 도입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 뉴시스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이 시범 운영 중인 배달라이더 전용앱 ‘로드러너’가 정식 도입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업주·배달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8일(현지기준) 열린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의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니클라스 외스트베리 DH 최고경영자(CEO)가 한 말이 발단이 됐다.

그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과 진행 중인 통합에 대해 설명하겠다며 “글로벌 물류 스택을 한국의 일부 지역에 도입해 배달 효율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DH와의 통합을 진행 중인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지난 4월부터 화성시, 오산시 등에서 ‘로드러너’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DH 글로벌 계열사들이 사용 중인 ‘로드러너’ 도입이 확대될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 스케줄 예약제 배달앱 ‘로드러너’… 뭐길래

‘로드러너’는 배민의 독일계 모회사 DH가 개발한 배달라이더 전용앱으로, 2022년까지 배달앱 ‘요기요’에서 사용한 바 있다.

원하는 때에 앱에 접속하면 배달 업무를 할 수 있는 기존의 배민커넥트 앱과 달리, 라이더가 시간을 ‘사전’에 정해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또한 스케줄 노쇼, 수락률 등에 따라 ‘그룹’이 나눠진다. 높은 그룹에 속한 라이더는 스케줄 선택에 우선권을 갖고, 더 많은 미션(인센티브 업무)을 수행할 수 있다.

배민의 물류 서비스를 전담하는 자회사 우아한청년들. / 우아한청년들 홈페이지

배민의 물류 서비스를 전담하는 자회사 우아한청년들 측은 15일 시사위크와의 전화에서 “컨퍼런스 콜에서 나온 발언은 로드러너를 두고 한 말이 아니라, 배민커넥트 등 다른 자체배달을 의미한 것”이라며 “배달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라고 밝혔다.

로드러너로 기대하는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그 부분은 개발을 담당하는 우아한형제들 측이나 딜리버리히어로에서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아한형제들 측은 도입 배경에 대해 “배달품질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로드러너는 배민의 독일계 모회사 DH가 개발한 배달앱으로, 2022년까지 배달앱 요기요에서 사용한 바 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 뉴시스

요기요를 통해 로드러너를 경험한 배달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배달노동자 커뮤니티 네이버카페 ‘배달세상’에서는 “배민커넥트 로드러너로 전환되면 이제 쿠팡(배달앱 쿠팡잇츠)만 타야 하나요” “로드러너 시행하면 한다 or 안한다”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주로 언급되는 문제점은 △스케줄 근무로 인한 업무 자율성 저하 △라이더 성과(그룹)에 따른 페널티 △앱 사용편의성 악화 △낮은 운임 등이다.

이들은 스케줄 예약제가 배달 일의 큰 장점인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지적한다. 그들에 따르면, 일단 정해진 시간에 일을 시작하지 않으면 ‘그룹’에 영향을 미쳐 원하는 스케줄을 선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콜(주문) 수가 적은 스케줄에 배치되면 수익도 감소한다. 또한 로드러너 앱의 지도가 구글맵을 기반으로 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 거리 측정 오류가 잦아 배달 단가가 일관적이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로드러너를 경험한 배달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이들은 스케줄 예약제가 배달 일의 큰 장점인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지적한다. / 게티이미지뱅크

김지수 라이더유니온 사무국장은 시사위크와의 전화에서 “시범 지역에서 활동하던 라이더들이 다른 배달 플랫폼으로 배민을 대체하거나 인근인 수원으로 활동 지역을 옮기기도 한다”고 밝혔다.

관련해 김준형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이하 공플협) 의장은 “시범 지역인 화성·봉안 지역의 업장에서 수시로 거리제한이 걸려 매출에 피해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라이더 감소로 인해 배차가 지연되는 등 오히려 배달 품질이 뒷걸음친다는 것이다.

로드러너 도입과 관련해 점주단체 공플협, 배달노동자 노조 라이더유니온, 우아한유니온(배민 노조)은 공동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 배달품질보다 모회사 배불리기라는 의혹도

배민의 로드러너 시행을 두고 일각에서는 모회사인 DH의 배를 불리려는 의도라는 말도 나온다. 배민이 로드러너를 사용하게 되면 앱 사용수수료 명목으로 DH에 추가로 수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배민 측은 “현재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테스트를 다른 지역에서도 실시할 예정이나, 확대 등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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