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아파트 1층의 대변신! 어머~ 단독주택 아닌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결혼 8년 차인 소소살림집 소정입니다. 저는 6세 아들과 강아지를 키우면서 소소하게 집을 꾸며가며 이를 글과 영상으로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오늘의집에서 다양한 공간을 구경하며 아이디어를 얻어왔는데 이번 기회에 저희 집을 소개할 수 있어서 무척 기쁩니다.
오늘의집 집들이에는 너무나 화려하고 멋진 집이 많아 집을 소개하는 것이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도 드는데요, 저희 집은 요즘 스타일의 멋진 인테리어는 없지만 적은 비용을 들여 하나부터 열까지 내 손으로 우리 가족이 머물 수 있는 깨끗하고 따뜻한 공간을 만들었다는 보람이 느껴지는 공간이에요.
1. 셀프 인테리어를 하기까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결혼 후 세 번째 집으로 제게 많은 숙제를 주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저를 성장시켜준 공간입니다. 이전에 살던 곳들은 신축 아파트여서 따로 수리해야할 필요가 없었는데 이 집은 전셋집으로 오랜 시간 사용되어 상태가 너무나 심각했고 또 집주인 분께서도 따로 수리를 해주긴 어렵다고 하셨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이 집을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언젠가 내 집을 짓고 싶은 꿈이 있어 그 전에 마당 있는 집에 살아보고 싶었던 저와 남편의 로망 때문이었습니다.
고민하던 차에 집주인 분의 희망적인 한마디, "수리를 못해드려 죄송해요. 대신에 벽만 부수지 말고 고치고 싶으신 곳은 다 고치세요." 어떤 선택을 할 때 맘에 드는 것 한 가지를 발견하면 다른 것들은 다소 낙관적이게 되는 성향 탓에 일단 계약을 진행했어요.
주방의 수전 교체부터 싱크대 상판 연마, 실리콘 작업, 셀프 시트지, 셀프 페인트, 줄눈 시공까지 하나 하나 검색해가며 입주 전 2주 간 수리를 혼자 시작했습니다. 많이 서툴겠지만 우리 가족이 깨끗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을 정도의 집 컨디션을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셀프 인테리어를 도전하면서 시작부터 끝까지 혼자 힘으로 해내 본 경험은 제 인생에 많은 교훈과 경험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집을 고치고 꾸며가는 모습을 솔직하게 블로그, 유튜브를 통해 기록하다 보니 리빙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었고 살림 유튜브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집의 성장과 더불어 저도 같이 성장했다는 말이 과언은 아닐 것 같습니다.
2. 도면
저희 집은 주방 발코니를 제외한 모든 발코니가 확장된 형태이고 이 아파트의 모든 1층 세대는 약 18평 정도의 앞마당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살다 보면 여러 상황으로 인해 원하는 모습의 인테리어를 하지 못한 채 이사를 해야할 일이 생기는데, 저의 경험이 비슷한 상황에 놓이신 분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가 되었으면 합니다.
30년 구축 아파트를 시공 없이 셀프 인테리어와 홈스타일링을 통해 취향 가득 담은 공간으로 꾸며 본 저의 소소살림집을 소개해드릴게요.
3. 거실 Before
사실 이 집은 마당이 있다는 장점 이외에는 긍정적인 부분을 찾기 어려웠답니다. 수전 교체, 화장실 줄눈 시공 같은 필수적인 시공 뿐만 아니라 거실에서는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어둡게 하는 진한 체리 몰딩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가끔은 색에도 에너지를 빼앗긴다는 생각을 하곤 해서 체리 몰딩 제거를 셀프 인테리어의 우선 순위에 두었어요. 현실적인 방법을 생각해보다가 커튼, 셀프 페인팅, 시트지 그리고 템바 보드 시공까지 총 4가지의 방법을 통해 체리 몰딩을 지워보기로 했습니다.
기존에 거주하시던 분이 이사 가신 후 드러난 집의 민낯을 꼼꼼히 살피면서 앞으로 수리할 부분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거실 등을 LED등으로 교체 한 후 잠시 앉아 쉬기 위해 캠핑 의자까지 동원했어요. 저 때는 마음이 참 심난했는데 지나고 보니 좋은 추억인 것 같아요.
우선 방문을 감싸고 있는 체리 몰딩은 페인트를 이용해서 가려주었어요. 1회 도장 후 1시간 이상 건조, 총 3회 덧발라주니 깔끔해졌어요.
거실에서 주방으로 이어지는 큰 벽면도 집을 어둡게 만들고 있어 이 부분도 페인트 시공을 해주었어요. 굉장히 큰 면적이라 이곳에만 페인트 2통을 사용했답니다.
그리고 아랫부분은 템바보드 시공으로 마무리를 해주었어요. 포인트를 주면서도 주방과 이어지는 벽면이라 주방을 좀 더 넓어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기대했답니다. 템바보드는 셀프 페인트와 시트지보다 비용이 비싸지만 시공이 매우 간편하고 들인 노력에 비해 완성도가 좋아서 두고두고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시공이에요.
거실 After
이 집에 살면서 제가 회복한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일상에 감탄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에 나오면 마치 오늘 이 집에 처음 온 듯한 설렘을 느껴요.
마당이 있는 1층 집에 살면서 좋은 점은 땅과 같은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는 안정감, 비 오는 날의 흙냄새, 창문만 열고 나가면 온전히 혼자 쉴 수 있는 초록 공간이 있다는 점이에요.
사실 거실의 샷시(새시) 부분의 체리 몰딩은 손대기가 부담스러워서 오래 미루어 두고 있다가 최근에 페인트 시공을 했는데요. 살면서 진행하는 페인트 시공은 이전보다 전 처리 작업을 꼼꼼하게 해주어야 하고 환기에 신경 써주어야 합니다. 체리색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분위기가 굉장히 달라 시공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취향에 따라 깔끔함과 깨끗한 인테리어를 좋아하신다면 체리색은 일단 없애고 보는 것이 공간의 환한 분위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집에 한 눈에 반하게 만들었던 멋진 큰 창이 한겨울에는 집을 정말 춥게 만들어요. 때문에 그 한기를 데우기 위해 석유 난로가 필요했어요. 주전자를 올려두면 가습 효과도 있고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실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작년 겨울 거실의 모습이에요. 아이의 성장 과정에 따라 거실도 많은 변화를 거쳤는데 불과 1년 전만 해도 혹시 아이가 뛰다 넘어질까 걱정되어 매트를 깔고 거실의 앞뒤로 숲소리 책장를 두고 사용했었어요.
그간 아이도 성장해서 뛰기 보단 앉아서 하는 활동이 많아져 매트를 치우고 러그를 깔았고, 다양한 짧은 책을 읽기보다 다소 길이가 있는 긴 책과 숙제를 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책장 하나는 거실에 하나는 아이방으로 옮겨두었어요.
거실의 작은 공간에는 수납벤치를 이용해 작은 윈도우 시트 느낌의 공간을 만들어봤어요. 이 곳에서 아이는 숙제를 하기도 하고 저는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다이어리 정리를 하기도 해요. 책상이 있긴 하지만 다른 공간에서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은 다다익선이 아닐까 싶어요.
뒷 베란다로 이어지는 문 또한 진한 갈색인데 이 공간은 시공이 아닌 가림막 천을 이용했어요. 광목 천으로 만들어진 가리개라 햇살이 비추었을 때의 느낌이 참 좋아요.
처음에는 책상을 방안에 놓고 사용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가구는 다소 이용 빈도가 줄어드는 것 같더라고요. 역시 공부도 일도 거실에서 해야 능률이 오르는 것 같아 과감하게 거실 한쪽 벽면을 내어주었습니다. 오전에는 제가 앉아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남편이 앉아서 대학원 공부를 하는 데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답니다.
저희 집 거실은 특이하게 한쪽 벽면에 튀어나온 가벽이 있어 그 뒷공간에 복잡해 보일 수 있는 헤드폰이나 운동 기구, 책들을 수납해두고 있어요.
저희 집은 자주 친한 친구들과의 모임장소로 활용돼요. 앞에 정원도 있으니 따로 카페에 갈 필요가 있냐며 자연스럽게 저희 집으로 모여듭니다. 가족들과의 외식 후에도 커피 한 잔 하러 저희 집으로 오곤 하시죠. 이럴 때는 이 집이 일종의 '공공재'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이 집을 아는 모두가 사랑하고 아껴주고 이용해주기 때문이죠.
위의 사진은 저희 집에서 친한 친구의 브라이덜샤워 파티를 했을 때의 모습이에요. 급하게 준비하느라 조촐한 상차림이었지만 친구가 좋아해 주어서 참 기뻤어요.
4. 주방 Before
주방은 가장 많은 고민과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공간이에요. 진한 체리색 몰딩과 싱크대 하부장의 조합은 보기만 해도 눈이 피로했습니다. 주방의 공간별로 세세하게 어떤 시공으로 공간을 다듬어갈지 계획해보았어요. 적나라한 노동의 흔적이 담겨 있는 사진이네요.
우선 저는 인덕션을 사용하고 있는데 기존에 있던 싱크대가 인덕션 설치에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숴지기 일보 직전인 상태여서 버리기로 결정했어요.
과연 저 공간에 딱 맞는 부분 싱크대를 찾을 수 있을지, 어렵다면 제작할 곳을 찾을 수 있을지, 가지고 있는 인덕션을 놓고 사용할 수 있을지 걱정하며 하염 없이 상품을 검색하다가 딱 이 공간에 맞춘 듯 딱 들어맞는 99,000원인 기성품 부분 싱크대를 찾아냈어요.
다행스럽게도 윗부분에 인덕션을 놓을 수 있도록 사이즈에 맞게 절단 작업까지 해주셔서 기존에 사용하던 인덕션을 계속 사용할 수 있었어요. 이 부분 싱크대를 발견한 순간의 기쁨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설거지 하는 공간의 작은 창문도 페인트 시공을 통해 깔끔하게 바꿔주었고요.
상태가 심각했던 싱크대 수납장 부분은 시트지 시공을 했습니다. 요즘은 정말 좋은 세상이라 전문 지식이 없어도 검색만 하면 업계 최고 전문가분들께서 하나부터 열까지 방법을 잘 알려주시더라고요. 영상을 보면서 차분하게 하나씩 진행해보았어요.
처음 시트지를 시공 해보고 너무 만족스러워서 이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나요. '생각보다 할 만 한데!' 하면서 말이죠 :)
주방 타일이 손상된 부분도 유투브를 보면서 하나씩 시공해가기 시작했어요. 시작 전에는 부담스러운 마음뿐이었지만 점차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마치 30대 후반에 모르고 있던 새로운 적성을 찾은 느낌이랄까요!
가벽에 이어 또 하나 저희 집의 특이한 구조는 냉장고를 주방 베란다에 놓도록 되어있다는 점이에요. 입이 심심한 겨울밤, 냉장고에 가고 싶지만 추워서 쉽게 이 문을 열기 어려워요. 겨울이면 냉장고에 가는 횟수가 줄어 자동으로 다이어트가 되더라고요 :) 너저분한 공간을 가리기 위해 광목천 커튼을 주문제작해서 달기로 했습니다.
주방 After
이 사진은 어느 여름날 새벽에 일어났는데 주방의 느낌이 너무 좋아 찍어두었던 사진입니다. 곳곳에 체리색이 남아있는 곳이 있지만 예전과 비하면 많이 좋아진 모습이에요 :)
저는 예전부터 물건 하나 없이 깔끔한 주방보다는 따뜻하고 다복한 느낌의 일본식 주방 느낌을 선호했어요. 벽조명과 작은 벽 선반, 원목 주방 용품들로 주방을 꾸며 비슷한 분위기를 내보고 싶었어요. 이 사진에서 보이는 아일랜드 식탁에 이어진 긴 식탁은 지금은 철거한 상태예요. 저의 셀프 리모델링은 살면서도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납장이 부족해서 뒷 베란다에 이케아 선반을 두고 사용했었는데 그릇을 모아둔 모습이 꽤나 예뻐 보여 주방 한가운데로 가지고 나왔어요. 이 자체로도 인테리어 효과가 있고 바로 꺼내 쓰기도 용이해서 꽤나 맘에 드는 공간 중에 하나 입니다.
주방은 원목 가구의 도움을 빌려 따뜻한 느낌을 내보고자 했어요. 오늘의집 어플을 구경하며 맘에 드는 원목 제품이 있으면 하나씩 장바구니에 모아두다가 우리집에 어울릴지 오래 고민해본 후 구매합니다.
작은 벽선반도 오랜 고민 후에 구매한 소품인데 참 만족스러운 제품이었어요. 그 아래에는 이전에 컴퓨터 책상으로 사용하던 데스크를 이용해 홈카페 공간을 꾸며보았는데 꽤나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답니다.
우드 소재와 도자기 소재의 조화가 멋스러운 벽조명도 주방의 따뜻한 분위기를 살려주는 정말 만족스러운 소품인데요. 이 제품도 고민만 한달 가까이 하다가 구매했어요. 보자마자 느낌이 왔었는데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이었답니다. 설치하고 보니 정말 너무 찰떡같이 어울리더라고요.
원목 소재의 가구 및 소품들과 조리 기구들을 조화롭게 배치해서 그 자체가 주방 인테리어가 될 수 있도록 꾸며보았어요. 단순히 인테리어만을 고려하기 보다 도마가 있는 공간에서 재료를 다듬고 인덕션 위에서 조리한 후 그 옆의 그릇장에서 그릇을 꺼내 음식을 상에 내어 놓는 동선까지도 고려된 배치랍니다.
여기서 잠깐! Before 사진에서 보셨던 부분싱크대의 모습 기억나시나요? 다소 이질감은 있지만 생각보다는 많이 동떨어져보이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졌어요. 그 위에 밀레 인덕션도 안정적으로 설치해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목가구와 소품들로 눈길이 가기 때문에 주방의 결점이 다소 상쇄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벽조명 아랫부분에 원형 식탁을 두었어요. 거실에서 주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이기에 원목가림막을 이용해서 주방의 너저분한 것들을 가려 한눈에 보기에 주방이 깔끔해보이도록 했습니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따뜻한 주방의 느낌을 표현해낸 듯해서 주방 공간을 참 애정하고 있어요:)
5. 옷방
출입문 바로 앞에 있는 방을 옷방으로 정했고 이곳에 모든 의류들을 보관하고 있어요. 이후에 보여드릴 아이방의 옷장은 장난감 수납용으로 사용 중이고 아이의 옷들도 모두 이 방 안에 모아 외출시의 동선을 줄이고자 했답니다.
옷 방 안에 건조기를 두어 세탁기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 불편함은 있지만 옷을 꺼내 바로 개어 정리할 수 있는 장점이 좋아서 옷 방에 건조기를 놓는 배치를 유지하고 있어요.
이 방의 가구 배치를 할 때 낮은 에몬스 수납장을 놓을 공간이 없어서 오래 고민하다가 순간 중간에 놓아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생각보다 유용한 배치였어요. 그 위에서 다림질도 하고, 건조기에서 꺼낸 옷을 정리하는 공간으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큰 옷장과 시스템 헹거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데 옷장 안에는 정장들과 자주 입지 않는 옷들, 계절이 아닌 옷들을 넣어두고 헹거에는 자주 꺼내 입을 옷을 걸어요.
옷을 자주 사게 되는 이유가 옷이 없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던데 이렇게 잘 보이도록 자주 입는 옷들과 계절에 맞는 옷을 걸어두는 것만으로도 옷 욕심이 조금은 줄어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때문에 시간이 꽤나 걸리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씩 옷을 교체해주는 작업을 해주고 있어요.
옷이 여러 겹 쌓여있으면 바쁠 때는 꺼내 정리하기가 귀찮아 잘 손이 안 가기에 두 벌씩만 올려두려 해요.
ㄱ자의 시스템 헹거를 수납 부분과 옷을 걸 수 있는 부분으로 조합해서 구성하였고, 수납 부분에는 모자와 가방을 두고 이곳에서 외출 전 헤어 스타일링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에어랩과 고데기, 드라이기도 올려두었어요.
그리고 요즘 제일 잘 샀다고 생각하는 이 슬라이딩 옷정리 리빙 박스에 겨울에도 자주 꺼내 입는 얇은 티와 니트, 목도리를 정리해두니 드레스룸이 더 깔끔하게 정리되더라고요. 강추하는 아이템입니다.
필요할 때 바로 꺼내쓸 수 있도록 여분의 옷걸이는 무인양품 파일 박스에 보관하고 있어요.
6. 아이방
아이방은 책장과 수납장, 침대로 깔끔하게 꾸며보았어요. 우드& 화이트 톤의 가구들을 배치해서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의 침실을 만들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구매했던 물건 중에서 제일 잘 산 제품을 고르라면 리바트 꼼므 아이책장과 숲소리 스토리 침대를 꼽고 싶어요.
리바트 꼼므 책장을 3세트 구매해서 이어 붙여 사용하니 책 수납과 장난감 수납이 동시에 해결되었고, 디자인도 깔끔해서 쓸수록 만족스러운 가구랍니다. 하부 수납장이 굉장히 크고 깊어서 아이의 장난감의 대부분이 저 공간 안에 수납되더라고요. 또한 수납장 윗부분에 앉아서 놀거나 책상으로 사용해서 책을 읽는 등의 용도로도 사용돼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아이 가구 브랜드, 숲소리에서 책장과 침대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좋은 원목을 사용해서 인지 구매하고도 오랜 기간 동안 기분 좋은 나무 향기가 느껴졌어요.
숲소리 스토리 침대는 아이가 12개월 때부터 사용했는데요. 아이가 어릴 때는 4면을 모두 막은 상태에서 사용하다가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는 작은 문을 개방해 사용하고 있고,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을 나이가 되면 한 면 전체를 떼어 모두 개방할 수 있어서 아이의 성장 주기에 따라 변화를 주며 사용하기에 참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7. 안방
안방에는 작은 화장실과 작은 화장대가 있고, 가능한 침실은 깔끔하고 넓게 사용하고 싶어 침대와 협탁 하나만 두고 생활하고 있어요. 거실에 사용하고 남은 템바보드가 있어서 침대 옆 벽면에 부착해주었더니 침실의 분위기가 훨씬 따뜻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효과가 있었어요.
8. 정원 Before
이사 왔을 때 예쁜 정원을 가꿀 큰 꿈을 가지고 왔지만 정원은 그저 흙바닥일 뿐이었어요. 전에 사시던 분께서 가꾸지 않으셨기 때문에 토양의 질도 매우 척박해 어떻게 꾸며가야 할 지 막막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저는 결혼하기 전 28년 동안 주택에서 살았고, 정원 가꾸는 일을 어른들 어깨 너머로 많이 보았었지만 제가 스스로 정원을 꾸며가는 일은 또 새로운 도전으로 느껴졌어요.
시간이 날 때마다 잔디를 심고, 자갈을 깔고, 식물을 심으면서 천천히 마당을 정비해가기 시작했어요.
정원 After
자연은 가장 무해한 보모가 아닐까요? 조물거릴 수 있는 흙과 찰방거릴 정도의 물, 몇 개의 돌로도 신나게 노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세상 가장 유능한 보모에게 아이를 맡겨둔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정원이라는 공간을 선물해주고 싶었어요.
좋아하는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면 핀란드 사람들은 왜 이렇게 여유로워 보이는지 묻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때 누군가 대답해요. " 숲이 있어서 그래요"
작지만 나만의 정원이 있다는 것은 자연을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 걸어 들어가 자연의 일부가 되는 즐거운 경험이에요. 흙을 만지고 식물을 돌보다 보면 나도 자연처럼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집안일 하다가 문득 바라본 정원의 모습이 일상에 큰 행복감을 줍니다. 작은 정원이 건네주는 위로에 참 행복해져요.
눈이 소복하게 내린 날, 햇빛에 녹을지언정 타인에 의해 부숴지지 않을 눈사람을 만들 우리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도 아이에게 참 즐거운 일이었어요.
이 집에 살게 되면서 아이는 하원 후 놀이터에 가기보다 마당에 가는 것이 더 좋다고 해요. 식물에게 물을 주어야 한다는 나름의 루틴이 생겼거든요. 흙을 만지고 꽃을 돌보는 일을 기뻐하는 아이는 분명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정원을 예쁘게 가꾸는 것이 저의 로망이었다면 남편의 로망은 마당에 텐트를 두고 마당캠핑을 하는 것이었어요.
아이두젠 옥타곤 텐트를 마당 한 켠에 설치해두고 아이가 모래놀이를 하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도시락을 만들어와서 소풍 온 것처럼 밥을 먹기도 했어요.
텐트에서 정원을 바라본 모습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구도이기도 하죠 :)
마치며
집의 구조과 물건의 관한 정보와 더불어 이 집에 담긴 저의 '이야기'들을 담아보고자 노력했는데요. 저처럼 구축 아파트 전셋집에 거주하게 되어 셀프 인테리어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작은 용기와 동기부여가 되는 집들이가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여러분, 전셋집도 예쁠 수 있어요! " 긴 글을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