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기습에 목소리 높이던 美 재계, 가자전쟁 1년엔 '침묵'

이신영 2024. 10. 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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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가자전쟁이 시작됐을 당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던 미국 기업들이 1년이 다가오는 지금은 복잡해진 중동 정세에 입을 닫고 있다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지난해 가자전쟁 발발 이후 수백개의 미국 기업들이 하마스와 반유대주의를 규탄하거나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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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에서 열린 가자전쟁 반대 시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가자전쟁이 시작됐을 당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던 미국 기업들이 1년이 다가오는 지금은 복잡해진 중동 정세에 입을 닫고 있다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지난해 가자전쟁 발발 이후 수백개의 미국 기업들이 하마스와 반유대주의를 규탄하거나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냈었다.

예일대 최고경영자리더십연구소(CELI)를 이끄는 제프리 소넌펠드 교수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아마존, 애플, 스타벅스, 월마트 등이 성명에 참여했다.

그러나 최근 그래비티 리서치 설문에 따르면 미국 기업 경영진의 61%는 가자전쟁 1년에 관련 언급을 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는 아직 언급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고, 9%는 1년과 관련해 내부 성명이나 자체 행사만 소화하기로 했다.

특히 외부 성명을 발표하겠다는 응답은 한건도 없었다.

대외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했던 1년 전과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악시오스는 이런 변화와 관련해 중동지역의 역학관계가 더 복잡해지고 양극화하고 있기 때문에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지지 의사를 밝혔던 기업들은 이후 반대 진영의 집중포화를 맞았고 중동지역에서는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구글은 올해 초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 등으로 직원 50명을 해고하면서 몸살을 앓았고, 직장 내 행동주의에 대한 미국 재계의 용인 수준도 한계치에 다다랐다.

그래비티 리서치의 조안나 피아첸차는 "1년간이나 지속된 전쟁에 대해 논평하는 것보다는 테러를 비난하는 것이 더 간단하다"며 "게다가 기업들은 4∼5년 전보다 정치, 사회, 문화적 이슈에 덜 개입하고 있고 브랜드들은 언제 의견을 내야 할지에 대해 보다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악시오스는 다만 현재 진행 중인 갈등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해당 기업의 직원들은 여전히 소셜미디어나 내부 게시판 등을 통해 가자전쟁에 대해 논쟁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출구 없이 1년간 이어져온 가자전쟁은 이스라엘이 지난 7월말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두달만인 지난달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연달아 암살, 이란을 맹주로 하는 '저항의 축' 세력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하마스의 세력을 약화시켰다고 판단한 이스라엘은 북부 접경지대에서 도발해온 헤즈볼라를 상대로 지상전에도 나서는 등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고 이스라엘도 보복을 공언하면서 중동 주변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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