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왜 거기 있어” MLB 재목이라던 평가 그저 쑥스러웠는데 이젠 농담이 아니다··· NC 김주원의 잠재력이 드디어 터졌다

심진용 기자 2025. 10. 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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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주원. NC 다이노스 제공



올해 초 미국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는 NC 김주원을 ‘향후 메이저리그(MLB)를 노려볼 만한 해외 유망주’ 중 1명으로 지목했다. 당시만 해도 짓궂은 선배들이 ‘네가 왜 거기에 있느냐’며 김주원을 놀렸다. 김주원 본인도 당황했다. 그럴 만도 했다. 지난해 KBO리그 최우수선수 김도영(KIA)을 비롯해 키움 안우진, KT 강백호 등 김주원과 함께 팬그래프가 지목한 이름들이 워낙 쟁쟁했다.

그러나 이제 누구도 팬그래프의 선택을 가볍게 생각하지 못한다. 김주원이 올해 잠재력을 제대로 터뜨렸다. 타율 0.289에 OPS 0.830, 15홈런을 때렸다. 도루는 목표치로 잡았던 30개를 훌쩍 뛰어 넘어 44도루로 LG 박해민(49도루)에 이어 전체 2위다. 전반기 타율 0.259로 다소 아쉬움이 남았지만 후반기 들어 타율 0.333에 OPS 0.993으로 폭발했다. 시즌 홈런 15개 중 10개를 후반기에 몰아쳤다.

김주원은 올해 초 팬그래프가 자신의 이름을 언급했던 당시를 돌아보며 “그때만 해도 ‘내가 왜 들어가있지’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뭔가 좀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남겼고, 가능성을 제대로 입증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김주원은 올해로 데뷔 5년 차다. 입단 당시부터 대형 유격수 재목으로 매년 기대를 모았지만 확실한 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스위치 히터를 고집하는 것부터 큰 타격폼까지 지적도 많이 받았다. 김주원 본인도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던 시간이 길었다.

김주원은 “작년 한 시즌 치르면서 고민을 너무 많이 했다. 잠재력이 크다고는 하는데 내가 과연 정말 그런 말을 들을 정도인가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위의 기대는 컸지만 막상 결과물이 아쉽다 보니 갈수록 부담이 커졌다. 그래서 올해 성적이 더 의미가 있다. 김주원은 “저 자신을 많이 의심했는데,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이겨낸 것 같다. (주변의 기대를) 이제는 조금 기분 좋게 들을 정도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반등의 계기는 일단 타격폼 수정이다. 좌타석 기준 김주원은 뒷손(왼손)을 허리춤에 가져다 놓고, 오른손 한 손으로 잡은 방망이는 가볍게 왼쪽 어깨에 얹어놓은 자세로 타격을 준비한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걸 막으려고 고민하던 중 찾은 방법이다. 스윙도 과거처럼 레그 킥이 아닌 ‘토 탭’으로 한다.

효과는 확실하다. 데뷔 시즌 30%가 넘었고 지난해까지 25% 전후였던 타석당 삼진율(K%)이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17.8%로 지난해 23.4%에 비해 삼진이 크게 줄었다. 삼진은 줄었는데 파워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 순장타율(장타율-타율)이 지난해 0.127에서 올해 0.162로 많이 올랐다.

김주원이 잠재력을 터뜨리면서, 아직은 미래의 일이지만 MLB 진출 가능성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올해로 겨우 23세에 신체능력이 매력적이다. 1번 타자 유격수로 전 경기를 소화했다. 수비 이닝 전체 3위(1166이닝)를 기록할 만큼 체력 또한 강하다. NC 고위 관계자는 “최근 들어 MLB 구단들의 관심이 확실히 커졌다. 3~4개 구단이 꾸준하게 김주원을 관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뉴욕 메츠가 진지하게 김주원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LB 최고 유격수 중 1명인 프란시스코 린도어의 소속팀이다. 김주원은 같은 유격수에 스위치 히터인 린도어를 프로 초년생 시절부터 꾸준히 ‘롤모델’이라고 했다.

김주원이 린도어의 뒤를 이어 메츠 유격수가 되는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을까. 김주원은 지난 7월 14일 잠실 구장을 찾은 데이비스 스턴스 메츠 사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MLB 사장의 ‘직관’을 의식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김주원은 “경기장 오고 나서야 알았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린도어의 후계자가 된다면 어떻겠냐’는 말에는 “아주 ‘행복회로’를 열심히 돌려야 하겠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정말 낭만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열심히 계속 야구를 해야 한다”고 웃었다. 김주원은 2028시즌을 마치면 포스팅 자격을 얻는다. 향후 대표팀 성과에 따라 2027시즌 이후가 될 가능성도 있다.

김주원이 잠재력을 터뜨리고, 다른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투지를 불사르면서 NC는 정규시즌을 9연승으로 마치며 극적으로 5강 무대에 올랐다. NC는 6일 대구에서 와일드카드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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