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질환, 방치하면 성기능장애를 초래한다고?
나이 들어 몸이 예전 같지 않다면? 봄철 불청객 ‘알레르기질환’ 때문일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남성이 성기능장애를 겪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체 남성의 52%가 경험할 정도다. 그간 정신질환, 향정신성 약물 남용, 심혈관질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등이 성기능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그런데 최근 알레르기질환도 남성의 성 고민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많은 이에게 충격을 안기고 있다. 성기능장애를 유발하는 알레르기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 이를 예방할 방법을 소개한다.
면역반응이 과도해도 문제
알레르기질환은 외부 항원에 대해 면역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함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질병을 뜻한다.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비듬, 음식물, 페니실린 등을 포함한 수백 가지 물질이 알레르기항원으로 작용한다. 보다시피 이는 대부분 사람에게 유해한 물질이 아니다. 그러나 알레르기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의 면역체계는 이를 위협으로 간주해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유발한다.
알레르기항원에 노출되면 몸에서 면역글로불린 E(IgE)라고 하는 항체가 만들어지고, 이후 같은 알레르기항원에 다시 노출됐을 때 IgE 항체가 이와 결합해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알레르기는 우리 몸이 알레르기항원과 싸우기 위해 IgE 항체의 수를 과도하게 늘릴 때 발생한다. 이 항체는 비만세포에 부착돼 히스타민 같은 강력한 화학물질을 방출하고 이로 인해 가려움증, 재채기, 코막힘, 콧물 등의 증상이 발현된다.
알레르기는 전신 질환이다. 우리 신체 어느 부위든지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다만 알레르기 반응이 작용하는 신체 부위에 따라 알레르기질환의 종류가 결정된다. 연구를 통해 성기능장애를 유발한다고 알려진 알레르기질환은 기관지에 작용하는 천식과 눈과 코에 작용하는 알레르기 비염 및 비결막염 등이다.
기관지에 작용하는 ‘천식’, 발작 예방이 중요
연구 결과, 천식 환자의 국제발기기능지수는 20.4점으로 건강한 대조군(25.55점)에 비해 낮았다. 천식은 알레르기반응이 기관지에 나타나는 것으로, 점막 부종에 의한 기침과 천명, 점액 과다 분비에 의한 가래와 기침, 평활근 수축으로 인한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기침은 주로 밤이나 이른 아침에 심해지는 양상을 띤다.
평상시에는 괜찮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심해지는 증세를 ‘천식 발작’이라고 한다. 천식 발작은 심한 경우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대처 요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천식 발작 시 똑바로 앉은 자세를 유지하고 휴대하고 있는 증상 완화제를 2~4회 흡입한다. 10~15분 뒤에도 호전되는 기미가 없으면 완화제를 2~4회 더 흡입하고 즉시 119에 연락해 가까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눈코에 작용하는 ‘알레르기비결막염’, 70% 이상이 실내 환경이 원인
연구 결과, 알레르기비결막염 환자는 국제발기기능지수가 53.88점으로 건강한 남성(67.05점)과 더 큰 차이가 났다. 알레르기비결막염은 알레르기 증상이 눈과 코에 동시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알레르기결막염은 대부분 단독으로 나타나기보다는 알레르기비염과 함께 나타난다. 실제로 알레르기결막염 환자의 70%에서 알레르기비염 등 다른 알레르기질환이, 역으로 알레르기비염 환자의 70%에서 알레르기결막염이 동반된다.
특히 코점막이 특정 물질에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알레르기비염은 국민 3명 중 1명이 앓는 가장 흔한 알레르기질환이다.
최근 20년 새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알레르기비염 환자 중 실내 환경이 원인인 경우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국내 알레르기비염 환자들의 특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집먼지진드기에 대한 알레르기항원 환자가 약 63%에서 73%까지 증가했다. 실내 항원으로 증상이 심해지는 환자도 약 32%에서 최근 41%로 늘었다.
이에 알레르기 비염 및 비결막염 환자에서는 회피요법과 더불어 환경 조절이 증상 개선에 매우 중요하다.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의 털과 비듬, 바퀴벌레, 곰팡이 등의 실내 원인 물질을 피하기 위해 적절한 환기와 청결 유지가 필요하다. 꽃가루, 미세먼지, 황사, 매연 등의 실외 원인 물질은 가급적 피하고 마스크, 보호안경 등을 착용하는 것을 권한다.
ㅣ 덴 매거진 2024년 4월호
글 조수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덴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