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의 인사 발령’ KIA 타이거즈가 갑자기 소름 끼치는 팀이 됐다

사진 제공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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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를 결정짓는 9회 적시타

물고, 물린다. 역전에 재역전이다. 숨 돌릴 틈도 없다. 한 치 앞이 캄캄하다. 그런 종반 승부다. (2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KIA 타이거즈 – 한화 이글스)

8회가 끝났다. 스코어는 7-6이다. 원정 팀이 앞선다. 그러나 한 끗 차이다. 삐끗하면 끝이다. 곧바로 나락행이다.

9회 초 수비, 홈 팀의 실수가 나왔다. 플라이 타구를 우익수(김태연)가 놓쳤다. 타자 김호령이 번개같이 3루까지 달린다. 1점이 아쉬운 판이다. 무사 3루가 어딘가.

다음 타자는 박재현이다. 의욕이 차고 넘친다. 그런데 그게 문제다. 연거푸 헛스윙이다. 공 3개로 삼진을 먹었다.

분위기가 쎄~하다. 이어지는 타석이 중요하다. 실패하면 묘하게 된다. 흐름은 넘어가기 십상이다.

께름칙한 게 있다. 하필이면 스타팅에 빠졌던 타자다. 7회에 수비(2루수)로 들어왔다. 그러니까 첫 타석이다. 차라리 대타보다 더 어렵다.

투수와 상성이 맞지 않는다. 좌투수(황준서) 대 좌타자의 대결이 된다.

그러거나 말거나. 타자 하주석이 등장한다. 한 달 전만 해도 이곳이 홈이었다. 양쪽 응원석에서 박수가 나온다. 그러나 냉정하다. 승부는 승부다.

초구(144km 포심)가 빠진다. 2구째(107km 커브)는 유인구다. 2개를 참아낸다.

3구째는 어쩔 수 없다. 존 안으로 던져야 한다. 123km짜리 스플리터다. 어느 정도 정확성도 갖췄다. 바깥쪽 존에 들어간 공이다.

그걸 놓치지 않는다. 부드럽고 간결하다. 하지만 완벽한 반응이다. 현장에서 흔히 하는 표현이다. 그야말로 ‘예쁘게 쳤다’.

이대형 해설위원의 코멘트다. “외야 플라이를 쳐야겠다는 부담을 덜어내고, 컨택트에 집중했던 것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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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처음 3위로 ‘승진’

9회 하주석의 적시타가 터졌다. 이닝 보드의 숫자가 달라진다. 7-6이 8-6으로 바뀐다. 한결 여유 있는 차이가 된 것이다. (최종 스코어 10-6, KIA 승리)

물론 결정적 한 방은 따로 있다. 5-6으로 뒤지던 7회였다. 김태군의 투런 홈런이 터졌다. 7-6으로 재역전시키는 일타였다.

그러나 못지않게 반짝인다. 그만큼 소름 끼치는 순간이었다. ‘오늘 승부는 이걸로 끝.’ 마치 그런 단호함이 실린 안타였다.

이날 승리는 중요하다. 원정(대전) 3연전 스윕이 이뤄졌다. 게다가 최근 5연승이다. 덕분에 순위표에서도 한 단계 승진했다. 3위에 올라선 것이다. 올 시즌 들어 가장 높은 자리다.

대신 LG가 4위로 내려갔다. 둘 간의 승차는 없다. (승률 0.001 차이)

아울러 1위에도 가까워졌다. KT와 5.5게임 차이다. 사정권이라는 뜻은 아직 이르다. 다만, 그 정도로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그동안 주로 4~5위권에 머물렀다. 그런 팀이 한 단계 성장했다. 전환점은 분명하다.

딱 4주 전이다. 7월 23일 광주였다. 이글스 전이 끝난 직후다. 깜짝 발표가 이뤄진다. 두 팀 간의 트레이드다. 투수(이형범)와 내야수의 1:1 교환이었다.

특히 세간의 주목을 끈다. 이유가 있다. 대상자가 하주석이다.

한때 프랜차이즈 스타로 불렸다. 하지만 인생에 파도가 잦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걱정이 반, 근심이 반’인 인물이다.

때문에 처음에는 아리송했다. 과연 괜찮을까. 괜히 혹 하나 더 붙이는 건 아닐까. 그런 수군거림도 여기저기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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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류 4주 동안 팀에 생긴 변화

하지만 아니었다. 일단 성과가 뚜렷하다.
이적 직후다. 다음 날(7월 25일, 광주 키움전)부터 게임에 투입된다. 무려 선발 유격수다. 당시에 대한 본인의 기억이다.

“(7번 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서는 데 포수가 타임을 걸고 마운드로 갔다. 혼자 타석에 있는데, 3루 쪽에 가득 찬 타이거즈 팬들이 너무나 열성적으로 내 이름을 외쳐 주시더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

펜스 직격 2루타다. 화려한 신고 무대였다. 2루 주자(박상준)를 불러들이는 득점타다.

이후로 탄탄대로다. 15게임에서 44타수 16안타를 쳤다. 기간 타율이 0.363이다. 홈런 1개, 2루타 5개가 포함됐다. 타점도 8개나 올렸다.

공격뿐만이 아니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여도가 상당하다.

물론 붙박이 유격수로 보기는 어렵다. 아무래도 전성기 시절의 움직임은 아니다(현재 32세). 이글스 때도 주로 2루수로 뛰었다.

그러나 타이거즈는 다르다. 다양하고, 유연한 구상이 가능하다.

이범호 감독의 평가다.

“우리는 유격수와 2루수 자리가 걱정이 많았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는 체력적인 문제도 겹친다. 김선빈과 김규성 만으로 채우기는 부담이 크다. 하주석이 와서, 그걸 분담해 주고 있다. 덕분에 전체적인 집중력이 살아난다.”

이는 실제로 입증된다. 그의 합류 이후 팀 성적이다. 15게임에서 10승 5패. 기간 승률이 0.667이다. 덕분에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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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마무리 발령

하주석의 가세는 전환점이다. 분명 득이 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그걸로 모든 걸 설명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또 하나가 있다.

역시 획기적이다. 너무나 파격적이고, 기발하다. 바로 이의리(24)의 마무리 기용이다.

사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상상조차 어렵다. 너무나 위험천만한 가정인 탓이다.

시즌 내내 신통치 않았다.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도 잦았다. 평균자책점(ERA)은 8~9점 대에서 놀았다. 스트라이크 던지는 게 힘들어 보였다.

그런 투수에게, 감히 어떻게, 9회를 맡기겠나. 감독이든, 코치든. 그야말로 ‘자리’를 걸어야 할 승부수다.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그것도 놀라울 만큼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아직 경우의 수가 적기는 하지만)

첫 마무리 투입이 8월 11일이다. 라이온즈의 강력한 클린업 트리오(구자욱-최형우-디아즈)를 막아냈다. 그리고 공 하나를 챙겼다. ‘생애 첫 세이브’라고 적힌 기념구다.

그때만 해도 그랬다. ‘1회성이겠지.’ 이범호 감독의 말도 비슷했다. “9회를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 상대 타순이 좌타 라인이어서 (이) 의리가 올라가게 됐다.” 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16일(두산), 18일과 19일(한화). 3게임을 마무리했다. 심지어 한 번은 ‘4 아웃 세이브’ 상황이었다.

결과가 대단하다. 7월 29일 이후로 완벽하다. 7경기에서 무실점이다. 와중에 4개의 세이브와 1개의 홀드를 기록했다.

놀라운 항목도 있다. 이 기간 중에 6.2이닝을 던졌다. 상대한 타자가 24명이다. 그런데 볼넷은 하나도 주지 않았다. 피안타도 1개뿐이다. 탈삼진만 6개를 기록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다.

결국 야구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누굴,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 하는 문제다.

7월 말 ~ 8월 초. 타이거즈는 2개의 획기적인 인사 발령을 냈다. 아마 그 덕인 것 같다. 지금은 모두가 두려워하는 상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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