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닌텐도 3DS용 다운로드 소프트웨어로 출시된 ‘명탐정 피카츄’는 중년 아저씨의 목소리를 내는 피카츄, 그리고 그런 피카츄와 대화가 가능한 인간 팀 굿맨이 함께 라임시티의 여러 사건을 해결한다는 이야기를 그린 추리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작은 게임이었지만 독특한 설정으로 나름 인기를 끌었는지 2018년에는 시나리오를 추가해 정식 패키지판이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라이언 레이놀즈가 목소리를 맡은 영화판이 유명합니다. 한국에는 게임이 출시된 적이 없었거든요. 포켓몬을 좋아하더라도 게임에 관심이 많은 게 아니었다면, 10월 6일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 ‘돌아온 명탐정 피카츄’가 영화와 관련된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돌아온 명탐정 피카츄’가 영화와는 상관이 없는 게임임을 밝히면서 리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게임 이름처럼 ‘돌아온 명탐정 피카츄’는 전작과 연결된 후속작입니다. 라임시티에서 벌어졌던 포켓몬 난동 사건, 이른바 ‘R 사건’을 해결한 팀 굿맨과 피카츄가 행방불명된 아버지 해리 굿맨을 찾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며 겪는 일을 그립니다.
그럼 전작부터 해봐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주된 흐름은 전작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제기된 의문은 모두 이 작품 내에서 해결되거든요.
전작을 해보지 않았으면 가질 법한 의문인 ‘어쩌다 말하는 피카츄와 엮이게 되었는지’는 게임 시작 시점에 피카츄의 회상으로 들려주고, 전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는 일은 없습니다. 전작에서 등장이 있었던 캐릭터는 ‘R 사건 때 인연이 있었다.’정도로 알려주는데, 본작을 플레이함에 있어서 딱 그 정도 정보만 알고 있어도 플레이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돌아온 명탐정 피카츄’의 이야기는 탐정이 주인공인 게임 답게 사건 발생 – 조사 및 추리 – 해결의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현장 조사는 아날로그 스틱으로 커서를 움직여 커서에 변화가 생기는 지점을 확인해서 체크하는 형태이고, 탐문 조사는 라임시티 곳곳에 있는 사람과 포켓몬에게 말을 걸어 이야기를 듣는 형태입니다.
살인사건이 없다는 것 외에 다른 추리 어드벤처와의 차이점이라면,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사건에 포켓몬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피카츄를 통해 포켓몬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에서 ‘포켓몬의 모습을 한 사람이 나오는 거 아니냐’ 싶을 수도 있지만, 실제 플레이에서는 포켓몬의 외형이나 습성 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어서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때문에 포켓몬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에 따라 게임의 재미도 크게 달라집니다. 전기기술로 공원의 동상이 파괴되는 사건이 벌어져 피카츄가 연행되는 일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예로 들어봅시다. 피카츄가 기술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걸 아는 팀 굿맨은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마을에서 탐문조사를 벌이게 됩니다.
탐문조사 과정에서 포켓몬을 잘 모른다면 그냥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는데 그치겠지만, 포켓몬을 잘 알고 있다면 그 즉시 근처에 있던 모든 전기 포켓몬이 물망에 오르게 됩니다. 이 녀석은 이래서 수상해 보이고, 저 녀석은 저래서 수상해 보이고… 죄다 수상해 보입니다. 이야기 역시 플레이어가 그렇게 생각할 것을 예상한 것 같은 전개를 보여주는 게 느껴져서 재미있더라고요.
한편, 여기에 조사에 협력하는 포켓몬들이 추가돼 포켓몬 게임이라는 특색을 더합니다. 가디는 뛰어난 후각으로 냄새를 추적해 증거를 찾을 수 있고, 렌트라는 투시를 통해 벽 너머를 볼 수 있으며, 힘이 좋은 부란다와 불비달마는 무거운 걸 밀거나 단단한 걸 부술 수 있는 식입니다. 그동안의 포켓몬 게임에서 투시나 냄새 추적 같은 건 잘 표현되는 일이 없었기에 포켓몬 게임으로 봐도 신선한 모습이죠.

이런 식으로 ‘돌아온 명탐정 피카츄’에는 포켓몬스터를 좋아한다면 흥미로울 법한 요소들이 잔뜩 있습니다. 단, 그렇다고 해서 포켓몬의 특성만 알면 다 풀리는 식으로 뻔하게 흘러가는 건 아닙니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 지는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플레이 타임은 약 10시간 정도입니다. 풀 음성은 아니지만 주요 장면은 모두 음성이 입혀져 있어서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또, 등장하는 추리가 매우 간단하고, 실패해도 피카츄가 다시 알려주며 기회를 주기에 게임오버도 없고, 옵션에서는 아예 정답을 켜주는 기능도 있어 탐문조사 콘텐츠를 이해하기 어려운 연령대의 플레이어도 쉽게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포켓몬을 좋아하는 어른들에게도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