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소를 열심히 드셔도 영양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리 방법이 잘못되면 채소 안의 핵심 성분이 절반 이상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끓이는 조리법은 수용성 비타민과 폴리페놀을 물속으로 빠져나가게 하고, 지나친 열이 효소와 항산화 성분을 파괴합니다. 채소마다 영양 성분이 다르고, 그에 맞는 최적의 조리법이 다릅니다. 어떤 채소는 생으로 먹어야 하고, 어떤 채소는 기름과 함께 익혀야 하며, 어떤 채소는 짧게 쪄야 합니다. 이 원칙만 알면 같은 채소를 먹어도 몸이 받아들이는 영양이 달라집니다.

채소의 영양 손실이 가장 크게 일어나는 조리법은 장시간 끓이기입니다. 비타민 C와 비타민 B군은 수용성이라 끓는 물에 녹아 나오고, 열에도 약해 파괴됩니다. 브로콜리를 5분 이상 끓이면 설포라판을 활성화하는 미로시나아제 효소가 거의 파괴된다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반면 지용성 성분인 베타카로틴, 라이코펜, 루테인은 기름과 함께 가열할 때 흡수율이 높아집니다. 채소를 끓이는 것이 항상 나쁜 것이 아니라, 어떤 성분을 목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조리법이 달라져야 합니다.

브로콜리
찌기 3분 이내 또는 생으로
설포라판은 미로시나아제 효소가 작동해야 생성됩니다. 이 효소는 열에 약해 끓이면 파괴됩니다. 찜기에 3분 이내로 쪄서 드시거나, 생으로 드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끓여야 한다면 겨자씨 가루나 무를 함께 넣으면 외부에서 효소를 보충할 수 있습니다.

당근·토마토·시금치
기름과 함께 볶기
베타카로틴(당근), 라이코펜(토마토), 루테인(시금치)은 지용성 성분으로 기름 없이 먹으면 흡수율이 매우 낮습니다. 올리브오일이나 들기름으로 살짝 볶거나, 기름 드레싱을 곁들이면 흡수율이 생으로 먹는 것보다 수배 높아집니다. 토마토는 가열하면 라이코펜 흡수율이 생것보다 높아지는 예외적인 채소입니다.

양파·마늘
자르고 10분 기다린 뒤 조리
양파와 마늘을 자르거나 으깨면 알리나아제 효소가 활성화되어 항산화·항염 성분이 생성됩니다. 이 과정에 최소 10분이 걸립니다. 자르자마자 바로 가열하면 효소가 활성화되기 전에 열로 파괴됩니다. 10분 기다렸다가 조리하면 항산화 성분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습니다.

시금치·깻잎
데치기 1분 이내, 찬물에 바로 헹굼
시금치와 깻잎의 수용성 비타민(비타민 C·엽산)은 오래 끓이면 상당 부분 손실됩니다. 끓는 물에 1분 이내로 데쳐서 바로 찬물에 헹구면 비타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수산 성분을 줄이고 식감도 좋아집니다. 나물로 무칠 때는 참기름을 함께 넣으면 지용성 성분 흡수를 도울 수 있습니다.

양배추·배추
생으로 또는 발효
글루코시놀레이트가 항암 성분인 인돌-3-카비놀로 전환되려면 미로시나아제 효소가 필요합니다. 이 효소는 열에 약합니다. 생으로 쌈을 싸거나 샐러드로 드시거나, 발효(김치)로 드시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김치는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이 추가되어 영양 가치가 오히려 높아집니다.

조리법을 바꾸는 것은 새로운 식재료를 추가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영양 섭취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브로콜리를 끓이는 대신 3분 찌기, 당근 생채를 올리브오일 드레싱으로, 마늘을 자르고 10분 기다리기. 이 세 가지만 바꿔도 매일 먹는 채소에서 몸이 흡수하는 영양의 밀도가 달라집니다. 오래 끓이는 것이 정성이라고 생각해 오셨다면, 오늘부터는 짧게 쪄서 드시는 것이 더 큰 정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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