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의 여신’ 이세영의 베스트 드라마!

어렸을 때부터 봐와서 그럴까? 이세영은 아직도 앳된 모습 사이 여린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연기 경력만 본다면 어느새 30년 가까우니, 베테랑 배우라고 해도 반박불가다. 아역연기자가 성인 연기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극복한 대표적인 배우이기도 하다. 1997년 SBS 드라마 <형제의 강>을 시작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고, 특히 사극에서 단아하고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이세영의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렇게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하며 오랜 기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 역시 본업은 연기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쉬지 않고 좋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와 호흡을 맞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서 애틋한 로맨스를 선보였으며, 여행 버라이어티 <텐트 밖의 유럽>에서 인간 이세영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이세영의 화수분 같은 매력에 빠져있다면, 지금 소개하는 드라마를 보는 건 어떨까?

<뱀파이어 탐정> (2016) – 한겨울 역

이세영의 연기 변신이 돋보인 작품이다. <뱀파이어 탐정>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뱀파이어 능력을 갖게 된 탐정 윤산(이준)이 의뢰인들의 사건을 해결해 나가며 자신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수사극이다. 이세영은 윤산의 사무실에 의뢰인으로 왔다가 우연한 계기로 그와 함께 일하게 된, 해커이자 사기꾼 한겨울 역을 맡았다. 한겨울은 노랗게 탈색한 머리, 보이시한 스타일, 거친 말투와 예측불허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당시만 해도 아역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이세영의 색다른 변신이 인상적이다. 변신은 비주얼뿐만이 아니었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솔직하게 할 말은 아는 캐릭터의 강한 모습을 흡입력 있게 그려내며 작품의 재미를 더했다. 이 작품으로 아역 배우 이미지의 틀을 깬 이세영은 이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더 완숙한 연기력을 보여줘 아역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왕이 된 남자 (2019) - 유소운 역

사극무패 이세영의 전설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왕이 된 남자>는 이병헌 주연의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드라마 버전이다. 권력 다툼과 잦은 변란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조선시대, 임금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똑같은 외모를 가진 광대를 대역으로 세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드라마는 영화보다 광대의 궁중 적응기와 러브라인을 강화해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여진구는 1인 2역에 도전, 광기 어린 모습의 임금 하선과 밝고 낙천적인 광대 이헌을 각기 다르게 표현해냈다. 이세영은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소운 역을 맡아 우아하면서도 강단 있는 중전의 모습을 보여줬다. 소운은 궁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솔직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중전이기에 모든 것을 완전히 표현할 수 없었다. 이세영은 중전의 그런 마음을 절제된 감정 연기로 훌륭하게 녹여내며 여진구와 좋은 호흡을 이어갔고, 작품의 완성도에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 모든 촬영이 끝난 후 소운 캐릭터에 많은 애정을 가졌다는 이세영, 그래서일까? <왕이 된 남자>의 소운은 이후 그가 사극에서 그려낼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을 예고하는 듯했다.

카이로스 (2020) – 한애리 역

<카이로스>는 이세영에게 흥행보다 더 소중한, 여러모로 뜻깊은 메시지를 건넨 드라마였다. 전화로 연결된 과거와 미래의 두 사람이 각자의 목표를 위해 공조를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몰입도 높은 완성도로 잘 만든 스릴러라는 호평을 받았다. 타임슬립 작품들이 대개 긴 시간을 넘나드는 것과 달리, <카이로스>는 한 달의 시간 차이를 설정해 긴박감을 고조시켰다. 이세영은 실종된 엄마를 찾으려는 애리로 분해 유괴된 딸을 찾으려는 서진 역의 신성록과 호흡을 맞췄다. 또한 데뷔 후 처음으로 숏컷을 선보이고 의상 콘셉트를 먼저 제안하는 등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극 안에 녹아들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세영은 현재를 좀 더 소중하게 절박하게 살아가야 할 이유가 된 작품이라며 종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2021) - 성덕임 역

이 작품을 본 시청자들에게는 물론, 이세영에게도 필모 인생작으로 디가온 <옷소매 붉은 끝동>. 조선의 왕 정조와 의빈 성씨의 러브 스토리를 재해석한 동명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다. “왕은 궁녀를 사랑했지만, 궁녀 또한 왕을 사랑했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착안해, 그간 왕의 소유물로 여겨졌던 궁녀를 주체적인 인물로 묘사하며 기존의 로맨스 사극과 차별화를 꾀했다. 이세영은 궁녀 성덕임(훗날 의빈 성씨) 역을 맡아, 일과 사랑에 주도적이고 왕 앞에서도 소신을 밝히는 캐릭터의 주체적인 면모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이준호와는 풋풋하면서도 애절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이며 시청자의 응원과 사랑을 받았다. MBC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 연기상 수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여자 연기상 노미네이트 등, 이 작품에서의 열연을 여러 시상식에서 인정받았다. 여러모로 <옷소매 붉은 끝동>은 유난히 사극에 잘 어울리는 배우로 평가받는 이세영의 우아하고 단아한 매력이 빛나는 작품이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2023) – 박연우 역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이세영이 한복에 잘 어울리는 배우로서 다시 한번 매력 포텐을 터트린 드라마다.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조선시대 여성이 현대로 넘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세영이 맡은 박연우는 혼례 첫날 남편을 잃고 설상가상으로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데, 무슨 영문인지 현대에서 깨어난다. 박연우는 또한 앞서 <옷소매 붉은 끝동>의 성덕임과 마찬가지로 조선시대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주체적인 인물이다. 이세영은 캐릭터의 솔직한 매력을 사랑스럽게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특히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인물이 겪는 여러 가지 소동도 재미있게 표현하며, 스토리를 힘 있게 이끌어갔다. 상대역 배인혁과의 호흡도 좋았다.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을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그려내어 극의 재미를 더했다. 두 사람의 러브케미가 너무 좋았던 탓일까? 2023 MBC 연기대상 이후 열애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테일러콘텐츠 / Zapzee 에디터 서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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