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투데이 이상원기자] 유럽 연합(EU)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15%로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라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8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일본에 이어 유럽산 자동차도 15%의 관세가 부과됨으로써 아직 25%의 관세가 부과되는 한국산자동차의 가격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미국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부는 23일(현지 시간) 8월 1일부터 EU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EU와 미국은 지난 8월에 자동차 관세 인하를 발표했으며 약 두 달간의 추가 협상 끝에 이날 최종 확정했다.
미국은 지난 8월 7일 합의한 15% 관세 적용에 대해 EU가 약속된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관세 인하 적용을 미뤄왔다.
이번 협정에 따라 EU는 모든 미국산업재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고 광범위한 미국제품에 대한 특혜적 시장 접근을 허용키로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산 공산품에 대한 관세철폐와 미국산 견과류, 유제품, 돼지고기와 들소 고기, 그리고 바닷가재 등에 대한 특혜를 제공키로 했다.
EU는 또, 2028년까지 미국으로부터 7,500억 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석유, 원자력 에너지 제품과 4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인공지능(AI) 칩을 구매하기로 약속했고, EU 기업들은 2028년까지 미국의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에 6,0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키로 했다.
자동차 관세 인하는 확정 발표 후 독일 프리미엄브랜드 BMW 주가는 1.4%, 메르세데스-벤츠는 1.1%, 수출 의존도가 높고 미국에 생산 시설이 없는 자동차 제조업체인 포르쉐 주가는 2.2%가 상승했다.
일본에 이어 EU까지 자동차 관세 15%가 적용됨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는 사실상 고립상황에 처하게 됐다. 특히, GM이 가격 경쟁력 상실로 사업 존속 여부를 계속 검토하고 있는 한국지엠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한국산 자동차는 올해 3월까지만 해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받으며 2.5%의 기본 관세가 적용된 일본산 자동차보다 가격경쟁력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이달부터는 주요 경쟁자인 일본차와 EU산 자동차보다 10% 더 높은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실제로 관세율 조정 후 현대.기아차와 토요타.혼다차의 동급 차종의 가격이 역전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그동안 한국산차가 제품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여 왔는데 이같은 가격 역전현상이 지속되면 한국산 자동차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