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리 카페 사장님의 정원 -우리 집도 가든카페처럼 조성해볼까
박진영의 정원이야기⑦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캠핑 등 자연으로 향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니즈가 많아졌고, 같은 결로 정원을 아름답게 꾸며 놓은 가든카페들이 많이 생겨나 사랑받고 있다. 지금도 SNS에서 핫한 카페들은 식물을 함께 멋지게 연출한 경우가 많다. 로맨틱한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파주 헤이리의 인기 맛집 브런치 카페에서 리모델링 공사를 의뢰했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끌고 있는 이 카페에는 어떤 식물을 어떻게 연출했을까?
진행 이화정 기자┃글 자료 박진영(화랑조경 대표)
이번 프로젝트의 골자는 기존 공간을 리모델링해 재구성하고 조경공사도 새롭게 진행하는 것이었다. 건물 아래쪽은 카페 공간, 위쪽은 주거 공간으로 사용 중이었다. 카페 대표는 아침 저녁으
로 식물들을 정성껏 가꾸고 가드닝 클래스도 수강할 정도로 식물에 애정을 갖고 있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의견을 주고받으며 정말 예쁘게 조성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는 곳이었다.
카페 실외공간 조성
1. 눈길과 발길을 끄는 카페 얼굴, 입구_
리모델링을 통해 카페의 트레이드마크인 멋진 담쟁이와 기존에 있는 커다란 교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탈바꿈시켰다. 특히 입구에 작은 정원 공간을 어떻게 아름답게 꾸밀지 고민을 했는데 감각적이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어울리게 로맨틱하면서 자연스러운 식물을 선택해 식재했다. 이 카페의 담쟁이는 사계절 변화에 봄여름가을겨울을 다 각각의 아름다움으로 보여준다.
그 아래 꾸며지는 정원도 작은 공간이긴 하나 사계절 변화가 느껴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실내에서 조망을 가리지 않도록 키가 너무 높지 않은 그라스와 초화로 꾸몄다. 그라스도 그린라이트, 모닝라이트, 무늬실유카, 제브리너스, 털수염풀, 칼포에스터 등 품종별로 식재해 다양한 잎의 색과 질감,형태감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썼다.
2. 포인트 쉐이드 가든 _
외부 공간의 안쪽으로는 깊게 정원이 있는데 양쪽 건물들 덕분에 일조량이 많지 않은 음지 공간이었다. 외부의 바닥 페이빙 컬러와 통일감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포인트 벽 앞으로 내음성이 강한 식물을 식재했다. 수국과 아스틸베 그리고 다양한 품종의 휴케라와 호스타, 꽃고비, 청나래고사리를 식재해 음지에 화사한 쉐이드 가든을 조성했다..
3. 조화로운 정원 _
옆 건물 차폐는 페이빙 컬러와 잘 어울리는 은청색의 문그로우를 식재해 처리했다. 인테리어 및 정원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차폐가 아니라 정원의 구성으로서 잘 어울리도록 식재했다. 그리고 기존에 있던 교목들 중 한 그루는 제거하고 작은 화단으로 변경했다. 이미 페이빙 공사가 완료된 뒤에 진행된 조경 작업이었기에 굴취 장비가 들어갈 수 없어 간단한 작업이었음에도 예상치 못하게 교목 제거가 꽤 난관이었다. 결론적으로는 깔끔하게 제거해 작은 원형 화단을 꾸밀 수 있었다.
이처럼 리모델링이든 신규 공사든 간에 작업 스케줄을 잘 고려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각 파트별로 꼼꼼한 진행이 중요하지만 파트 간의 긴밀한 협조도 중요하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란다
카페 실내 공간 조성
1. 배수구가 없는 대형 화분 식재 _
실내에는 곳곳에 동선을 따라 길게 식재공간들이 있었는데, 배수구가 없었기에 배수판을 두 배로 설치하고 자갈과 경량토를 사용해 배수층을 만들어주는데 신경을 썼다. 식물은 다양한 컬러와 잎의 형태 및 질감, 크기와 높이로 구성해 보스턴고사리, 아비스고사리, 더피고사리, 단추고사리, 실버레이디고사리 등의 고사리류와 아디안텀, 아스파라거스, 트리안, 타라, 푸미라, 제라늄, 오블리쿠아 몬스테라, 베고니아 등을 풍성하게 식재했다.
서브 공간의 큰 화단에는 올리브, 오렌지 자스민 등을 식재해 작은 화단과는 또 다른 느낌이 나도록 연출했다. 실내에 포인트가 되는 화단에는 아름다운 황금용버들을 시도했으나 바람이 통하지않고 광량이 부족해 상태가 안 좋아져 실외 화분으로 옮겨주었다. 대신 처음 계획했던 대로 실내에서 생육이 좋은 아레카야자로 변경했다.
2. 쉬운 실내 화분 관리법 _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다 알고 있지만 사실 많은 이들이 식물에 과한 관심으로 식물을 죽이게 된다. 식물의 종류와 자라는 환경에 따라 관수 주기는 다르게 되겠지만 일반적으로는 화분을 손가락으로 만졌을 때 겉흙이 손가락 한두 마디 정도 말랐다 싶으면 물을 푹 주는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다.
실내가 너무 건조하다 싶으면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가습을 해주거나 스프레이를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이번처럼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화분에 식재할 때는 뿌리가 과습으로 상하지 않도록 물주기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식물에는 일괄적으로 관수량이나 주기를 적용하는 것보다 어떤 식물이 어떤 환경을 더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물을 얼마나 줬을 때 적당했는지 몇 번 관찰해서 적용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집을 트렌디한 카페 정원으로 조성하기
우리 집에도 트렌디한 가든카페처럼 아름다운 정원을 조성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해보자.
1. 아이디어 수집 _
처음부터 바로 식물을 구매하러 나무시장에 가는 것보다 어느 정도 구상하고 보러 가는 것이 좋다. 직접 정원을 조성하던 아니면 전문가에게 의뢰하던 아이디어 수집 단계는 필요하다. 네이버와 인스타그램 같이 SNS에서도 쉽게 레퍼런스가 될 사례들을 찾을 수 있고, 핀터레스트Pinterest 사이트와 어플 등을 이용하면 키워드만 넣어도 쉽게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2. 공간 평가 _
우리 집의 마당이나 가든카페 공간으로 변경하고 싶은 곳의 위치를 선택하는 것 부터 시작해 보자. 해가 잘 드는 곳, 베란다 혹은 정원의 아늑한 부분, 구석이지만 포인트로 조성하고 싶은 곳이 있을 수도 있다. 고려해야 할 요소는 자연광이 얼마나 있는지, 기존에 어떻게 공간이 활용되고 있는지, 배수는 어떠한지 등을 체크하는 것이다. 식물을 배치할 수 있는 녹지 공간 등도 확인해야 한다.
3. 정원 스타일 정하기 _
1번에서 참고했던 레퍼런스를 다시 보면서 비슷하게 따라 해보고 싶은 카페 분위기와 어울리는 정원 스타일을 떠올려보자. 구조화된 식물이 있는 모던하고 미니멀한 정원의 느낌, 야생화와 허브, 그라스가 있는 소박한 정원의 느낌 등 다양한 스타일 중에서 나는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정하고 가야 완성됐을 때 꽃과 나무만 중구난방으로 심어 놓은 화단이 아니라 트렌디하고 목적과 의도에 어울리는 세련된 정원이 된다.
4. 식물 선택하기 _
식물의 선택과 배치는 가장 디테일하고 중요한 부분이다. 내가 좋아하는 식물을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육 환경을 잘 고려해 적절하게 배치해야 아름답고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햇빛과 바람이 충분한 곳에는 허브를 키우는 게 가능하고, 응달진 곳에는 호스타와 양치류 같은 내음성이 강한 식물을 선택해야 한다.
물론 이런 환경적 요소 이외에도 배치를 위해서는 식물의 크기와 높이, 생육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키가 큰 식물, 중간 높이의 식물, 지피에 가깝게 자라는 식물들을 다층적 레이어로 계획하면 더 매력적이고 다차원적인 디스플레이를 구성할 수 있다. 요즘 트렌디한 가든카페의 식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그라스다.
바람에 흔들리는 아름다운 그라스는 정원을 더 생동감 있게 하고 때로는 정원의 아름다운 배경이 되어 주기도 한다. 그라스의 종류에 따라 형태 및 질감, 잎의 크기, 높이, 컬러까지 다양하니 ‘이런 그라스가 있구나’하고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그라스 하나하나 특성을 살펴본 후에는 어떤 그라스가 어떤 꽃이나 식물을 함께 식재했을 때 더 아름다운지도 꼭 찾아보기를 바란다.
5. 실용성 더하기 _
허브나 작은 야채 혹은 작은 과일나무도 화분에서 잘 자랄 수 있으므로 이런식용 식물을 재배하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병해충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하므로 구획을 잘 구상해야 한다.
6. 자연 요소 활용하기 _
식물 외에도 나무나 돌 같은 천연 재료를 정원 디자인에 포함시키자. 가끔씩 뭔가 허전하다 싶을 때 돌을 배치하거나 나무 벤치를 배치하면 그 정원이 더 풍요로워진다. 꼭 큰 공간에만 다양한 구성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작은 공간이더라도 그런 요소들이 녹지를 더 보완하고 정원의 유기적인 느낌을 더 향상시킬 수 있다.
7. 정원 소품 _
요즘 가드닝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조금만 관심 있게 찾아보면 정원에 활용할 수 있는 소품들을 쉽게 구할 수 있다. 귀여운 소동물 모양이나 새장 소품, 장식용 화분 등 다양한 소품들이 시각적 매력을 더 높이고 공간을 더 멋지게 만들 수 있다. 그 외에도 분수나 연못 같은 작은 수공간을 조성해 정원에 차분한 효과를 더함으로써 고요한 휴식처를 만들 수도 있고 윈터가든처럼 계절의 변화를 컨셉으로 정원을 조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원의 스타일과 규모에 관계없이, 심지어 앞서 소개한 것처럼 실내 화분에 식재하는 경우에도 카페 정원 스타일로 꾸민다는 것은 나의 휴식 공간에 식물을 더한다는 것이다. 커피나 차를 마시며 혼자서 또는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배경이 되어 줄 아름다운 정원을 상상만 했다면 올해는 실현시켜 보면 어떨까. 우리 집의 미적 측면뿐만 아니라 웰빙, 나의 삶의 질도 향상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