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앵과 뉴스터디]검찰의 최후 일격…“누굽니까, 그 사람이?”

동정민 2024. 9. 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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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지난 대선 기간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결심 공판이 열렸습니다. 기소 2년 만입니다. 검찰도, 이 대표도 판사를 설득할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양 측의 최후 의견과 최후 변론 정리해드립니다.

1) “故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당시 알지 못했다” 발언
2) 백현동 개발 부지 용도 변경 관련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 취지 발언

▶“故김문기 몰랐다” 발언, 검찰 vs 이재명 측 최후변론

검찰은 이재명 대표의 해당 발언이 허위사실임을 입증하고, 이 대표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게 아님을 입증해야 합니다. 먼저 故김문기 처장을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알았냐, 몰랐냐입니다. 검찰은 “알았다” 주장하죠.

검찰은 이 대표와 김문기의 관계를 12년 동안 ‘특별 교유(서로 사귀어 놀다) 행위’한 사이라 규정합니다. 성남시장 내내, 경기지사 시절, 김 전 처장 사망 직전까지 알고 지냈단 겁니다. 검찰은 “피고인 말처럼 평범한 다수 직원 중 한 명이 아님이 자명하다” 주장합니다. 피고인은 김문기, 유동규 등 셋이서만 5시간에 걸쳐 골프를 친 시간은 특별하다는 게 근거입니다. 또, 골프 이틀 후 김문기, 유동규를 포함해 소수 인원으로 피고인이 좋아하는 낚시도 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김문기란 사람은 업무로도 중요한 사람이었다” 강조합니다. 성남시장 전 변호사 시절부터 김문기와 세미나에 참석하고 명절에 선물을 보내는 사이였다, 그 인연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팀장으로 입사했다는 겁니다.


피고인이 ‘위례 사업권을 확보하겠다’ 성남시장 공약을 내걸었는데 김문기가 해당 사업을 진행한 공사 부서장이었다는 점에서 검찰은 “김문기를 몰랐을 리 없다” 판단했습니다. 이후 대장동 사업도 담당했으며 이는 시장 선거뿐 아니라 경기지사 선거와 대선에서도 주요 치적으로 홍보할 정도로 핵심 사업이었고, 이런 중요한 사람을 업무적으로 몰랐을 리가 없다, 피고인이 김문기로부터 끊임없이 보고받고 도움받고 지시했다 봤습니다.

이 대표 측이 “‘너 가수 아이유 알아?’ 질문에 ‘아니, 몰라’라고 답한 경우 현재 인식 상태에 관한 것일 뿐 경험적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검찰은 “어떤 사람과 열애설이 난 가수에게 기자가 질문하는 상황을 떠올려 달라”며 예시를 듭니다.

기자가 가수에게 “소속사 직원 A와 사귄단 소문이 파다한데 개인적으로 A를 아느냐” 물었는데 가수가 “A의 존재조차 모른다” 답했다면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당연히 연애 자체가 없다고 이해하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기자가 구체적으로 “A와 앨범 작업하며 만나 통화도 하고 여가활동도 하고 선물도 준걸로 확인된다” 한 번 더 물었을 때를 가정하기도 합니다.

만약 가수가 “A는 소속사 하위 직원이라 나와 말을 섞거나 대화할 직급이 아니고 해외는 업무차 간 거라 기억도 안 나고 선물도 팬들에게 보내는 와중에 발송된 건데 A를 어떻게 아느냐” 답했다면, 연애 사실을 이루는 교유 행위를 모두 부인한 게 분명하단 겁니다. 그러면서 검찰은 “단순히 ‘몰랐다’는 단어만 떼어내서 상상할 게 아니라, 맥락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발언은 행위 관련 발언임이 분명하다” 강조했습니다. 분명히 본인의 행위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거죠.


이재명 대표가 “사람은 필요한 걸 선택적으로 기억하고, 불리한 기억은 더 빨리 사라진다” 진술한 데 대해서도 맞받았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은 대장동을 부인하고자 김문기와의 관련성을 차단해야 할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면서 “갑자기 불리한 기억이 돼버린 것”이라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당시 자신 발언이 허위임을 누구보다 잘 알았음이 분명하다”는 겁니다.

이문세의 노래까지 등장합니다. 검찰은 ‘사랑이 지나가면’의 가사를 읊었습니다. 깊은 상처라 그 사람을 모르기로 마음먹은 이 노래의 주인공이 이재명 대표의 당시 입장이었다는 겁니다.

그 사람 나를 보아도 나는 그 사람을 몰라요
그대 나를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합니다

“피고인은 당선을 위해 김문기와의 관계를 부정해야만 했고 방송에 출연해 거짓말한게 명백하다” 검찰의 결론입니다.


이번엔 이재명 대표 측 변호인이 나섭니다. 변호인단은 “‘몰랐다’는 말은 그냥 몰랐다는 말이다. ‘교유 행위’를 집어넣어 검찰이 대하드라마를 작성했다” 비판합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시간적·공간적·구체적 사실 관계가 증명 가능해야 한다”면서 “김문기를 몰랐단 건 ‘사실’의 영역에도 못 들어온다”, “사적인 친분이라 주관적이다”는 주장입니다.

호주 뉴질랜드 출장 참석자를 김문기로 변경한 것에 대해선 “2015년 결재를 누가 기억하느냐” 반박했고, 같이 찍은 사진도 “김문기가 뒤에서 따라오거나 주변을 서성일 뿐”이라 말했습니다. 5시간 같이 골프친 일에 대해서는 “호주 퍼블릭 골프는 가장 싼 운동”이라며 “공 찾으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을 것”, “저기서 무슨 심도 있는 대화와 교류를 하겠나” 맞받아쳤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해선 “없는 사실도 지어내는 사람”이라며 유 전 본부장 진술이 거짓임이라 주장했습니다. 기억은 불완전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변호인단은 “기억이 안 난단 이 대표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건, 궁예 관심법 기소”라 비유합니다. “현대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어도 엄두도 못 내는, 신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걸 기소했다”는 겁니다.

▶“국토부 협박” 발언, 검찰 vs 이재명 최후변론


두 번째, 검찰은 ‘국토부로부터 협박을 받아 백현동 개발 당시 부지 용도 변경을 해줬다’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이 “의도된 거짓말”이라 주장합니다. 검찰은 “갑자기 준주거용지로 부지 용도가 변경됐고 그 결과 전례 없고 기괴한 소위 50m 옹벽 아파트가 세워졌다” 말합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한 아이에 비유합니다.

“나쁜 짓을 하던 아이가 부모에게 걸렸다. 혼날 게 두려운 아이는 다른 친구 핑계를 댄다. 또는 선생 탓을 한다. 이를 위해 아이는 친구나 선생 사이에 없었던 여러 일들을 지어낸다.”

백현동 특혜 의혹이 불거진 당시는 대선 경선이 치열했고, 대형 악재인 대장동 의혹까지 나왔을 때라는 겁니다. 검찰은 “코너에 몰린 이재명 대표”라면서 “마치 부모에게 걸린 아이처럼 화살을 돌릴 제3자가 필요했고 그 제3자가 박근혜 정부 국토부”라 봤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치밀하게 준비했다”며 거짓말을 하겠다 작정하고 국정감사에서 발언했단 주장입니다.

또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며 “(협박받은) 성남시 공무원과 (협박한) 국토부 공무원은 도대체 누구”냐 물었습니다. 22명을 조사했지만 그런 소문조차 없었단 겁니다. 이어 “피고인 발언으로부터 현재까지 3년이 지났는데 피고인은 지금까지도 그 성남시 공무원이 누구인지 등 기본적인 사실조차 특정 못하고 있다”면서 “검은색으로는 아무리 덧칠해도 흰색으로 바뀔 수 없다” 이번엔 색으로 비유했습니다.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도 나섰다 강조했습니다. 정 전 실장이 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 씨로부터 청탁을 받았고, 이후 담당 공무원에게 ‘김인섭이 하니 잘 챙겨달라’ 당부했단 겁니다. 검찰은 “어디에도 국토부 요청은 없었다”며 “피고인은 자신의 재량으로 실행한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이제 검찰의 결론입니다. 검찰은 “피고인의 변명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말합니다. “증거가 없으면 모르쇠, 있으면 남 탓”이란 겁니다. 다시 한번 “누굽니까? 그 성남시 공무원과 국토부 공무원은?” 물으며 끝납니다.


검찰의 일격에 이재명 대표 변호인단도 맞섰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지역 발전 정책으로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했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공공기관을 이전한 뒤 주거지만 가득하게 만드는 걸 반대했고, 대기업이나 R&D 센터를 유치하고자 했다”며 “그러다 의무조항의 적용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 걸로 보인다” 전했습니다.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용도 변경을 적극적, 반복적으로 요구했다”면서 “그런데 ‘협박 정도는 아니잖아?’라며 지엽적인 사실을 가지고 허위 사실이라 기소했다” 반박했습니다. 10년 가까이 지난 것에 대해 사람들이 ‘없습니다’ 답변한 게 실제 없었단 걸 증명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도라에몽에 검찰을 비유합니다. “수사기록에도 없는 증거가 다수 있다며 마치 도라에몽이 뭐 꺼내듯 하나씩 꺼낸다”하죠. 검찰 유리한 것만 꺼낸단 의미입니다.

협박이란 표현이 주관적 평가가 반영됨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직무유기 협박’ 발언은 사실에 대한 공표라 볼 수 없다”면서 “다소 과장된 표현이더라도 허위사실 공표는 아니”라 설명했습니다. 당선될 목적으로 거짓말을 한 거란 검찰 주장에 대해선 “피고인은 당시 백현동 관련 의혹을 해소시킬 필요가 있었다”며 “마침 선거를 앞두고 있던 것”이라 말했습니다.

만약 이 대표가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는다면, 의원직 지위를 잃습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400억여 원의 선거 비용을 반환해야 합니다. 변호인단은 “피고인 발언이 정말 저 정도의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할 정도로 중대하고 악의적인지 봐주길 바란다”며 “‘압박’이라고 계속했어야 하는데 ‘협박’이라고 한 게 과연, 큰 과오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이걸 처벌하겠다 하는 게 맞는가” 호소했습니다.

▶이재명 ‘선거법 위반’ 재판, 검찰의 구형은?


검찰은 두 발언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①대선 당시 표차 0.7%였던 만큼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
②지상파·종편·국정감사를 통해 거짓말을 반복해 다수 전파성이 높다
③정치적 목적을 위해 김문기의 극단적 선택에도 조문하지 않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
④김문기 유족과 성남시 공무원을 회유하고 특정 진술을 유도하는 등 범행 은폐를 시도했다
⑤공직선거법 위반 동종 전과가 있다
⑥허경영, 17대 대선에서 거짓말을 해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므로 형평성 고려해야 한다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합니다. 오는 11월 15일, 재판부는 어떤 판결을 내릴까요? 퀴즈 나갑니다.


정답을 아신다면 유튜브에 ‘동앵과 뉴스터디’를 검색해서 해당 영상에 댓글 남겨주세요. 추첨을 통해 시원한 커피를 드립니다.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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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전민영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PD
편집: 박현아·허수연PD

동정민 기자 ditto@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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