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폭등에 고통받는 농가…“농업예산 확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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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12월2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7일부터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를 가동해 부처별 예산안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감액 심사가 28일까지 예정보다 길게 이어지면서 증액 등 최종 협상은 시간에 쫓겨 '깜깜이'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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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안 처리기한 앞두고
농업계 수정안 심사 촉각곤두
주요사업 증액 반드시 반영을
농민단체는 “졸속 편성” 비판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12월2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7일부터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를 가동해 부처별 예산안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감액 심사가 28일까지 예정보다 길게 이어지면서 증액 등 최종 협상은 시간에 쫓겨 ‘깜깜이’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농업계는 내년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안이 17조2785억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국회 심사과정에서 주요 사업 증액예산이 꼭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년 국가 전체 예산안이 올해보다 5.2% 증가한 반면 농업예산안 증가율은 2.4%에 그쳤다. 639조원 규모의 전체 예산안에서 농업예산이 차지하는 몫 역시 2.7%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불만을 사는 대목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첫 농업예산안에 대해 ▲쌀값 안정과 식량자급 확대를 위해 필요한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 제외 ▲공익직불제 대폭 확대공약 이행 미흡 ▲먹거리 관련 예산 삭감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생산비 폭등에 따른 농가 지원예산 미흡 ▲이상기후 대비 농촌 기반시설 예산 부족 ▲가축분뇨 자원화, 국산 가공원유 사용 확대 등 축산분야 예산 미흡 등을 문제로 꼽는다.
이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상임위 예비심사에서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 추진을 적극 주장해 754억원을 신규 반영시키는 등 농업예산 추가 확보를 위해 움직였다. 농해수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농업예산 확대엔 이견이 크지 않아 정부안보다 모두 1조955억원 증액한 수정안을 예결위로 넘겼다.
하지만 예결위에 따르면 16일까지 예비심사를 완료한 8개 상임위의 증액 요구가 12조3284억원에 달하는 반면 감액 의견은 2523억원에 불과했다. 상임위마다 소관 부처 예산안 증액을 주장한 셈이어서 예결위에서 농업예산을 크게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여당인 국민의힘이 ▲취약계층 농산물 바우처 대상 확대와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군장병 월 1회 지역특산물 활용 특식 제공 등을 주요 증액사업으로 발표한 만큼 이들 먹거리 사업 예산은 추가 확보가 기대된다.
농민들은 매일 피부로 느끼는 생산비 부담을 완화해줄 예산안 반영에 관심이 높다. 가파르게 오른 면세유·전기요금·무기질비료 등의 상승분을 일부라도 보조하는 사업이 있어야 영농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도 8월10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마친 뒤 언론 브리핑에서 시설하우스 난방유 가격이 80∼100% 인상된 점을 거론하며 농가 지원을 시사했지만, 아직까지 현실화하지 않고 있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어업분야는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 239억원을 배정해 기준가격 초과분의 50%를 지원했는데 농업분야엔 이런 조치가 없었다”며 “농업 생산비 증가는 농업 경영 불안을 야기할 뿐 아니라 농산물 가격 상승 요인이기도 해 관련 예산의 과감한 증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민의길은 28일 국회 앞에서 ‘농민현실 외면한 농업예산 편성 규탄 전국농민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쌀값 폭락과 생산비 폭등으로 고통받는 농민들이 대책 마련을 위해 전체 예산 대비 농업예산 5% 편성을 요구했지만, 정부가 제출한 농업예산안 비중은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고 비판했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농업예산은 현실과 괴리된 채 졸속 편성되고, 양곡관리법은 전면개정은커녕 부분개정조차 막혀 있고, 생산비 폭등대책은 전무하다시피 하다”며 “정부도, 국회도 농업을 외면한다면 우리 농업과 우리농업이 책임지는 국민 먹거리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따졌다.
홍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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