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저녁 맥주 한 잔, 알코올 중독일까요?

정신의학신문 | 최명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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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얼마나 자주, 많이 드시나요? 술을 마시는 횟수나 양보다는 내가 스스로 나의 음주 패턴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지 살펴보세요. 조절할 수 없는 음주 패턴에 의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는지, 이로 인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알코올 중독은 지속적이고 과다한 음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기능장애가 상당 수준으로 나타나는 질병으로 만성적, 진행적,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알코올 중독에 이르게 되면, 보통 내성과 금단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술도 자주 마시면 는다는 이야기처럼 매일 마시게 되면 주량이 늘어나면서 더 독한 술을 찾게 되고, 금주를 결심하거나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하면 가슴이 뛰고 손이 떨리는 증상부터 혈압 상승, 호흡 증가, 경련이나 발작, 심지어 섬망 증세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초기 증상으로는 ‘블랙아웃(black-out)’이 있습니다. 흔히 술을 너무 많이 먹어 취하게 된 다음날 전날에 일어난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 필름이 끊겼다고 말하는 것이 이 증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취한 상태에서 집까지 들어와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지만, 그다음 날 일어나 어떻게 집까지 왔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과음한 사람 중 절반 이상이 이를 경험했다고 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과음한 후 블랙아웃 현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다 보면 인지 기능이 영구하게 손상되며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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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에 벗어나기 위해서는 보통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됩니다. 이외에는 술을 끊고 예전의 정상적인 생활을 회복하고자 하는 본인의 자발적 의지를 유도하는 동기강화치료가 있습니다. 자신이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동기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음주와 연관된 사고와 행동 패턴의 변화를 유도하는 인지행동치료입니다.

음주를 지속시키는 생각과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좀 더 건전한 방식으로 대처하는 전략을 학습합니다. 가족에 대한 상담치료 역시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아 가족 내 폭력과 부부간 갈등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알코올 중독자들이 모여서 집단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들의 모임은 알코올 중독자 모임(Alcoholics Anonymus)이라 명명하며 서로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감정을 공감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같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갔고,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등을 알게 되면 그 효과가 배가 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많은 선행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 치료에는 사회적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사회적 지지가 높을수록 스스로에게 알코올 섭취를 중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정도가 높아진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하였습니다. 가족 혹은 친구 중 알코올 중독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지지와 공감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건대하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최명제 원장

[참고문헌] 윤명숙, & 김남희. (2015). 알코올중독자의 회복동기와 삶의 질 관계에서 사회적 지지의 매개효과. 보건사회연구, 35(1), 110-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