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솔채
건축가는 기존 땅의 낮은 언덕을 보존하여 고즈넉한 뒷마당을 만든 뒤, 다양한 쓰임을 가진 앞마당을 계획했다. 그 사이 데크는 두 마당을 나누거나 이어주며 안팎을 연결하는 매개 장소로, ‘놀집’의 핵심 공간인 구들방과 맞닿아 있다.
살림집이라면 단념했을 여러 요소를 적극적으로 시도한 감솔채. 주거로 분류되지만 살림집과는 구별되는 ‘놀집’의 새로운 유형이 되길 바란다.

대지를 처음 마주하고 나서 땅의 낮은 언덕과 소나무를 보전해야겠다는 생각에 건축주의 동의를 구했고, 결과적으로 이 언덕은 집의 뒷마당이 되었다. 낮은 언덕을 몇 걸음 올라 닿게 되는 조그마한 평지. ‘마당’이라 부르기 어색할 수 있으나, 이곳은 일상과 잠시 거리를 두고 사색하는 공간이자, 대지 가장 높은 곳에 기존 집터의 형상이 그대로 보존된 외부공간으로서 집이 들어서기 전 땅의 기억을 남겨둔 의도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집 짓기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원래의 땅을 훼손하는 일이며, 이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지배하고 나서야 안정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인간의 본능을 충족시키는 행위이다. 자연과 교감하는 삶을 그리지만, 한편으로 자연을 통제하고 지배해야하는 모순 가운데, 결국 두 가지 욕망의 적절한 접점이 공간을 구성하는 좌표가 된다. 이 좌표를 따라 움직이다보니 대지의 가장 높은 지점을 비우게 되어 절반이 북쪽 마당이 되었다. 앞마당은 상대적으로 건축주의 요구사항인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마당으로 유지관리에 용이한 적절한 규모가 되었다.



옥외 데크는 두 마당을 나누거나 이어주며 안팎을 연결하는 매개 장소로, 건축주가 요청한 노천을 품고 ‘놀집’의 정체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구들방과 맞닿아 있다. 남북으로 길게 나열된 공간은 남쪽 끝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출발해 앞마당과 접한 LDK를 지나 구들방과 옥외 데크로 이어지는 동선을 만들어낸다. 이는 기존 지형에 순응하여 점차 외부 공간과 적극적으로 관계 맺으면서 노는 공간 즉, 퍼블릭한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의도된 흐름이다.








예산에 맞추어 경량목구조로 설계를 진행하던 중 한옥 한 채 분량의 중목이 확보되어, 활용 가능한 범위를 고려한 뒤 구조 계산을 거쳐 적절한 비례의 부재를 적용했다. 이렇게 주요 구조부를 중목으로 변경하고 내부로 노출시킨 결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공간이 완성됐다.



모든 공간의 위치와 레벨 등은 시공 과정의 현장 지도를 포함한다. 설계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현장 조사 등 세심하고 치밀한 스터디의 결과물이다.
도시 바깥의 삶을 꿈꾸는 여러 건축주를 만나 주택 설계를 진행하는 매 순간 땅에 건축물이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고민해왔다. 살림집이라면 적용하지 못했거나 망설였을 여러 시도를 ‘놀집’이기에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었던 이 프로젝트는 ‘주거’로 분류되지만 살림집과는 구별되는 ‘놀집’의 유형을 제시한 작업이다.







건축개요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토성면 성대리
용도: 단독주택
규모: 지상 2층
대지면적: 659㎡ (199.35py)
건축면적: 129.25㎡ (39.10py)
연면적: 135.82㎡ (41.09py)
건폐율: 19.61%
용적률: 20.61%
구조: 철근콘크리트+목구조(중목구조+경량목구조)
사진: texture on texture
시공: 박완순
설계: 건축사사무소 스튜디오더원(원계연) / 070-4239-7009
──
에이플래폼
대한민국 건축가가 전하는 건축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