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정기 연고전] 푸른 필드를 붉은 함성으로 뒤덮어라!

이상완 기자 2024. 9. 2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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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명문' 연세대와 고려대 간의 정기전이 27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STN뉴스는 고려대 SPORTS KU 필진과 함께 야구·축구·농구·아이스하키 현장에서 '2024 정기 연고전'의 소식을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STN뉴스] SPORTS KU 조영서·조정훈 기자 = 2017년 이후 이어진 패배의 고리를 끊으며, 2023 정기전 종합 우승의 주역으로 거듭난 고려대 축구부에게 다시 한번 증명의 시간이 돌아왔다. 어떤 이들에게는 시작 휘슬이 될, 그리고 또 다른 이들에게는 종료 휘슬이 될 단 한 번 뿐인 정기전 준비는 끝났다. 고려대와 연세대 축구부 모두 올해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이번 정기전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 포백의 고려대와 쓰리백의 연세대, 무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하라!

창과 방패의 대결=이지호 vs 박시영-이승민

고려대의 날카로운 창인 이지호를 상대하는 건 연세대의 단단한 방패 박시영과 이승민이다.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저돌적인 돌파가 주특기인 이지호는 공격 상황에서 한 명 이상의 수비수를 끌어당기며 공간을 창출한다. 이때, 일차적으로는 이지호와 우측 윙백 박시영의 일대일 상황이 연출되며, 돌파에 성공하게 된다면 우측 스토퍼 이승민과 조우하게 된다. 물론 박시영과 이승민이 동시에 측면으로 이동하며 수적 우위를 얻는 선택지도 있지만, 이 경우 고려대에게 공간을 내준다는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정기전에서는 이지호가 만들어낸 틈새를 파고들고자 하는 고려대와 박시영과 이승민의 빠른 수비 복귀를 통해 이를 틀어막고자 하는 연세대의 분투가 이어질 것이다.

◇ '통곡의 벽'은 단 하나뿐!

권용승-방우진 vs 강민서-하재민-이승민

표면상으로는 포백이 쓰리백보다 수비 숫자가 많기 때문에 더 방어적인 전술이라고 오인 받기도 한다. 그러나 오해와는 달리, 수비 진영에 상주하는 수비 인원에 있어서는 쓰리백이 포백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포백을 사용할 시에는 두 명의 센터백이, 쓰리백을 사용할 시에는 세 명의 센터백이 수비 위치를 고정적으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고려대의 센터백 듀오 권용승과 방우진은 모두 정기전 출전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작년 정기전에서도 함께 발을 맞춘 바 있다. 그러나 연세대의 경우 강민서는 아직 정기전 출전 경험이 없고, 21학번인 하재민 또한 센터백으로서의 정기전 출전은 처음인 상황이다. 정기전은 선수들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큰 경기인 만큼, 당일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기 위해서는 선수들 개개인의 경험치 역시 무시할 수 없다. U리그1 3권역 최소 실점의 연세대와 연륜과 경험의 고려대 중 진짜 '통곡의 벽'은 누구일지 주목해 보자.

◇ 점유율의 고려대와 역습의 연세대,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중원을 지배하는 자가 승리하리라=천세윤-동재민-박찬이 vs 진의준-박준혁

고려대와 연세대는 세기의 라이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반대의 축구 스타일을 보여준다. 고려대는 볼 소유권을 가져오는 중원 위주의 전술과 이를 통해 얻어낸 높은 점유율로 경기 전반을 지배하는 것을 선호한다. 반면 연세대는 라인을 내리며 주저앉는 수비 위주의 전술을 고수하는 동시에, 한 번의 카운터 어택을 통한 득점을 노린다. 고려대가 중원에서의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보여주기에, 연세대는 상대적으로 비어 있는 측면에서 기회를 탐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연세대의 박준혁과 진의준은 탈압박과 중장거리 패스에 초점을 두게 될 것이며, 반대로 고려대의 천세윤, 동재민, 박찬이는 수비 간격 조절과 짧고 정확한 패스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점유율 축구와 역습 축구의 공통점은 경기를 조율하는 중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 고려대학교 예상 베스트 11

수비진=올해 정기전 고려대의 골문은 김정훈이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훈은 뛰어난 선방 능력과 더불어 안정적인 '발밑'으로 최후방 빌드업에 기여하고 있다. 센터백 듀오로는 권용승(체교22)과 방우진(체교21)의 출전이 유력하다. 왼쪽 센터백 자리를 책임지는 권용승은 왼발 센터백으로 전반기 U리그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굳건한 주전 자리를 유지했다. 오른쪽 센터백 자원인 베테랑 방우진에게서는 중장거리 킥을 통한 역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양쪽 풀백 자리에는 각각 신승민과 강민준(이상 체교22)의 출전이 예상된다. 공격적인 풀백으로 평가받는 이들은 이번 시즌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며, 공격과 수비 진영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또한 두 선수의 좋은 킥력을 바탕으로 한 고려대의 위협적인 코너킥 역시 기대해 볼 만하다.

미드필더진=미드필더진에는 천세윤(체교21)을 중심으로 동재민(체교22)과 박찬이(체교23)가 역삼각형 형태로 포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는 지난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오상준(체교20)의 졸업으로 부족해진 수비력을 중원 지역의 촘촘한 수비 간격과 조직적인 압박으로 극복하고 있다. 드리블 능력이 좋은 천세윤이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고, 동재민과 박찬이가 정교한 패스를 통해 전방으로의 볼 배급을 책임진다.

공격진=고려대의 쓰리톱에는 이지호, 김기현, 김채웅(이상 체교21)의 출전이 유력하다. 빠른 스피드와 돌파가 강점인 왼쪽 윙 포워드 이지호와 오른쪽 윙 포워드 김채웅은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또한 이들은 하프스페이스에서의 크로스뿐만 아니라 직접 득점을 노리는 모습을 통해 전방에서의 적극적인 공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좋은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를 등지고 버티는 플레이에 능한 김기현은 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공격진과의 연계 플레이가 기대되는 선수이다.

◇ 연세대학교 예상 베스트 11

수비진=작년과 달리 이번 정기전 연세대의 골문은 김현(연세대24)이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은 전반기 선발 출전 1회에 그친 세컨 키퍼였지만, 최근 퍼스트 키퍼 최강서(연세대23)보다 뛰어난 선방 능력을 보여주며 정기전 출전이 유력해졌다. 쓰리백을 기용하는 연세대의 수비에서 중앙에 위치하는 스위퍼에는 하재민(체교21)이, 양쪽 스토퍼에는 강민서와 이승민(이상 연세대23)의 출전이 예상된다. 하재민은 연세대 쓰리백의 핵심이자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모두 소화 가능한 멀티 자원으로서 적극적인 볼 경합이 장점이다.

미드필더진=미드필더진의 경우 박준혁(연세대24)과 진의준(연세대22)이 함께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는 측면을 통해 빌드업을 진행하는 연세대의 특성에 따라 상대적으로 빈약해지는 중원의 숫자를 많은 활동량으로 커버한다. 박준혁의 경우 빠른 템포의 공격을 진행하는데 능하며, 연세대의 주 득점 방식인 역습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진의준은 온더볼 능력이 좋아 탈압박에 능하며, 준수한 킥 능력을 바탕으로 최전방으로의 볼 배급을 책임진다. 양쪽 윙백에는 각각 장현도와 박시영(이상 연세대22)의 출전이 유력하다. 이들은 공격 진영에 빠르게 가담해 측면에서의 수적 우위를 만들며, 중앙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한 플레이를 이어 가기도 한다.

공격진=연세대의 쓰리톱에는 장유민(연세대21), 강민재(연세대22), 박건희의 출전이 예상된다. 장유민은 왼쪽 윙 포워드로 경기에 출전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져가는 프리롤의 형태로 플레이를 진행한다. 오른쪽 윙 포워드 자리의 박건희는 U리그 전반기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연세대의 주전 스트라이커 강민재는 중원 또는 후방에서의 패스를 받아 골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나, 이번 시즌에는 4골에 그치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STN뉴스=SPORTS KU 조영서·조정훈 기자

사진┃고려대 SPORTS KU 및 연세대 시스붐바 제공

bolante0207@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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