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투자전략] '설립 8년' 원전·지역 투자 강자로 자리매김 l 인라이트벤처스②

인라이트벤처스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사진=인라이트벤처스

국내 벤처캐피탈(VC) 시장에서 인라이트벤처스가 ‘원전 및 지역 특화 VC’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다수의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 자격을 연이어 따냈다. 지금까지 원전 분야에서 쌓아온 트랙레코드와 지역 기반 투자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펀드레이징 성과는 단연 돋보인다. 25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인라이트벤처스는 4월 신한자산운용이 주관한 ‘원전산업성장펀드’의 GP로 선정돼 350억원의 출자금을 확보했고, 전라북도가 주관한 '전북 혁신성공 벤처펀드'에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부문의 GP로 선정돼 5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여기에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추진 중인 ‘농식품 청년기업 성장 Step-up’ 펀드에도 도전장을 내며 최대 500억원 규모의 추가 펀드 결성에 나섰다.

출자사업에서 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원전 분야에서 쌓은 트랙레코드가 있다. 인라이트벤처스는 그동안 BNF테크놀로지, 이성씨엔아이, 이너아이, 빅텍스 등 원전 관련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꾸준히 투자했다. 이들 기업은 원자력발전소의 운영시스템, 계측기기, 제어시스템 등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영역에 특화돼 일반 VC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틈새 시장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차별화된 전략이 가능했던 배경으로는 지역 기반을 들 수 있다. 인라이트벤처스는 본사가 있는 대구를 비롯해 광주, 대전, 창원 등에도 지점을 두고 있어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나다. 실제로 누적 투자 포트폴리오 중 지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80%를 웃돈다. 이 같은 지역 밀착형 투자 전략은 특히 원전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는 경북·경남권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운용 중인 22개 펀드 가운데 △영호남 지역균형발전 특구펀드 △연구개발특구 지역혁신펀드 △인탑스-인라이트 지역뉴딜 스마트워터시티 펀드가 지역 투자를 위해 조성됐고, 총액은 1030억원에 달한다. 총 운용자산(AUM) 4647억원의 22%는 지역 투자만을 위해 끌어모은 자금인 셈이다.

지역 투자 역량은 2017년 설립 후 8년간 꾸준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원전산업성장펀드의 경우  제안서 접수일 기준 10년 이내 원전 산업 관련 투자 실적을 보유한 운용사에 가점을 부여하는 조건이 포함돼 있었다. 인라이트벤처스로서는 원전 전문성과 지역성이라는 두 가지 경쟁력을 앞세워 GP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한편 인라이트벤처스는 올해 초 ‘인라이트 넥스트 슈퍼스타 벤처펀드(595억원)’, ‘IBK 초격차 KIAMCO 인라이트 벤처투자조합(205억원)’ 등 굵직한 펀드 결성을 마무리하며 연초부터 성과를 올렸다. 여기에 올 하반기 결성을 앞둔 원전산업펀드까지 포함하면 인라이트벤처스의 AUM은 올해 5000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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