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 마니아부터 해리포터 팬까지, 덕후들의 로망이 현실이 되는 곳
서울 시내를 달리는 버스 노선 중 매니아층의 사랑을 받는 노선이 있다. 신촌 기차역부터 개포동까지 운행하는 472번 버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일명 ‘덕후 버스’로 불리는 이 노선은 해리포터, 추리소설, LP 등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덕후는 특정 분야에 심취해 전문가 이상의 지식과 관심을 가진 이들을 일컫는다. 버스 정류장을 따라가다 보면 각 분야의 마니아들을 만족시킬 만한 장소들을 만날 수 있다.
국내 유일 추리소설 전문 서점…추리소설 마니아 성지 ‘미스터리 유니온’
경의중앙선 신촌역 인근에는 국내 유일의 추리소설 전문 서점인 ‘미스터리 유니온’이 자리하고 있다. 472번 버스의 기점인 신촌 기차역에서 하차한 후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오직 추리소설만을 취급하는 독립 서점으로,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공간이다.
신촌 기차역과 이대역 사이의 작은 골목길에 자리한 이 서점은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나무로 만들어진 입구가 눈에 띄며, 내부는 아늑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해외에서 출판된 추리소설도 만나볼 수 있다.
매장 내부는 좁지만 책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 히가시노 게이고, 아서 코난 도일 등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부터 일반 서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해외 추리소설까지 다양한 책이 구비되어 있다.
일본의 인기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따로 전용 책장이 마련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또한 정세랑 등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진열돼 있으며, 매장 한쪽에는 베스트셀러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약 1600여 권의 추리소설을 보유하고 있다. 매장 내부 한가운데에는 큰 테이블이 놓여 있으며, 이곳에서는 매달 서점 주인이 선정한 테마에 따라 추천 도서가 전시된다.
‘LP’ 덕후의 천국, 국내 최대 규모 음악 도서관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472번 버스를 타고 ‘순천향대학병원. 한남오거리’ 정거장에서 하차한 후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는 LP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디지털 스트리밍이 주류가 된 시대에도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LP 문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곳은 현대카드에서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 전문 도서관으로, 카드 회원은 연 8회까지 무료 입장이 가능하며, 카드가 없는 사람도 DIVE 앱을 설치하면 입장할 수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벽면을 가득 채운 1만 장 이상의 LP가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1층에는 2000년대 이후 발매된 일부 LP가 진열되어 있으며, 방문객들은 턴테이블을 이용해 직접 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다. 록, 재즈, 클래식,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LP가 준비돼 있으며, 브루노 마스, 찰리 푸스 등 국내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해외 한정판 LP도 만나볼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LP뿐만 아니라 음악 관련 잡지, 포스터 등 다양한 시각 자료를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사용되는 턴테이블과 스피커는 유명 오디오 브랜드 제품으로, 디지털 음원과는 차원이 다른 따뜻하고 생생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도 직원이 턴테이블 사용법과 LP를 감상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초보자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난 박유진 씨(32)는 “LP 특유의 따뜻한 음색을 좋아해서 자주 방문한다”며 “여기는 다양한 LP가 구비되어 있고,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희귀 LP도 많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해외 서적 덕후를 위한 ‘포스트 포에틱스’…디자인, 예술 등 분야도 다양해
‘순천향대학병원. 한남오거리’ 정거장에서 하차 후 도보로 5분 정도로 이동하면 해외서적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포스트 포에틱스’에 방문할 수 있다. 해외 원서를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이 서점에는 예술, 건축, 디자인,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분야의 원서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언덕에 건물이 위치해 이곳에 들어가면 1층인지, 지하인지 구분하기 힘들었지만 입구가 통창 유리로 지어진 만큼 햇살이 가득 내리쬐는 덕분에 내부는 밝은 모습이었다.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장을 자세히 살펴보니 한국어로 적힌 책보다 외국어로 적힌 책들이 가득했다.
특히 대학에서 사용되는 원서와 비슷하게 원서를 취급하고 있는 만큼 한국어로 번역되는 중 의역이 되는 경우가 없어 원작자의 의도를 온전히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 매력적인 장소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이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책들 모두 국내 서점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책들로 가득했다.
서점을 자세히 살펴보니 최신 건축 트렌드를 다룬 책부터 사진첩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책장을 채우고 있었다.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분야의 책들이 국가별로 정리돼 있어 원하는 책을 찾는데 어렵지 않은 모습이었다.
또한 서점이라고 해서 서적만 판매하고 있는 것이 아닌 의류, 모자, 가방 등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감각적인 아이템들도 함께 판매하는 모습을 볼 때 서점 이상의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이에 방문객들은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들도 함께 둘러보고 있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호그와트에 입학하는 기분…해리포터 덕후들을 위한 곳 ‘하우스오브미나리마’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한 번쯤 ‘호크와트’에 입학하고 싶다는 꿈을 꿔본적이 있을 것이다. 강남구에 위치한 하우스오브미나리마는 해리포터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로망이 실현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티역’ 정거장에서 약 5분 정도 도보로 이동하면 방문할 수 있는 이곳의 내부는 영화 속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는 모습이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그래픽 디자인 요소들이 벽 곳곳에 장식돼 있어 마치 호그와트 속 번화가인 호그스미드나, 상점 거리인 다이애건 앨리에 온 듯 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곳에서는 해리포터 시리즈에 그래픽 디자이너로 참여한 미라포라 미나와 에두아르도 리마가 그린 일러스트 작품들도 볼 수 있다. 또 일부 제품은 본점에서도 판매되는 제품들로 영국 방문하지 않더라도 구매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본 예언자 일보, 호그와트 성의 초대형 지도, 덤블도어 유서 등을 실제로 구매할 수 있다.
특히 호그와트 교과서, 각종 마법 용품 패키지, 신비한 동물사전 속 다양한 서류 등 디테일한 소품들이 전시돼 있어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기에 충분했다. 다양한 한정판 아트 프린트와 기념품도 구매할 수 있다. 미나리마에서 직접 디자인한 소품들과 신비한 동물사전과 관련된 공식 굿즈들도 구할 수 있다.
최준혁 씨(20·남)과 김다은 씨(20·남)는 “평소 해리포터 영화를 좋아하는데 서울에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방문하기 좋은 곳이 있다고 해서 한 번 방문해봤다”며 “영화 속에서만 보던 소품들과 굿즈들이 가득해서 데이트 장소로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김 씨는 “영화 속에서 해리포터에게 호그와트 입학을 안내하는 엽서 모양의 굿즈를 구매했다”며 “어릴 때부터 나에겐 언제 입학장이 올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렇게라도 갖게 돼서 로망을 이룬 기분이 들고,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해리포터 덕후라면 한 번은 꿈꿔본 순간이 된 것 같아서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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