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우리의 인터넷 주소는?… `.ai.kr`로 디지털 주권 세운다

유진아 2025. 3. 3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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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 '한국형 주소' 공식 도입
韓기업·韓기술로 운영하는 서비스
브랜드 신뢰·상징성에 확보경쟁
2주만에 누적 등록 6120건 돌파
이정민 KISA 인터넷주소정책팀장이 지난 27일 열린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KISA 제공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도메인의 가치도 달라지고 있다. 인터넷 주소를 넘어 기업 정체성을 상징하는 역할도 하면서 도메인 확보 경쟁도 치열해진다. 디지털 시대 경쟁력을 보여주는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AI 기술과 연관된 3단계 국가 도메인 '.ai.kr'을 이달 초 공식 도입했다. 기업명이나 브랜드를 넘어 기술 영역까지 인터넷 주소에 반영할 수 있도록 체계를 확장한 것이다.

이정민 KISA 인터넷주소정책팀장은 "닷컴 도메인만 고집할 이유는 없다. AI산업이 성장하려면 우리 기술뿐 아니라 우리 주소도 필요하다"며 "국가 도메인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ai.kr'은 그 상징성을 보여줄 가장 좋은 선택이다. 디지털 시대에 도메인은 단순한 인터넷 주소가 아니라 디지털 주권의 상징"이라 강조했다.

기존 많은 국내 기업들은 해외 도메인인 '.com'이나 '.ai'를 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해외 도메인을 사용할 경우 분쟁이나 관리 문제 발생 시 직접적인 통제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kr' 도메인은 국내에서 관리되는 만큼 분쟁 소지가 적고 관리 및 보호가 용이하다는 강점이 있다. 이 팀장은 "기술이 국산화됐다고 해도 사용하는 주소가 외국에 속해 있다면 완전한 디지털 주권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주소 체계도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새로 도입된 '.ai.kr' 도메인은 KISA가 직접 관리한다. 등록과 분쟁 조정은 모두 국내법에 따라 처리된다. 주소 정보는 한국 내에 보관되며, 이에 해킹·도용을 막기 위한 보안 체계도 한층 강화했다. 연간 등록 비용도 2만원 내외로 해외 도메인에 비해 경제적이다. 이 팀장은 "해외 도메인보다 짧고 직관적이며 등록 비용도 낮다"며 "한국어 사용자에게 인지하기 쉬운 구조로 설계된 점도 장점"이라 설명했다.

KISA는 지난 1월 상표권 보호를 위한 우선 등록 절차를 먼저 열었고 이달 5일부터 일반 등록을 시작했다. 서비스 첫날 '.ai.kr' 도메인 1948건이 등록됐고 2주 만에 누적 등록 6120건을 돌파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해 LG CNS, 현대자동차, 한글과컴퓨터 등 주요 기업들은 물론, 병원과 법무법인, 온라인 쇼핑몰과 개인 개발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빠르게 도메인 확보에 나섰고 일부 기업은 20개 가까이 사전 등록하기도 했다. 기존 '.ai' 도메인을 쓰던 스타트업들도 주소를 바꾸고 있다.

기업들이 '.ai.kr'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단순히 비용 때문만이 아니다. '한국 기업이 한국 기술로 운영하는 AI서비스'라는 브랜드 신뢰성과 상징성 때문이다. 특히 '.kr' 도메인은 이미 국내 금융·공공기관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고 국내 서버에서 운영되는 만큼 데이터 관리와 보안 측면에서도 이점이 크다.

이 팀장은 "해외 도메인을 이용하면 매년 수백억원의 비용이 외국 도메인 사업자에게 흘러가지만 '.kr' 도메인은 비용 전체가 국내 사업자에게 돌아간다"며 "단순한 경제적 효과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메인 하나에도 디지털 주권이라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며 "이제 기술뿐 아니라 이름과 주소, 정보까지 우리 스스로 관리하고 지켜야 할 시점"이라 덧붙였다.

KISA는 '.ai.kr' 도메인의 빠른 확산과 안착을 위해 대국민 캠페인도 전개할 예정이다. 유튜브, 라디오, 포털 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ai.kr 도메인의 인식을 높이는 한편 스타트업과 개발자 등 젊은 층이 창업 초기부터 국내 도메인을 선택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팀장은 "도메인은 고객이 가장 먼저 접하는 온라인 접점이며 하나의 브랜딩 요소"라며 "단순히 최신 기술 흐름을 반영한 도메인을 넘어 대한민국의 디지털 정체성을 대표하는 새로운 주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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