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외관 뒤에 가려진 혹평… 용두사미로 남은 홍자매의 ‘빅’

스타 작가 홍자매(홍정은, 홍미란)의 대본에 공유, 이민정, 배수지라는 대한민국 최정상급 배우들이 뭉쳐 방영 전부터 신드롬을 예고했던 KBS 2TV 드라마 ‘빅’은 한국 드라마 역사상 가장 아쉬운 수작이자 비운의 타이틀로 기억되고 있다. 최고의 제작진과 초호화 캐스팅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작품은 방영 내내 아쉬운 평가 속에서 쓸쓸한 행보를 걸어야 했다.

작품은 18세 청소년의 영혼이 서른 살 성공한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군 제대 후 스크린에서 활약하던 공유의 오랜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대중의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여기에 통통 튀는 매력의 이민정과 가요계와 영화계를 접수한 배수지가 합류하면서 그 시너지는 배가 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방송이 시작된 이후 시청자들의 기대는 점차 우려와 실망으로 바뀌었다. 홍자매 특유의 발랄하고 유쾌한 대사 스타일은 여전했으나, 전체적인 서사의 개연성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극의 흡입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판타지 설정에 필연적으로 뒤따라야 할 촘촘한 세계관과 전개가 실종되면서 이야기는 점차 갈 길을 잃고 방황했다.

특히 서윤재와 강경준이라는 두 인물의 영혼 체인지 상태에서 벌어지는 멜로 라인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 여주인공 길다란(이민정 분)이 사랑하는 대상이 서른 살의 서윤재인지, 아니면 서윤재의 몸을 한 18세 소년 강경준인지에 대한 감정선이 모호하게 처리되면서 시청자들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비판을 받은 부분은 단연 최종회 결말이었다. 마지막 방송에서 독일로 떠났던 강경준이 돌아와 길다란과 재회하는 모습을 그렸으나, 가장 중요한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두 사람의 영혼이 제자리로 돌아갔는지, 그리고 영혼이 원래대로 돌아간 강경준이 길다란과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지 등의 핵심 맥락을 완벽하게 맥거핀으로 남겨두었다.

결국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불친절하고 혼란스러운 열린 결말을 선사하며 거센 항의를 받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길다란이 강경준에게 고백하는 로맨틱한 연출로 서사를 닫으려 했으나, 비어버린 인과관계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첫 회부터 성실하게 극을 따라온 시청자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주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전개상의 한계로 인해 ‘빅’은 방영 내내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며 동시간대 경쟁작들에 완전히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시 경쟁작이었던 MBC ‘빛과 그림자’와 SBS ‘추적자 더 체이서’의 강력한 서사에 밀려 대중적인 흥행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쓸쓸한 레이스를 펼쳤다.
최종회에서 겨우 자체 최고 시청률 11.1%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지만, 이는 작품의 화제성에 비하면 턱없이 아쉬운 성적표였다. 공유의 독보적인 1인 2역 연기력과 배우들의 눈부신 비주얼만이 남았을 뿐, 스토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일깨워준 사례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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