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김도영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자연스레 “부상”이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2024년 MVP, 30홈런-30도루, 타율 3할4푼7리, 리그를 지배했던 그 해의 그림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5년은 그 반대의 의미로 남았다. 숫자보다 고통이, 기록보다 재활이 더 많이 언급된 해였다.

시즌 초부터 김도영의 몸은 완전히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2024년 막판부터 이어진 피로 누적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개막을 맞이했고, 5월 들어 잔부상 신호가 잦아졌다. 팬들은 “몸이 무거워 보인다”, “스윙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했다. 타율은 3할 언저리를 유지했지만, 공을 맞히는 감각이 예전만큼 날카롭지 않았다. 무엇보다 장타의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 7홈런, 27타점, 0.309의 타율은 결코 나쁜 수치가 아니지만, 작년 김도영의 이름값에 비하면 분명 ‘조용한 시즌’이었다.

결정적인 변곡점은 9월 초였다. 9월 5일, 창원 NC전에서 김도영은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하다 왼쪽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처음엔 단순 근육 경직으로 보였지만, 정밀 검진 결과 재발로 판명됐다. 이미 시즌 중반부터 같은 부위에 부담이 있었던 터라, 구단과 의료진은 신중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9월 7일, KIA는 공식적으로 “김도영 시즌 아웃”을 발표했다. 그 경기 전후가 그의 2025시즌 마지막 출전 기록으로 남았다.

햄스트링 부상은 야구 선수에게 가장 까다로운 부상 중 하나다. 달려야 하고,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꿔야 하는 선수일수록 재발 위험이 높다. 김도영은 빠른 발과 폭발적인 스피드로 야구를 하는 선수다. 몸이 100%가 아니면 그 특유의 주루와 타격 타이밍이 다 무너진다. 팬들은 아쉬워했고, 구단은 “재활에 전념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열려 있었지만, KIA는 김도영을 더는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만큼 부상 상태가 심각했고, 재발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사실 2025년의 부진은 단순히 성적이 떨어졌다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시즌 내내 이어진 통증 관리, 상대팀의 견제, 그리고 무엇보다 “MVP의 다음 해”라는 정신적 부담이 복합적으로 얽혔다. 투수들은 더 집요해졌고,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빠지는 변화구를 유도했다. 김도영은 이를 참으며 팀 배팅을 하려 했지만, 몸이 받쳐주지 않으니 스윙 타이밍이 늦어지고 타구 질이 무뎌졌다. 그가 자주 내는 빠른 타구 대신, 파울 플라이와 땅볼이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상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는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2024년에는 홈런 38개, 도루 30개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홈런 7개, 도루 10개 미만으로 크게 줄었다.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으니 폭발적인 스윙이 나오지 않았고, 주루에서도 무리하지 않았다. 김도영은 평소처럼 1루를 지나 2루까지 파고드는 플레이를 즐겼지만, 시즌 중반 이후에는 사인을 받아도 몸이 반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안 다치는 게 제일 큰 도움이야.” 그가 팀 동료들에게 남긴 이 말은, 올해 시즌의 전부를 대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도영은 팬과 동료들에게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남았다.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도 원정 응원단에 함께하며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후배 선수들에게 꾸준히 조언을 건넸다. 시즌 막바지, 팀이 가을야구 진출을 두고 치열하게 싸울 때 그는 덕아웃에서 “다시 그라운드에 설 날만 기다린다”고 짧게 말했다.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이런 침묵의 시간은 결국 더 단단한 복귀를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이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내년으로 향한다. 김도영은 현재 재활에 집중하고 있으며, 구단은 2026시즌 스프링캠프 합류를 목표로 회복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의료진도 “조심스럽지만, 회복 속도가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의 부진이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몸 상태에서 비롯된 만큼, 건강이 회복된다면 본래의 폭발력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김도영의 장점은 타고난 스피드와 힘뿐 아니라, 성실함과 끈기다. 하루하루 반복된 재활 프로그램을 묵묵히 소화하는 그의 태도는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결국 2025년 김도영의 시즌은 ‘불운의 해’로 남겠지만, 동시에 ‘기다림의 해’이기도 했다.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장면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 빠르고 강했던 선수가, 한동안 멈춰 서서 자신을 고치는 시간. 그 시간은 아프지만, 그만큼 강해지는 시간이다. 김도영은 아직 젊고, 그의 전성기는 여전히 길게 남아 있다. 2026년, 완치된 몸으로 다시 홈으로 파고드는 그의 모습을 상상하는 팬들이 많다.
2025년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김도영은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부상과 피로 누적 속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9월 5일 NC전에서 햄스트링 재발로 결국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9월 7일 구단의 공식 발표로 시즌 아웃이 결정됐고, 그는 재활에 전념했다. 기록은 잠시 멈췄지만, 야구는 계속된다. 부상은 선수에게 큰 시련이지만, 김도영은 이 시련을 통해 더 단단한 선수가 될 것이다. 작년의 화려함은 잠시 멈췄지만, 팬들은 안다. 그가 다시 타석에 설 때, KBO의 가장 빠르고 강한 타구 소리를 또 한 번 듣게 될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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