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화인류학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저서 ‘대변동’에서 “핀란드는 강대국인 소련과 긴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지정학적 제약으로 선택의 자유를 크게 제한받았다”고 했다. 2차대전이 끝난 뒤 핀란드는 자국이 처한 현실을 받아들였다. 독립을 지키면서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고난도 줄타기 외교를 벌였다. 우르호 케코넨 전 핀란드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핀란드 외교정책의 기본 과제는 핀란드의 지정학적 환경을 지배하는 이해관계에 핀란드의 실존을 맞추는 것이었다”고 술회했다.
2차대전 이후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 노선을 지켜온 핀란드와 스웨덴이 유럽·북미 지역 집단안보체제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한다. 지난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30개 회원국 모두 두 나라의 가입 의정서에 서명하기로 합의해 가입 절차가 시작됐다. 회원국 정부의 가입 의정서 서명과 의회 비준이 완료되면 두 나라는 나토 회원국이 된다. 나토와 러시아 간 육지 경계는 두 배로 늘어난다. 유럽 안보 지형이 바뀌는 것이다.
러시아가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 참석차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해 “만약 우리에게 위협이 된다면 긴장은 불가피하다”면서 “군부대와 시설을 그곳에 배치하면 우리는 똑같이 대응할 수밖에 없으며 우리를 위협하는 영토에 대해 같은 위협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에 따라 핀란드와 스웨덴이 안보에 위협을 느껴 나토 가입을 신청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자충수다.
박완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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