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철의 골프이야기] 청풍명월(淸風明月) – 바람이 선선해지면 골퍼는 깨어난다

김기철 2025. 8. 1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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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가 지났다.

입추 이후 가늘게 부는 바람, 낙엽이 일렁이는 페어웨이, 햇살에 반짝이는 그린 위의 공 하나, 그리고 동반자들과 함께 걷는 이 길, 이 모든 것이 청풍명월이다.

여름 내내 무더위와 싸우며 라운드를 했던 골퍼라면 이제야 진짜 골프의 계절이 왔음을 느낄 것이다.

청풍명월 - 이제 골프가 다시 아름다워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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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가 지났다. 여전히 한낮엔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은 살짝 선선하고, 하늘은 한층 높아지는 것 같다. 계절은 언제나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골퍼들에게 입추는 알람처럼 작용한다. “이제 곧 라운드하기 진짜 좋은 계절이 온다.” 동반자들과 더 집중할 수 있는 가을 골프를 준비할 시기다. 클럽을 닦고, 공을 고르고, 예약 창을 들여다보며 가을 골프를 준비한다.

이런 순간 문득 떠오르는 고사성어가 있다.

바로 청풍명월(淸風明月)로 ‘맑은 바람과 밝은 달’, 자연이 선사하는 청량함과 고요함, 그리고 그 속에 깃든 인간의 마음가짐까지 아우르는 표현이다. 이 성어는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그 유래는 송나라 문인 소동파(蘇東坡)의 대표 문장 《赤壁賦(적벽부)》에서 찾을 수 있다.

“淸風徐來(청풍서래),水波不興(수파불흥)”

“맑은 바람이 천천히 불어오고, 물결 하나 일지 않는다.” 그는 자연 속에서 인간의 번뇌를 내려놓고, 바람과 달을 벗삼아 유유자적하는 삶을 노래했다. 이후 조선시대 선비들은 이를 인생의 이상향으로 삼았다. “청풍명월은 내 것”이라 하며 물질은 부족해도 정신은 풍요롭기를 바랐다. 이제 이 고사성어를 골프의 풍경과 마음가짐에 빗대어 본다. 골프장에 서면 ‘청풍’은 더없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입추 이후 가늘게 부는 바람, 낙엽이 일렁이는 페어웨이, 햇살에 반짝이는 그린 위의 공 하나, 그리고 동반자들과 함께 걷는 이 길, 이 모든 것이 청풍명월이다. 여름 내내 무더위와 싸우며 라운드를 했던 골퍼라면 이제야 진짜 골프의 계절이 왔음을 느낄 것이다. 덜 지치고, 더 여유롭고, 그 속에서 스코어보다 사람과 풍경을 더 많이 바라보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렇기에 청풍명월은 풍경이 아니라 태도다. 동반자의 실수를 위로하고, 캐디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자신의 미스샷에 관용을 보내는 여유를 부려보자.

가을은 골프에서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품격임을 기억하게 되는 계절이다. 바람을 읽고, 해의 각도를 가늠하며, 자연과 협상하듯 공 하나를 굴리는 이 스포츠는 결국 인간과 자연이 만나 이루는 하모니다.

청풍명월이 딱 그 모습이다. 입추가 지났으니 골퍼는 다시 깨어난다. 더위를 이유로 멈췄던 라운드, 바람 한 점이 골퍼의 마음에 다시 불을 붙인다.

청풍명월 - 이제 골프가 다시 아름다워지는 시간이다.

[김기철 마니아타임즈 기자 / 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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