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Dream] LG 트윈스 우강훈

우직하고 강하게

노력이란 무엇인가. 사전에서는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애를 쓰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위기에 빠진 팀을 위해 묵묵히 불길로 걸어 들어간 덕에 전성기의 문을 열어젖힌 우강훈은 성실함이 내면에 가득 찬 걸로도 모자라 겉으로 드러나는 듯 보였다. 몸에는 힘을, 마음에는 꿋꿋한 의지를 다져 넣기 위해 애썼을 과거가 눈에 선했다. 최선을 다한다고 누구나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도중에 포기하는 사람의 수는 현저히 줄어들 텐데, 자고로 그렇지 못한 과정에서 비롯된 불안감이 새로운 우여곡절을 불러일으키는 법이다. 쉽사리 성과가 나지 않을지라도 우직하고 강하게 자신만의 궤적을 그려 나갈 우강훈. 끝없는 노력이 그를 어디까지 데려다줄지, 그 설레는 여정에 기꺼이 동행해 본다.

Photographer Seul Lee Editor Jiin Lee Location Jamsil Baseball Stadium

<더그아웃 매거진>과 첫 만남이네요. 소감이 궁금해요. (4월 14일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LG 트윈스 투수 우강훈입니다. 유튜브에서만 보던 화보 촬영을 직접 해 보니까 어색하기도 하고,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격려해 주셔서 자신감 있게 했어요. 이렇게 출연하게 돼서 설레고 기쁩니다.

개막한 지 2주 정도 지났어요. 요즘 컨디션은 어때요?
컨디션은 100%예요. 개막하고 초반에 등판이 꽤 잦았다고 느꼈는데, 막상 저번 주에는 두 경기밖에 안 나가서 충분히 회복됐어요.

홀드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는 것보다 단상 인터뷰를 할 때 더 떨린다던데 지금도 긴장돼요?
인터뷰는 해도 해도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야구는 계속 연습을 하니까 자신감 있게 해 보려고 하는데, 인터뷰에서 질문에 즉각적으로 답변하는 건 어떻게 준비할 수도 없다 보니 매번 어색함을 느껴요.

#Mr.우

시즌 초, LG 트윈스의 히트 상품은 누가 뭐래도 투수 우강훈이었다. 올 시즌은 시범경기부터 공인구의 반발력 계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정도로 예년보다 장타와 홈런이 속출하며 고득점 경기가 이어진 터였다. 그 가운데에서 상대 타자들의 출루를 최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0점대를 유지했던 우강훈을 향한 환호와 박수가 더욱 거셀 수밖에 없었다.

아직 개막한 지 한 달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여섯 번의 등판 중 팀의 리드를 지켜 낸 횟수가 네 번이나 되는 이 어린 선수에게 반짝이는 상을 하나쯤 쥐여 주고 싶은 게 스포츠 팬이라면 가질 수밖에 없는 마음 아닐까. 다만 이런 상황에도 과하게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기나긴 시즌을 잘 치러낼 수 있는 법. 그렇기에 묵묵히 본인의 몫을 다하면서 결과와 기록은 그저 행운 덕분이라고 말하는 우강훈은, 자신이 바라는 대로 올 시즌 내내 잠실야구장의 노란 물결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직감했다.

인터뷰일 기준으로 6경기에 등판해 벌써 4개의 홀드를 올렸어요. 2026시즌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해요.
이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은 전과 다를 것 없었어요. 꾸준하게 훈련하면서, 부족한 걸 보완하려 했어요. 홀드도 많이 하면 좋겠지만, 여건이 갖춰져야 하고 운도 따라 줘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개인적인 목표는 1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주어진 상황에 맞춰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개막전에 등판해 2개의 삼진을 잡으며 삼자범퇴를 기록했어요. 경기가 끝난 뒤 식사하러 갔다가 “오늘 네가 제일 잘했어~!”라며 칭찬하는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던데, 당시 상황이 어땠어요?
경기가 끝나고 나서 선수 몇 명이 모여 저녁을 먹으러 ‘고박사’에 간 날이었어요. 근데 죄송하게도 제가 통화하면서 정신없이 들어가느라 그런 말씀을 해 주셨는지까지는 제대로 못 들었어요. 그래도 식당에 들어가자마자 안에 계시던 분들이 고생했다고 얘기해 주셔서 놀랐던 기억이 나요.

4월 2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중심 타선을 상대했어요. 특히 나성범과 맞붙었을 땐 풀카운트에서 고개를 세 번이나 젓고 나서 헛스윙 삼진을 끌어낸 장면이 화제였어요.
직구가 계속 커트 당하던 상황이라 같은 구종을 더 던지다간 타이밍이 맞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평소 (박)동원 선배보다 (이)주헌이와 호흡을 맞췄던 경험이 잦아서 ‘그냥 내가 던지고 싶은 거 한번 던져 보자’ 했던 게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졌어요. 동원 선배님께서도 따로 잘 던졌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4월 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8회 말 1점 차에 등판해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이닝을 정리하며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 줬죠.
고척 스카이돔에서 두 번째로 등판한 거라 그다지 긴장되지는 않았어요. 그동안 LG가 고척에서 고전했다고는 하지만, 전 장소나 환경에 신경 쓰는 타입이 아니라 괜찮았습니다. 제가 할 것만 하면 되니까요. (같은 날 9회 더그아웃에서 임찬규가 찾아와 말을 거는 장면이 찍혔는데, 뭐라고 하던가요?) 찾아오셔서는 잘 던졌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벌써 홀드가 세 개째라고 말씀하시면서 되게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그 이후로 평균자책점 0을 유지하다가, 일주일 후 SSG 랜더스전에서 홈런을 맞으며 ‘미스터 제로’가 깨졌어요. 피홈런 직후 안타를 맞고 나서 김광삼 코치와 박동원이 마운드에 방문했을 때는 어떤 이야기를 해 줬나요?
잘하고 있다고, 맞아도 괜찮으니까 지금처럼 자신 있게 던지라고 해 주셨어요. 사실 코치님께서 마운드에 올라오실 때는 ‘투수를 교체하시려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곤 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절 안 바꾸시고, 동원 선배님이 “나 믿고 던져!”라고 하시면 흔들리던 마음도 정리가 돼요. 저도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고, 자연스럽게 결과도 좋게 나오는 것 같고요.

유영찬이 원정 경기에 가면 룸메이트인 우강훈의 기를 뺏는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둘이 생활 패턴은 잘 맞나요?
영찬이 형이 저와 비슷하게 말수가 많지 않아서 잘 맞아요. 따로따로 다니다가도 밥 먹을 때는 만나고, 쉴 때는 각자 쉬면서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저도 영찬이 형의 기를 뺏으려고 하고 있어요. 요즘 제가 8회에 던지면 형이 9회에 이어서 나오다 보니 서로 좋았던 부분과 아쉬운 점을 피드백해 주기도 해요.

개막전을 제외하곤 등판한 모든 경기가 3점 차 이내로 매우 접전 상황이었는데 부담이 느껴지진 않아요?
부담은 아예 없어요. 점수 차가 크든 작든, 어떤 팀이 앞서는지도 전혀 신경을 안 쓰는 타입이라서요. 방금 3점 이내라고 하셨는데, 사실 더 근소한 1점 차여도 상관이 없어요. 물론 중요한 때일수록 더 잘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스타일이지만, 하지만 결국 그것도 긴장감보다는 책임감에 가까워요.

밸런스게임을 준비했어요. 헛스윙 삼진과 루킹 삼진 중 더 기분 좋은 상황은 뭐예요?
루킹 삼진이요. 개인적인 기준으로 말해 보자면, 헛스윙은 타자가 공을 칠 수 있겠다고 느껴서 배트를 낸 거잖아요. 그에 반해 루킹 삼진은 타자가 손도 못 댈 정도로 허를 찌른 느낌이라 더 짜릿하더라고요.

#LG 적응 완료

스무 살은 교복을 벗은 학생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남은 삶을 설계해 나갈 시기다. 교복보다 더 긴 시간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들은 새로운 팀의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1군 무대 진출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다시 한번 구슬땀을 흘린다. 하지만 프로 리그는 학창 시절보다 더 치열하고 호락호락하지 않은 적응의 연속이 아니던가. 내가 무언가를 고르기보다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리는 일이 익숙해지기에, 프로라는 길에 들어선 새싹들은 갑작스레 변한 환경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법을 먼저 배우게 될지도 모르겠다.

2021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아 전혀 연고가 없는 부산으로 떠났던 우강훈은 전역 후 트레이드로 잠실야구장에 새 둥지를 틀었다. 낯을 가리는 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고교 시절을 함께 보낸 송승기의 조언을 구했고, 한발 앞서 팀에 자리 잡은 박명근의 도움을 받았고, 비슷한 시기에 적을 옮긴 이종준과 우정을 쌓았다. 그렇게 조용히 존재감을 늘려간 그는 어느새 자기관리에 통달한 걸로 소문난 최고참 선배 김진성의 인터뷰에서 ‘성실함’이라는 키워드 옆에 이름을 올렸고, 감독과 코치가 믿고 맡기는 ‘필승조’라는 수식어는 얻는 데 성공했다. 소란스럽지 않은 근면함. 인간 우강훈의 가장 큰 강점이 끝내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번에 퓨처스리그 캠프에 참가한 투수들의 성장세가 뚜렷해요. 최상덕 코치의 지도가 어떤 도움이 된 건지 궁금한데요?
제 경우는 작년과 재작년보다 피칭할 때 투구 수를 두세 배가량 늘렸어요. 강도가 세진 않더라도 개수를 늘려 던지게 하셨거든요. 그 과정에서 투구 밸런스를 스스로 잡아 나갈 수 있었던 부분이 좋게 작용했다고 봐요. 이 외에는 변화구를 구사할 때 팔이 나오는 속도를 일정하게 가져가는 연습에 주력했고요.

안 그래도 팔을 휘두르는 동작이 간결해진 걸 성적 향상의 주요인으로 꼽기도 하더라고요. 구속이 향상된 것도 비슷한 맥락인가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연습한 결과가 이제 나오나 봐요. 구속 욕심은 없는 편인데, 희한하게 시즌이 새로 시작할 때마다 1km/h씩 올라가더라고요. 근육량을 늘리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고, 경험이 없을 때 부족하던 자신감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져서 구속도 점차 늘어나는 게 아닌가 해요.

대만으로 퓨처스리그 스프링캠프에 갔을 때의 소식을 잘 들을 수 없었는데 재밌는 일화가 있었다면 하나 부탁해요!
휴식일엔 룸메이트였던 종준이 형과 (성)동현이 형, (양)진혁이까지 넷이서 시간을 자주 보냈어요. 캠프가 치러진 곳이 시골 동네다 보니 갈 데가 딱히 없어서 맛집이나 카페를 찾아보고 다녔어요. 한 번은 무슨 면 요리가 맛있는 집이 있다고 해서 가 봤는데, 네 명 다 입맛에 맞질 않아서 그 이후로는 거의 한식 위주로만 먹었던 기억이 나요.

이적 직후 롤 모델로 꼽았던 정우영 선배가 글러브를 챙겨 준다거나, 계속 말을 붙이며 챙기는 게 보이더라고요.
우영이 형께서는 야구장에서도 잘 챙겨 주시고, 그간 형이 해 왔던 경험을 정말 많이 알려 주셨어요. 인간적으로도 친해졌지만, 야구에 관해서도 가까워진 점이 특히 좋았어요.

야탑고를 함께 다닌 송승기와도 재회했네요. 마침 송승기도 전역 후 정신이 없었을 시기인데, 누가 먼저 팀에 적응했나요?
승기는 이미 신인 때 충분히 팀 분위기를 느껴 봐서인지 곧바로 적응한 게 보였어요. 저는 낯선 곳에 적응하는 데 오래 걸리는 성격이라 오히려 군대에 있는 승기한테 도움을 받았죠. LG에는 어떤 문화가 있는지 등 연락해서 이것저것 물어봤더니 잘 알려 주더라고요. 현장에서는 명근이가 잘 챙겨 줘서 생각보다 빨리 팀에 녹아들 수 있었어요.

이종준, 박명근과는 창원에서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에 가면서 ‘요아정즈’라고 불려요. 이 조합을 좋아하는 팬이 많은데, 탄생 비화를 알 수 있을까요?
저희가 그렇게 불리고 있었군요? (웃음) 방금 알았어요. 원래도 셋이 친해서 자주 같이 다니는데, 그날은 NC 출신인 종준이 형이 NC 선수 맛집 투어를 시켜 주겠다고 해서 다 같이 밥을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간 거였어요. (아직도 셋의 우정은 돈독한가요?) 네. 종준이 형이랑은 거의 매일 연락하고, 명근이도 거의 마찬가지예요. 근데 명근이는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보니까 가서 열심히 하라고 하고 있죠.

#잠실 우강훈

2023년 10월 5일은 우강훈이 1군 무대에 첫선을 보인 날이다. 당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맞붙은 상대는 다름 아닌 LG 트윈스. 당시 마지막 두 이닝을 책임지기 위해 등판한 우강훈은 6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와 사사구 없이 두 개의 삼진을 잡아 내며 자신의 등장을 알렸다. 그날 경기에서 28구 중 19개를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배짱은 훗날 트레이드의 물망에 오르는 단초가 됐다.

그렇게 감격스러운 프로 데뷔전을 가졌던 우강훈은, 이제 당시 상대였던 LG의 일원이 됐다. 새로운 팀에 온 지도 어느덧 3년 차, 그는 패전조로 시작해 추격조를 거쳐 팀의 어엿한 필승조에 이르기까지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갔다. 이제는 그가 없는 LG 불펜은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지경.

우강훈이 마운드 위에서 보여 준 투지의 이면에는 자신을 응원하는 이들을 향한 감사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화려한 쇼맨십 대신 노력으로 빚어낸 투구, 짧게 눈을 맞추는 순간에도 진하게 묻어나는 정중함은 그가 단순히 ‘공 잘 던지는 선수’를 넘어 ‘곁에서 오래도록 지켜보고 싶은 사람’임을 느끼게 한다. 그렇기에 조용함 속에서도 누구보다 강하게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근사한 사람의 꽃길은 더 열띤 응원을 부르는 게 아닐까.

일찍 출근한다고 소문난 김진성 다음으로 야구장에 도착한다고 들었어요. 평소 하루 루틴이 어떻게 돼요?
경기 전에 야구장에 도착해서 가볍게 치료를 받고, 스트레칭을 한 다음에 근력을 보강하는 순서예요. 사실 보통의 선수들과 크게 다른 건 아닌데, 횟수가 남들보다 더 많을 뿐이에요. 다른 점이 있다면 제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좋아해서 경기가 끝나고도 더 하는 편이라는 거예요.

러브 기빙 페스티벌에서 미쓰에이의 ‘bad girl good girl’ 무대는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거예요?
원래는 러브 기빙 페스티벌 행사에 참여를 안 할 줄 알았다가 가게 된 거였어요. 춤을 준비하면 어떻겠냐고 하셔서 승기랑 (이)영빈이랑만 하고 있었는데 (최)원영이랑 주헌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02즈’, ‘03즈’ 다 같이 하자고 뭉쳤어요. 물론 노래는 (이)지강이 형이 고른 거였지만요. (조회수가 10만이 넘었던데 후속 활동을 기대해도 되나요?) (머뭇) 팬분들이 좋아하신다면 할 의향은 있습니다!

문보경이 본인을 봤을 때 자신과 외모가 닮았다고 했다던데, 그 말에 동의하나요?
(고민 없이) 닮았어요. 제가 지금보다 몸집이 커지면 더 비슷해지지 않을까 싶고요. ‘잠실 차은우’를 닮은 건데, 저는 당연히 좋죠.

오늘은 커피차 서포트도 받았고, 마킹 키트도 개막한 지 일주일도 안 돼 동나면서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어요.
아직 시즌 초반이고, 팬분들께는 정말 잠깐 제 모습을 보여 드린 거잖아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멀리 보시고 벌써 유니폼에 제 이름을 마킹까지 하며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에요.

이제 본격적으로 커리어가 시작된 선수로서, 앞으로 어떤 투수가 되고 싶어요?
일단 마운드에 올라왔을 때 팬분들이 편안하게 보실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안 다치고 꾸준히 잘해서 우승에 공헌할 수 있는, 우승 시즌에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 선수면 더할 나위 없을 거예요.

본인에게 응원을 보내 주는 팬분들께 마지막 인사하며 마무리할게요.
아직 보여 드린 모습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도 많은 사랑과 응원 보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에 보답할 수 있게 지금부터 끝까지 만족스러운 모습 보여 드리려고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카메라 앞에서는 낯을 가리고 인터뷰를 앞두곤 연신 긴장하더니, 정작 본격적인 대화에 들어가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여유롭게 조리 있는 답변을 내놨다. 그 모습을 보며 실전에 강한 사람은 날 때부터 다른 건지, 이 또한 노력의 결과인지 궁금증이 피어났다. 단 1구에 팀의 운명이 오가는 탓에, 때로는 약 145g밖에 되지 않는 야구공이 천 근보다 무겁게 느껴질 법도 할 터. 하지만 짧은 만남임에도 그에게 그런 날이 오더라도 남들보다 금세 어깨를 털어낼 거란 믿음도 함께 생겨났다.

“부진에 빠지거나 멘탈이 흔들린다는 것은 A급 활약을 펼친 적이 있다는 것이다”라는 염경엽 감독의 코멘트처럼 지난 4월 11일 ‘미스터 제로’가 맞은 시즌 첫 피홈런은 그간 보여 준 A급 활약에 탄성처럼 찾아온 재난에 가까웠다. 실제로 우강훈은 실점 직후 빠르게 위기를 넘겼고, 이제 자신이 팀의 믿음직한 상수가 됐다는 걸 증명했다.

가능성이 농후한 투수의 등장은 언제나 리그를 즐겁게 한다. 그리고 사이드암 투수로서 150km/h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이 선수를 보고 있노라면, 과거 신인왕, 홀드왕, 최연소 100홀드까지 차지하며 팬들의 무한한 애정을 받았던 정우영이 떠오르기도 한다. 자연히 우강훈을 향한 LG 팬들의 기대가 더욱 특별할 수밖에. 과연 그는 올해의 끝에 어떤 모습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을까.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6년 181호 (5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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