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의 강세, 코스닥 시장의 운명은? f. IBK투자증권 박근형 부장

#시장 동향

코스피는 8.12pt 하락한 2,452.05pt로 출발했습니다. 외국인은 선물 매수, 기관은 현선물 매도로 출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한 가운데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추가 규제 발표로 반도체 업종은 하락 출발했습니다. 9월 미국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상회하자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금리인상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9월 미국 소매판매 및 근원 소매판매 모두 전월비 각각 0.7%, 0.6%로 예상치를 상회하며 꺾이지 않는 소비심리를 보여줬습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 4.8%대로 급등하고 2년물 역시 5.2%대까지 급등하며 17년만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중 분쟁 우려로 요소수, 희토류, 페라이트 등 테마가 강세를 보였고 미국 소매판매각 예상치를 상회하며 의류와 OEM 업종이 강했습니다. 이 외에 자동차, 부품, 타이어, 은행 보험 증권, 건설, 해운, 조선 조선기자재 피팅, 통신, 신재생에너지도 상승했습니다. 또 비료 농업 사료, 방산, 5G통신장비 등 테마가 강세를 보인 점도 특징적이었습니다. 반면 시장기대에 못 미치는 렉라자 병용 요범의 초록리 공개되며 유한양행 등 제약 바이오 크게 부지했습니다.

10시를 지나며 외국인은 코스피200에 대해 순매수로 전환하며 삼성전자가 상승 전환했고 개장후 강세를 보이던 2차전지는 약세로 전환하며 수급 시소게임이 나타났습니다. 11시를 지나며 중국의 3분기 GDP 성장률과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을 대폭 상회하는 서프라이즈로 발표되며 외국인은 현선물 매수 규모를 확대하며 코스피는 상승으로 돌아섰습니다.

외국인은 이틀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하며 전기전자, 자동차, 금융을 매수한 반면 화학, 의약품은 매도했습니다. 코스닥에서는 엔터주와 일부 2차전지만 매수했습니다. 기관은 코스피 전기전자와 금융을 매수한 반면 의약품은 대량 매도했습니다. 코스닥에서는 2차전지 일부를 매수하는데 그쳤습니다.

삼성전자가 상승 전환하며 지수를 방어했고 반도체 관련 중소형주도 장중 낙폭을 축소했습니다. 자동차, 철강 업종 일부도 상승했습니다. 코스닥은 제약주 약세에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유한양행 임상 결과 발표 이후 급락이 나타났고 다른 제약주에도 영향을 끼치며 지수에 부담을 줬습니다.


#업종 동향

1. 美 상무부, 추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기술을 적용한 AI 칩과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내놓은 지 1년 만에 조치를 강화한 것으로 사양이 낮은 AI 칩에 대해서도 중국으로의 수출을 추가로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 전용으로 내놓은 저사양 AI 칩인 A800과 H800 수출이 통제될 것으로 전망되고 인텔이 중국 판매용으로 출시한 가우디2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지난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가 4.68% 하락했습니다.

주요 규제 변경 사항에 따르면 첨단반도체의 정의를 기존에는 반도체 간 통신 속도를 기준으로 정의했으나, 앞으로는 면적당 성능(performance)으로 정의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특정 성능을 하향하거나 혹은 반도체 구조를 변화시켜서 우회적인 방법으로 수출하는 것도 막겠다는 방침입니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의 A800/H800 뿐만 아니라 인텔과 AMD가 개발 중인 저사양 칩도 판매 금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도체 장비에 대한 규제도 강화했습니다. 기존에는 로직 기준이었습니다. 따라서 14nm 공정 구현이 가능한 장비들을 제한했지만 45nm로 보다 더 규제를 강화합니다. SMIC가 28nm 장비를 이용해 7nm를 구현했다는 의구심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제재 기업(entity list)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총 13개의 중국 기업이 새로 추가됐습니다. 모두 GPU 개발 업체로 규제의 핵심이 되는 최첨단(AI) 반도체 개발을 제한하려는 행보로 평가됩니다.


2. 렉라자 병용요법 임상 결과… 기대 이하

렉라자 병용요법 임상 결과 초록이 공개됐고 일각에서는 공개된 초록에서의 임상 결과가 생각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임상 결과는 성공적이지만 기대한 데이터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이번 임상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군은 항암제 효능 평가의 핵심 지표인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mPFS)이 23.7개월로 타그리소 단독군의 16.6개월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의 위험을 30% 낮췄습니다. 이번 결과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생각보다 렉라자의 병용 투여 mPFS가 좋진 않다”며 “ESMO에서 상세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인 만큼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증권은 유한양행에 대해 기존 표준 치료법인 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를 뛰어넘는 결과를 확인했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화학요법 병용 임상 3상 FLAURA2의 mPFS 차이(타그리소 mPFS 대비 9.5개월 개선)보다 아쉬웠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만 이번 임상 결과에 따라 Lazertinib의 상업적 가치는 바뀌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23.7개월이라는 절대값은 기대보다 낮지만 타그리소 대비 무진행생존기간이 7개월 개선됐다는 것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6개월 이상의 개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FDA 허가신청 할 것이고 허가와 판매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강하다보니 국채금리가 급등한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제약 바이오 관련주는 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변화가 큰 테마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제약 바이오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유한양행, 오스코텍, 지아이이노베이션, 한올바이오파마, 한미약품, 알테오젠, 셀트리온 그룹주 등 전반적인 제약 바이오 관련주가 동반 하락했습니다.


3. 미국 소매판매 지표 호조... 의류 OEM 상승

대신증권은 전날 발표된 9월 소매판매가 0.7% 큰 폭으로 증가했고 가전과 가구가 부진한 반면 자동자와 의류 판매가 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대신증권은 또 지난 7월부터 미국 도매의류 순공급액이 전년동월대비 감소로 전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순공급액은 전월 재고액에서 당월 판매액을 뺀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재고가 줄고 그 동안 발주를 줄여 생산이 거의 일년간 줄다보니 순공급액도 7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세로 전환된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미국 의류 판매를 공격적으로 가정하지 않더라도 공급이 절대적으로 크게 줄어 2024년 1분기부터 당장 판매할 S/S 제품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다행히 9월에도 의류 판매가 늘었습니다. 대신증권은 4분기 판매 데이터를 좀 더 봐야겠지만 당장 수주는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있고 증가하는데 문제가 없어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