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김천. 보통은 지나치는 도시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서울에서 KTX로 1시간 남짓, 구미나 대구 가는 길목에 놓여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김천에 한 번이라도 다녀온 사람들은 이 도시에 대한 기억을 유독 ‘맛’으로 떠올립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진심이 담긴 밥상, 재료를 아끼지 않는 정직한 식당들, 그리고 지역민들이 사랑하는 숨은 맛집들. 그 모든 요소가 김천이라는 도시에 따뜻한 색을 입혀주죠.
지금부터 소개할 김천 맛집 10곳은 그냥 ‘유명한 곳’이 아닙니다. 직접 발로 다니며 만나본, 그리고 음식 그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가 되는 그런 곳들이에요. 오늘은 김천 맛집 추천 Top 10을 안내드릴게요. 마음속 여행 메모장에 꼭 적어두세요.
1. 솥뚜껑 위에서 피어나는 진심, 목구멍 김천점

김천 율곡동에 위치한 ‘목구멍’은 이름부터 강렬해요. 이름만 들으면 왠지 고기 한 점 삼킬 때의 뜨거운 맛이 떠오르죠. 이 집의 시그니처는 바로 솥뚜껑 삼겹살이에요. 커다란 솥뚜껑 불판에서 기름기 자르르 흐르는 삼겹살을 굽는 그 순간, 향만으로도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미박 삼겹살’이라는 독특한 고기. 껍질을 벗기지 않고 구워내기 때문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요. 여기에 청도 미나리, 갓김치, 멜젓, 파절이 같은 반찬이 줄줄이 등장하는데, 조합하는 재미도 쏠쏠하죠. 음식뿐만 아니라 사장님과 직원들이 매달 고기 굽기 테스트를 받는다는 사실도 인상 깊었어요. 하나의 식당이 아니라 작은 고기 미식 교육장이랄까요?
무겁지 않은 가격, 활기찬 분위기, 그리고 한결같은 맛. 이 세 가지가 ‘목구멍’을 김천 고깃집의 대표주자로 만들었습니다.
2. 따뜻한 한 상의 위로, 우리반상시월 김천본점

“시월의 온기를 한 그릇에 담다.”
이 말 한 줄이 이 식당의 모든 걸 설명해요. 율곡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우리반상 시월’은 마치 오래된 시골집에서 할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받는 기분이에요.

대표 메뉴는 돌솥밥 정식. 뚜껑을 열면 밥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뜨거운 돌솥의 잔열로 밥알이 서서히 누룽지가 되기 시작하죠. 반찬 하나하나도 대충 만든 느낌이 전혀 없어요. 멸치볶음, 나물무침, 제철 생선구이까지 간이 절묘하고 정갈합니다.
이곳은 점심시간이 특히 붐비는데요. 평일에는 3시부터 4시 반까지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정성껏 만든 한식을 맛보고 싶다면, 김천에서는 이곳이 단연 최고입니다.
3. 김치와 돼지고기의 완벽한 공존, 윤가네촌돼지

김천시 대항면, 조금 외곽으로 빠진 이곳에는 조용한 마을 안쪽에 작은 고깃집이 하나 있어요. 이름은 윤가네촌돼지. 그런데 이 작은 식당이 2TV 생생정보까지 타며 김천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대표 메뉴는 단연 돼지김치구이. 적당히 숙성된 김치와 100% 국내산 생삼겹이 만나 불판 위에서 고슬고슬 볶아지는데, 그 냄새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져요.

고기와 김치의 비율, 불 조절, 소스 선택까지 하나하나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어요. 일반적인 고기집과 달리 ‘한 끼의 정성’이 담긴 느낌이랄까요?
직지사 근처라 여행 코스로도 좋고, 주말에는 브레이크 타임 없이 운영되어 드라이브 겸 다녀오기에도 딱입니다.
4. 김천의 진짜 소고기 맛집, 안동황소식육식당

김천에서 한우를 제대로 먹고 싶다면 율곡동 안동황소식육식당으로 향하세요. 여기선 상위 1% A++ 등급의 No9 한우만을 다룹니다. 고기의 퀄리티는 말할 것도 없고, 특히 8주간 저온 숙성한 고기라서 그 육향이 깊고 부드러워요.

이곳의 포인트는 고기 맛뿐만이 아니에요. 유아 놀이방, 넉넉한 주차장, 육회 케이크 서비스 등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배려한 세심한 디테일이 매력입니다. 단체 회식부터 기념일, 부모님 모시고 외식할 때까지 다 좋죠.

특히 생일 예약 시 나오는 육회 케이크는 정말 감동 그 자체. 맛도 좋지만, 그런 이벤트가 사람 마음을 따뜻하게 해줘요. 김천에서 프리미엄 소고기 경험, 이 집이 정답입니다.
5. 정갈한 일본의 맛, 마타아시타

조용한 일식 한 끼를 원할 때, 김천 신음동의 마타아시타를 추천드릴게요. 깔끔한 외관,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블루리본에 이름을 올릴 만큼 제대로 된 일본 가정식을 선보입니다.
미소가츠, 계란말이 정식, 고등어 데리야끼 같은 메뉴들은 마치 교토의 작은 식당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줘요. 양은 많지 않지만, 그 안에 정성이 꽉 찬 느낌. 무엇보다 화려한 플레이팅이나 인스타용 비주얼보다, ‘따뜻함’을 중시하는 스타일이 저는 좋았어요.
점심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시간 맞춰 방문하시고요, 데이트 장소로도 굉장히 분위기 있어요. 연화지 산책 후 들르면 딱 좋습니다.
6. 도심 속 감성 한입, 메이 (MEI)

김천 연화지 근처, 교동 한복판에 있는 메이는 겉보기엔 조용한 파스타 가게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분위기가 달라져요. 우드 톤의 인테리어, 벽 한쪽의 감성 있는 소품들, 은은한 조명까지 어우러져 마치 도시 외곽의 감성 카페 같은 느낌이에요.

대표 메뉴는 크림 파스타와 수제 돈가스, 그리고 시즌마다 바뀌는 스페셜 메뉴도 인기예요. 특히 파스타는 소스에 힘이 있는데, 묵직한 크림의 고소함이나 토마토소스의 새콤함이 확실하게 느껴져요.
맛은 물론이고, 분위기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날엔 이곳이 찰떡이에요. 연화지 데이트를 끝내고 가볍게 들르기 딱 좋은 장소랍니다.
7. 김천 고기의 또 다른 정의, 고깃간

신음동 골목 한 켠에 자리 잡은 고깃간은 묵직한 한 점의 고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특히 반가운 곳이에요. 참숯직화구이를 고수하고 있으며, 고기 종류도 뒷고기, 꼬들살, 생목살 등 다양한 부위를 준비해두었어요.

고깃간의 매력은 단순한 ‘맛집’이 아니라, 고기 본연의 맛에 집중한 공간이라는 점이에요. 특별한 소스 없이도 고기의 질감과 풍미로 만족할 수 있는 수준.
회식이나 가족 모임, 단체 방문에도 무리가 없고요. 100% 국내산 생고기만 사용하는 점도 신뢰를 더해줍니다. 운영 시간도 늦은 밤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야식 겸 고기 한 상을 즐기고 싶을 때 찾기 좋아요.
8. 정갈한 자연의 밥상, 둥지톳밥

“오늘은 속 편한 밥이 땡긴다”는 날엔 김천 교동의 둥지톳밥이 제격입니다. 이곳은 건강한 한식, 그중에서도 톳밥 정식이 대표 메뉴인데요. 톳의 식감이 살아있는 밥 위에 정갈하게 차려진 오징어볶음, 나물 반찬, 된장국까지 더해지면 입보다 마음이 먼저 포근해져요.

특히 매일 아침 재료 손질부터 직접 한다는 사장님의 말이 인상 깊었어요. 모든 음식에서 인스턴트 느낌이 전혀 없고, 간도 삼삼해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요.
도심 속 한적한 골목 안에 자리한 이곳은,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천천히 음식을 대하고 싶은 날 딱 알맞은 선택지예요. 점심시간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살짝 일찍 방문하는 것도 좋은 팁!
9. 숯불의 깊이, 장영선 원조 지례삼거리불고기

김천 지례면의 터줏대감 같은 식당, 장영선 원조 지례삼거리불고기는 김천 시민들 사이에서도 손꼽히는 단골 맛집이에요. ‘불고기’라는 이름은 평범해 보일지 몰라도, 이 집의 불고기는 ‘진짜’예요.

숯불 석쇠 위에서 구워낸 양념불고기와 왕소금구이는 입안에서 퍼지는 육즙이 깊고 진해요. 여기에 고기 위에 딱 얹어 먹는 마늘, 파절이, 쌈채소까지 어우러지면 어느새 공깃밥은 사라지고 있죠.
점심 저녁 가릴 것 없이 붐비는 이유는 단순해요. 고기 자체가 맛있고, 그걸 잘 아는 사람들이 꾸준히 찾기 때문이에요. 오래된 단골들도 여전히 찾는다는 건, 이 집이 시간의 시험을 통과했다는 뜻이죠.
10. 작지만 진심 가득한 파스타집, 근처

김천 삼락동의 작은 골목에 숨어 있는 파스타집, 이름도 소박한 근처. 테이블 7개뿐인 아주 작은 공간에서 운영되지만, 음식만큼은 결코 작지 않아요. 무엇보다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이라는 문구가 마음을 설레게 하죠. 한 그릇의 밀도가 높다는 걸 직감하게 만드니까요.

대표 메뉴는 크림 파스타, 리조또, 수제 돈가스인데, 특히 크림은 물리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풍성해요. 그리고 이 집은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습니다. SNS, 광고, 리뷰 요청 모두 사절. 그저, 조용히 찾아온 손님들에게만 정직한 한 접시를 내주는 집이에요.
예약은 따로 받지 않기 때문에 웨이팅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여유 있는 오후에 슬리퍼를 끌고 조용히 찾아가는 그 과정조차, 이 집의 일부가 됩니다.
김천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맛의 결’
김천은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도시가 아니에요. 이제는 일부러 먹으러 가는 도시, 맛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도시로 자리 잡고 있어요. 소개해드린 10곳은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한 식당이 아닙니다.
음식 하나에 담긴 철학, 한 그릇에 담긴 지역성, 그리고 식당 주인의 진심이 전해지는, 그래서 다시 떠오르게 되는 그런 장소들이죠.
김천에서의 한 끼는, 단순한 식사가 아닌 기억이 됩니다.
다음에 김천을 지나게 된다면, 그저 ‘어디서 밥 먹지?’가 아니라 ‘이번엔 어디를 또 가볼까?’로 바뀌어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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