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정치 성과론’ 임태희 vs ‘현장 중심 대전환’ 안민석…마지막 ‘이틀 혈투’ [오상도의 경기유랑]

오상도 2026. 6. 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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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교육 수장 선거, 정책 대결 넘어 거물급 정치인 ‘진영 전면전’ 양상
임태희, ‘체덕지 인성교육’ 강조…안민석의 민주시민교육 부활 겨냥 직격탄
안민석, ‘경기북부 교육대전환’ 발표…“평균값 없는 북부, 공정한 기회 출발점”
정치적 중립성·하이러닝·중1 100만원 펀드 등 두고 공방…‘투표율’ 막판 변수

6·3 지방선거 본투표를 이틀 앞둔 1일, 전국 최대 규모의 교육 수장을 뽑는 경기교육감 선거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거물 정치인’ 출신인 두 후보가 경기 교육의 미래 권력을 두고 마지막 총력전에 돌입하면서 진영 간 전면전 양상마저 드러낸 상태다. 

지난달 26일 서울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경기도교육감 후보자 토론회에서 안민석(왼쪽) 후보와 임태희 후보가 두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의원과 장관을 거쳐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장을 역임한 보수 성향의 임태희 현 교육감은 이번 선거에서 ‘보수 수성’에 나섰다. 임 후보는 13년간 이어진 경기 교육계의 진보 우세 구도를 4년 전 깨뜨린 바 있다. 이에 맞서 17대 총선부터 내리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진보 진영 단일후보인 안민석 후보는 ‘진보 탈환’의 행보를 걷고 있다. 학생과 교원 수, 예산 규모 모두 전국 최대 규모인 경기교육청의 새 수장을 뽑는 경쟁 역시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임태희, ‘체덕지(體德智) 인성론’…“기초 없는 민주시민교육은 공허”

재선 고지를 노리는 임 후보는 본투표를 이틀 앞둔 이날 안민석 후보의 ‘민주시민교육 부활’ 공약을 정조준하며 강력한 견제구를 날렸다. 캠프의 상징 색깔마저 무소속에 가까운 흰색으로 통일하며 ‘교육의 탈정치화’를 선언한 임 후보는 “기초 공사 없는 집이 모래성인 것처럼 인성이 결여된 민주시민교육은 공허할 뿐”이라고 직격했다.

임태희 경기교육감 후보. 임태희 캠프 제공
임 후보는 재임 기간 추진해 온 인성 중심 행정도 강조했다. 취임 직후 기존 민주시민교육과를 생활인성교육과(현 생활교육과)로 개편했던 그는 이번 선거에선 자신의 교육 철학을 ‘몸이 건강해야 인성이 서고 지식이 쌓인다’는 ‘체덕지(體德智) 교육론’으로 정립했다.

아침 운동 프로그램인 ‘오아시스’를 936개교에서 희망 학교 전체로 전면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덧붙였다.

임 후보는 최근 대두된 ‘운동회 민원’ 논란에 대해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아이들의 미래와 교육 활동 보호가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급변하는 미래 인공지능(AI)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바른 인성의 인재를 키워내겠다고 자신했다.

◆안민석, ‘에듀 폴리티션’ 자처…“경기북부 교육격차 해소, 공정한 기회”

이에 맞서 진보 권력 탈환의 기치를 든 안 후보는 교육 현장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정치력으로 풀어내겠다며 ‘에듀 폴리티션(교육 정치인)’을 자처하고 나섰다.

안민석 경기교육감후보. 안민석 캠프 제공
안 후보는 1일 의정부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 후보 시절 폐지된 민주시민교육과의 부활을 천명하는 한편 ‘경기북부 교육대전환’ 청사진을 내놓았다.

안 후보는 경기북부를 “평균값으로 설명할 수 없는 거대한 소외 지역”이라고 진단했다. 인구 107만명의 고양시와 4만명대의 연천군, 양주 옥정의 과밀 학급과 포천의 소규모 학교가 공존하는 구조 속에서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교육의 출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 후보는 “교육격차 해소와 공정한 기회 보장을 북부 교육대전환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했다. 과밀학교와 작은 학교 맞춤형 지원, 문화예술·진로교육·돌봄의 지역 연계 추진도 공약했다.

그는 운동회 민원 문제와 관련해서도 학교시설을 주민에게 적극적으로 개방하는 대신 주민은 학교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상생 협약을 체결하겠다며 양방향 해법을 제시했다. 이어 무너진 경기 교육을 바로 세울 도구로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경기도교육청. 연합뉴스
◆‘머니 게임’ 치닫는 공약…투표율, 지지층 결집이 분수령

두 후보 모두 AI 기반 교육 인프라 확충과 대입제도 개혁에 한목소리를 냈지만, 세부 정책에서는 결을 달리하며 공방을 이어왔다. 특히 임 후보의 핵심 성과인 AI 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을 두고 안 후보는 실효성 부족과 교육 현장의 과부하를 지적했고, 임 후보는 교육 혁신의 성공적 롤모델이라며 맞섰다.

고3 학생의 운전면허 취득비 지원이나 중1 학생을 위한 100만원 펀드 조성 등 늘어나는 지방교육 예산을 의식한 ‘머니 게임’식 현금 공약의 현실성을 두고도 도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안 후보가 임 후보의 과거 윤석열 대선 캠프 총괄상황본부장 이력 등을 들어 ‘정치 중립성’ 훼손을 공격하자, 임 후보는 교육정책의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방어선을 친 상태다. 반면 지난달 30일 수원시 화성행궁광장에서 열린 안 후보 측 집중유세에는 진보 성향의 김상곤·이재정 전 경기교육감이 등장해 진보색을 보탰다. 김 전 교육감은 2009년 경기도에서 진보 교육감 시대를 연 주역이고, 이 전 교육감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경기교육감을 지냈다.

이처럼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의 특성상 최종 변수는 결국 투표율과 지지층의 결집으로 압축된다. 이틀간 치러진 사전투표의 지표를 바탕으로 본투표 당일 경기지역 유권자들이 임 후보의 ‘탈정치 성과론’과 안 후보의 ‘현장 중심 대전환론’ 가운데 어느 쪽에 표를 던질지 교육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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