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보다 10배 이상 비싸다는 논란의 '망 사용료'

최근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 발표를 하면서 밝힌 이유는 다름아닌 ‘비용’ 문제였다. 수많은 나라 중 한국에서만 영업하는 데 유독 돈이 많이 든다니 선뜻 이해가 가질 않는데. 유튜브 댓글로 “트위치도 철수시킨 한국 망사용료가 유독 비싼 이유를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트위치 같은 해외 기업들이 서비스를 제공할 때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돈이 많이 드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이다. 구조적인 문제가 아무래도 큰데, 정치권에서 논의 자체는 활발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트위치 같은 해외 기업들이 서비스를 제공할 때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돈이 많이 드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이다. 구조적인 문제가 아무래도 큰데, 정치권에서 논의 자체는 활발하지만 대부분이 통신3사 입장에 선 이야기일뿐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상황에 관해선 다들 입을 닫고 있다.

먼저 약간의 지식을 짚고 넘어가야 하는데 해외에 있는 인터넷기업이 우리나라 사용자들에게 동영상을 보내려면 곧장 우리나라 통신사와 접속할 수는 없다. 일단 해외 통신사에 접속하고, 그 해외 통신사와 우리나라 통신3사가 접속해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한다.

통신사들은 국제적으로 티어(Tier·계위)가 구분돼 있는데, 같은 티어끼리는 접속료를 내지 않는 게 국제 관례다. 문제는 우리나라 통신3사가 모두 2티어 이하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AT&T 같은 해외의 1티어 통신사로부터 데이터를 받으려면 그 통신사에 접속료를 줘야 한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우리나라는 글로벌 1계위 사업자가 하나도 없어요. 우리나라로 트래픽이 많이 들어오면 우리나라 망사업자는 KT가 2계위 사업자 정도 되는데 엄청나게 상대방 해외망 사업자한테 비용을 지불해야 되는 구조인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국내 통신사들은 해외 콘텐츠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비용 부담이 커진다. 그래서 이 비용을 자신들이 부담하지 않으려고 애초에 데이터를 보내는 콘텐츠업체로부터 받으려 하는 거다. 콘텐츠업체들 입장에선 이미 자기들은 본토 통신사에게 접속료를 냈는데 우리나라 통신사가 또 돈을 내라고 하니 반발할 수밖에 없다.

이때 통신사에서 동원하는 개념이 이전까지 국내 기업들에게 적용해왔던 ‘망사용료’라는 건데, 사실상 우리나라에만 있는 개념으로 예전부터 논란이 많았다. ‘망을 쓸 때 접속료 이외에 얼마나 썼는지에 따라 별도로 내는 돈’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트위치가 이번에 한국에서 철수한 건 결국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거다. 철수하기 전인 지난해 9월 최대 해상도를 1080p FHD에서 720p HD로 줄였던 것도 데이터 전송량을 최대한 줄여서 국내 통신사에 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였던 걸로 유추할 수 있다.

그 비용이 정말 트위치 주장대로 10배나 차이나는지는 알기 어려운데 각 업체와 통신사 간 구체적으로 얼마를 주고받는지는 대외비 계약사항인지라 공개된 적이 거의 없기 때문. 다만 참고할 자료는 있는데 2016년 해외 인터넷기업 클라우드플레어는 한국에서 인터넷기업이 서비스를 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유럽이나 북미의 15배라고 밝힌 적이 있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이런 문제를 이미 10년전쯤 예상하고 수를 써놓았다.

구글은 2012년을 시작으로 통신3사에 캐시서버라는 걸 각각 설치했는데, 쉽게 말하면 자주 쓰는 데이터를 임시저장하는 장비다. 해외에서 그때그때 들여와야 하는 데이터를 줄여놔서 국내 통신3사에 지불할 비용도 대폭 줄여놓은 거다.

국내 통신3사들은 당시 구글에게 이걸 허용한 것에 대해 두고두고 아쉬워하는 기색인데, 이 비용을 구글 측에게 계속해서 받아내는 게 그들 입장에서 계산상 훨씬 이득일 수 있어서다.

이런 통신사의 속내가 제대로 드러난 게 지난 9월에야 끝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소송전이었다. 넷플릭스가 구글과 비슷한 방식으로 캐시서버를 SKB에 설치하겠다고 제안했지만 SKB는 이걸 거절하고 그냥 돈으로 달라고 요구한 거다. 3년에 달하는 소송 끝에 결국 둘은 합의를 했는데 세부적인 내용은 역시 대외비다.

현재 국회에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8건 올라와 있는데, 이 법안들은 이렇게 캐시서버를 뒀는지, 해외 통신사와 접속해야 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망사용료 명목으로 국내 통신사와 협의해 돈을 지불하도록 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명분은 트래픽 양이 해외 인터넷기업 때문에 늘어나는만큼 그들에게 비용을 부담시켜야 한다는 것.

그러나 실제로 통신3사가 늘어나는 트래픽 때문에 얼마나 비용을 부담하고 있고, 설비투자에 또 얼마나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지는 공개한 적이 없는데 반면 이 비용이 통신3사에게 별로 부담이 안된다는 건 정부도 인정한 적이 있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우리나라 코로나 때 트래픽 엄청났잖아요. 그래서 지금 (인터넷)망의 용량이 부족한 거 아니냐, 국가 전체적으로. (라는 의문이 제기되니까) 과기정통부가 뭐라 그랬냐면요. 충분하다 그랬어요. 오히려 남는다. 망의 용량 자체가. 명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망사용료 무조건 지급을 법으로 만들어놓으면 당장 통신사들에겐 좋을지 몰라도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좋지 않은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 당장 넷플릭스도 소송 당시 국내 요금을 올릴 가능성을 내비친 적이 있고, 트위치의 이번 사례 역시 예시가 될 수 있다. 또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때도 반대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계에서는 통신사들이 설비 투자를 더 해서 1티어 통신사로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으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도 말한다. 현재 1티어 통신사들은 북미와 유럽 외에도 일본과 홍콩 인도 등에 15개 정도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시작부터가 통신사들의 의지가 필요한 일인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