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잠실] “관중석에 벽이 쌓인 것처럼 보였어요” SK의 기억 속 잠실체육관

최창환, 정다윤 2026. 2. 18. 07:0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잠실/최창환, 정다윤 기자] 이제 SK의 옆집, 잠실체육관에서의 경기는 없다.

서울 SK는 15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82-79로 승리했다.

SK마저 정규시즌 기준 잠실체육관 마지막 원정경기를 치른 팀이 됐다. 고양 소노, 창원 LG, 원주 DB에 이어 이곳을 밟았고, 네 팀 모두 승리로 문을 나섰다.

서울 연고 라이벌의 지붕 아래에서 가장 자주 부딪친 공간이었다. 더 이상 이곳에서 S-더비는 없다. 가까운 거리만큼 감정도 가까웠던 코트다.

그렇다면 마지막 잠실 원정을 함께한 SK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잠실체육관은 어떤 추억의 공간이었을까.
#전희철 감독_관중석에 벽이 있더라니까
고려대 1학년 때 정기전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선배들에게 열기가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와보니 관중석에 벽이 쌓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정도로 관중이 많았다. 대구 동양 시절 챔피언결정전(3~5차전), 올스타게임 2차 연장전도 이곳에서 치렀는데 그 당시에는 농구 인기가 많을 때라 관중석이 항상 가득 찼다. 삼성 출신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소중한 기억이 많은 체육관인데 사라진다니 아쉽다. 없어진다고 해서 찾아보니 1979년에 개장했더라. 세월 참 빠르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기만 코치_목발까지 짚고 왔었어
코리아텐더 시절 4강 진출을 확정 지었던 경기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나는 십자인대를 다쳐 재활할 때였다. 그래도 현장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목발을 짚고 벤치 뒤 좌석에 앉아서 봤다. 농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정기전이다. 아마 고려대, 연세대 출신으로 이곳에서 정기전을 치른 경험이 있는 농구인이라면 모두 정기전을 얘기할 것이다. 그만큼 웅장한 분위기가 남다르다. 덩크슛 못 하던 선수도 웜업할 때 덩크슛할 정도였으니까…(웃음). 1학년 때는 연세대 사정 때문에 열리지 않았고, 이후 3년 동안 1승 2패를 했다. 이제 사라진다고 해서 16일 팀 훈련이 끝난 후 셀카를 남겼다(웃음).

#오세근_부상을 딛고 첫 통합우승
아무래도 2016-2017시즌 통합우승(당시 KGC)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정현이가 워낙 자신감이 올라왔을 때여서 1대1로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마지막 공격을 시도했다. 정규시즌에서는 삼성에 열세(2승 4패)였고, 개인적으로는 마이클 크레익과 부딪치면서 갈비뼈를 다쳤었다. 이를 딛고 첫 통합우승을 해서 의미가 있었다. MVP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데뷔 첫 통합우승의 기쁨에 취해 있었던 기억이 더 크게 남아 있다.

#최부경_더 이상 뛸 일이 없겠구나
처음은 프로 오기 전에 대학생 신분이었을 때 경기를 보러 왔었다. 일반 관중의 신분(?)으로 와서 봤었는데 그때의 감성과 선수의 감성이 너무 다르다. 당시엔 위에서 본 코트가 좁아 보였다. 반대로 코트에서 보면 엄청 넓더라. 경기가 끝난 다음에는 ‘이제 더 이상 여기서 뛸 일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많은 감정이 들지 않을까…. 어제(16일) 훈련 후 사진은 찍지 않았다. 나는 감성이 무뎌서(웃음). 애들은 열심히 찍더라. (최)원혁이 같은 중간 나이대 애들이 많이 찍었다. 프로 와서 거의 10년 넘게 이렇게 이 체육관을 많이 밟았다. 굉장히 익숙한 곳이고 그리운 곳이 될 것 같다. 삼성이랑은 늘 혈전이었다.


#안영준_나 역시 정기전이…
대학생 1년 때부터 여기서 정기전을 치렀다. 정기전 당시 내가 잘 못했다. 이렇게 큰 체육관이 사라져 선수 입장으로 아쉬운 부분이 크다. (2017년 11월 18일 데뷔 후 첫 선발 출전·17점 기록에 대해)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안 난다(웃음). 최근에 열린 올스타게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같은 서울 팀 입장으로서 체육관이 하나 없어지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 우리도 체육관을 다음 시즌까지밖에 못 쓴다. 어제(16일) 선수들도 각자 운동을 하고 마지막이라고 사진을 많이 찍더라. 난 안 찍었다. 그런 소장(?)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웃음).

#에디 다니엘_처음이자 마지막
처음 왔을 때는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농구 캠프로 여기에 왔다. 보조체육관에서 진행된 거였지만 본 체육관도 와봤다. 당시 굉장히 웅장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직관도 왔었다. 이번 올스타게임이랑 오늘(17일)까지 뛰면 4번이 끝이다(웃음). 이번 경기가 원정 첫 정규시즌 경기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거다. 정규시즌 기록은 없지만 올스타게임에서의 나름 경험이 있다. 1대1 콘테스트 우승도 하고 전야제 경기에도 참여했다. 좋은 체육관이기에 사라진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역사가 담긴 체육관이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기자), KBL PHOTOS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