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강남’ 송도, 상가 무덤 전락⋯ 공실률 1년새 15배 ‘껑충’ [현장, 그곳&]

김샛별 기자 2024. 10. 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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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가 '인천의 강남'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상가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24일 오전 10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더샵송도센트럴파크 3차 주상복합아파트 단지 상가.

송도 더프라우 주상복합아파트 1~3단지 상가도 현재는 공실 안에 잡동사니만 쌓여 있다.

또 지난 2021년에 들어선 생활형숙박시설인 한라웨스턴파크송도 인근 상가 단지도 문을 연 점포보다 공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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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단지’ 첫 입주도 못한 상가 수두룩
비싼 분양가·과잉 공급에 공실 불가피
빈 상가 방치, 주변 상권 슬럼화 우려도
24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곳곳의 주상복합아파트 상가들이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텅텅 빈 채 임대 안내문과 물건들만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병석기자

 

“송도가 ‘인천의 강남’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상가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24일 오전 10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더샵송도센트럴파크 3차 주상복합아파트 단지 상가. 1층 상가 70여개 중 절반 이상이 텅텅 비어 있다. 이 아파트 시세는 3.3㎡(1평)당 4천600만원(네이버 부동산 기준)으로 송도에서 가장 비싼 ‘대장 단지’이지만 입주 2년이 지나도 첫 입주조차 못한 상가가 수두룩하다. 이 단지는 송도의 대표 공원인 센트럴파크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의 개통 예정역인 인천도시철도(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사이에 있어 최고의 입지를 갖고 있다. 이런데도 부동산 경기 침체와 비싼 분양가 등으로 상가는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단지 상가는 전용 면적 42㎡(13평) 기준 분양가 6억9천여만원이었지만 현재 10~20% 할인해 매매하는 곳도 많다.

인근 더샵 퍼스트월드 주상복합아파트 상가도 마찬가지. 송도 조성 초기인 2005~2009년 당시 ‘인천의 타워팰리스’라고 불렸지만, 현재는 슬럼화까지 이뤄지고 있다. G동 1층 내부 상가는 인기척이 끊긴 채 적막하다. 오랜 시간 비어 있었던 것을 보여 주듯 상가 내부의 벽과 바닥은 갈라지고 녹이 슬어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상가는 분양 당시 매매가의 절반 가격에도 팔리지 않고 있다. 이 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분양 당시에는 빈 상가가 없고 사람은 북적였는데 지금은 죽은 상가가 됐다”며 “10여년 전부터 인근에 새로운 상가들이 계속 생기면서 공실이 생기더니,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송도 더프라우 주상복합아파트 1~3단지 상가도 현재는 공실 안에 잡동사니만 쌓여 있다. 2007년 1단지 청약 당시 오피스텔의 경쟁률이 4천855대 1을 기록하면서 상가 역시 인기가 높았던 것이 무색할 정도다. 또 지난 2021년에 들어선 생활형숙박시설인 한라웨스턴파크송도 인근 상가 단지도 문을 연 점포보다 공실이 많다. F동은 6개 상가가 연달아 비어 있고 필라테스 학원, 자동차 물품점, 음식점이었던 곳들도 간판만 남겨진 채 상가 내부는 텅 비어 있다.

인천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송도가 경기 침체와 과잉 공급 등으로 상가들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2분기 기준 송도의 집합상가 공실률은 6%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0.4%에 비해 무려 15배 늘어난 수치다.

비싼 상가 분양가와 임대료 등이 이 같은 공실을 부추기고 있다. 송도의 경우 전용면적 33㎡(10평) 기준 매매가는 지역에 따라 6억~9억원, 임대료는 월 300만~500만원에 이른다. 상가 소유주는 대출을 받아 분양을 받았는데, 임대인이 없으니 이자만 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송도 상가 공실이 앞으로도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도의 부동산중개인 B씨는 “앞으로도 빈 상가가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은행 이자는 계속 오르는데 사려는 사람도 없어 팔지도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상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 한 상가 공실은 계속 늘 것”이라며 “비어 있는 상가가 이어지면 주변 상권이 슬럼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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