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전국 휩쓰는 ‘무상교통’ 공약
교통비 부담 완화·기후 대응 명분
경기·부산·전주 등도 도입 목소리
무료 탑승 의령군 이용객 30% 쑥
곳간 부족한 지자체 형평성 논란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대중교통 무료화’ 공약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대중교통 이용 빈도가 높지만 경제적 자립도가 낮은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층을 겨냥한 무상교통 정책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는 체감형 복지인 데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대중교통 활성화라는 명분까지 갖추면서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12일 각 정당과 전국 지자체 등에 따르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교통 혁신’ 방안으로 6세부터 18세까지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 도입을 내세웠다. 경기도가 현재 버스와 지하철, 광역버스, GTX 등을 이용한 뒤 일정 금액을 환급하는 방식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전면 무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는 경기도 전역에서 무상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안심에듀버스’ 도입을 약속했다. 지자체가 운행이 필요한 구간과 대상 학생, 운행 시간을 정해 운송업체에 한정면허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완전 무상 통학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지역 맞춤형 무상교통 공약이 이어지고 있다. 이회수 김포시장 예비후보는 18세 이하 대중교통 전면 무료화와 지역화폐를 연계한 ‘김포형 교통패스’ 도입을, 조지훈 전주시장 예비후보는 어린이·청소년 대상 ‘100원 버스’ 공약을 내놨다. 공약의 초점은 단순한 요금 인하를 넘어 청소년과 청년층의 이동권을 넓히고 지역 내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는 데 맞춰져 있다.
정의당 부산시당도 이번 지방선거의 핵심 정책 의제로 ‘무상대중교통 단계적 도입’을 제안하며 정책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박수정 정의당 부산시당위원장은 “부산시는 매년 수천억 원을 버스회사에 지원하고 있지만 시민이 체감하는 교통복지는 부족하다”며 “수천억 원의 혈세를 운송사업자가 아닌 시민을 위해 써야 한다”고 말했다. 버스준공영제를 둘러싼 논쟁이 무상교통 논의와 맞물리면서 재정 구조 개편 논의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공약이 단순한 선거용 구호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는 이미 전국 곳곳에서 어린이·청소년 무료 대중교통 정책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와 충남도는 만 18세 이하를 대상으로 시내버스 요금을 무료화했고, 부산시와 울산시는 12세 이하 어린이의 대중교통 요금을 전면 무료화하고 있다. 경북 경주시와 경기 화성시도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을 시행 중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 이동권 보장과 지역 정주 여건 개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정책 수용성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경남 의령군은 도내 최초로 농어촌버스 ‘완전공영제’를 도입해 군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무료 탑승을 시행하고 있다. 의령군에 따르면 올해 3월 한 달 이용객은 3만818명으로, 도입 전인 지난해 같은 달의 2만3581명보다 30% 늘었다. 이용객 증가와 함께 주민 만족도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반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은 무상교통 확대를 마냥 반길 수는 없다는 반응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인접 지역 학생들은 공짜인데 우리 지역은 왜 혜택이 없느냐’는 형평성 요구가 커질수록 지자체가 무상교통 도입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한정된 재원 속에서 지속 가능성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교통복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상교통이 향후 각 지자체 정책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공약이 실제 제도로 안착한다면 대중교통 무료화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넘어 전 세대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경기도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선거 과정에서 무상교통 공약이 전국적인 의제로 쟁점화되고, 이를 약속한 후보들이 당선돼 실제 정책으로 구현될 경우 그 파급력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울산=장지승 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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