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이더에 ‘메뉴 확인’ 맡긴 쿠팡이츠, 하루 만에 철회
“현장에 책임 떠넘겨” 업계 반발
포장 풀어야 확인…위생 논란도
수도권 일부 시범운영 바로 종료

쿠팡이츠가 배달 라이더를 대상으로 음식 구성과 수량을 확인하도록 하는 절차를 도입했다가 현장의 거센 반발에 하루 만에 철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배송 및 메뉴 누락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였지만, 이를 실행할 라이더들이 반발하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2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이츠는 전날 배달 파트너 전용 앱에 ‘메뉴 확인’ 절차를 신설하고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에 착수했다. 라이더가 매장에서 음식을 픽업하기 전에 영수증과 실제 음식을 대조한 뒤 ‘모든 메뉴를 확인했습니다’라는 버튼을 누르도록 설계된 기능이다. 기존에는 주문번호와 영수증 확인만으로 픽업이 가능했지만, 해당 기능을 도입해 라이더가 주문 정확성을 검증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도입 직후 라이더들이 반발하자 쿠팡이츠는 하루 만에 현장 피드백을 반영해 시범 운영을 종료했다. 메뉴 누락이나 오배송 발생 시 라이더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혼란이 이어졌다. 한 배달 라이더 커뮤니티에는 “메뉴가 누락된 건과 관련해 고객센터에서 연락이 와 제대로 확인하고 음식을 픽업했는지 여부를 계속 물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위생 논란도 불거졌다. 현재 대부분의 음식점은 배달 과정에서 오염되거나 이물질이 혼입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포장용기를 밀봉한다. 그러나 메뉴 확인 과정에서 포장을 풀거나 내부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 라이더들은 국민신문고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관련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달플랫폼노동조합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는 특별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 오배송 책임을 라이더에게 전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현장 혼란만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배달 종사자와 사전 교감 없이 통보식으로 시범 운영을 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쿠팡이츠 측은 주문 음식 확인과 포장은 기존과 동일하게 업주가 담당하며 배달 파트너에게는 외관상 확인 가능한 범위 내 점검을 권장하는 수준이고, 이에 따른 패널티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성 기자 util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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