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세종청사 언제까지, 장‧차관은 물론 실‧국‧과장은 '서울 출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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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가 '무늬만 청사'로 고착하고 있다.
세종청사에 중앙부처가 터를 잡은 지 10여년이 지나고 있는데 여전히 업무는 '서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종청사에 터를 잡고 있으면서도 국회 업무와 간담회 등으로 대부분 서울에 출장 가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어 "국회가 서울에 있다 보니 10여년이 지나도 여전히 '세종 공무원은 서울 출장 중'이란 말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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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정부세종청사가 ‘무늬만 청사’로 고착하고 있다. 세종청사에 중앙부처가 터를 잡은 지 10여년이 지나고 있는데 여전히 업무는 ‘서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아침 7시쯤, 세종시 도담동 버스 정류장.
이른 아침부터 버스 정류장엔 사람들로 붐볐다. 세종에서 서울 여의도 등으로 출근하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도담동에서 오송역으로 향하는 BRT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노선버스가 도착했고 차례로 버스에 올랐다. 이미 앞전 정류장에서부터 버스는 만원이었다. 좌석은 물론 입석까지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이들은 실은 버스는 오송역으로 향했다.
오송역에 버스가 도착하자 승객들은 바쁜 걸음으로 KTX 플랫폼으로 향했다.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중 세종시 중앙부처에서 근무한다는 한 명은 “아침에 서울에서 관련 간담회가 있어 자료를 챙겨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일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련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과기정통부는 총 29건의 공식 사전, 사후브리핑을 했다. 이중 서울에서 16건, 세종에서 13건 진행했다. 과기정통부가 세종청사에 있으면서도 관련 브리핑을 서울에서 더 많이 하는 ‘희한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과기정통부 담당 실‧국장과 과장에게 취재를 위해 전화하면 대부분 “지금 서울에 있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오기 일쑤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한 달에 20일 정도를 서울에 일정이 있어 출장 가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세종청사에 터를 잡고 있으면서도 국회 업무와 간담회 등으로 대부분 서울에 출장 가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일은 ‘역차별’도 낳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9월 30일 유상임 장관 주재로 정부출연연구소(출연연) 기관장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과기정통부 소속 출연연은 대부분 대전에 있다. 세종에서 가깝다. 그럼에도 이날 간담회는 대전이나 세종에서 열리지 않고 서울에서 열렸다.
과기정통부 측은 “원래는 대전이나 세종에서 관련 간담회를 할 예정이었다”며 “9월 30일 국무회의가 있었고 오후에 국회 일정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 부득이 서울로 간담회 장소를 옮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관 간담회를 위해 대전에 있는 출연연 기관장들이 일제히 서울로 이동해야 하는 ‘역차별’을 당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앙부처 한 과장은 “세종에 국회의사당을 만들고는 있는데 그 진행 속도가 매우 더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앙부처는 대국회 업무가 많고, 국회에서 부르면 안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가 서울에 있다 보니 10여년이 지나도 여전히 ‘세종 공무원은 서울 출장 중’이란 말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세종의사당은 2021년 9월 28일 21대 국회에서 국회법 개정을 통해 관련 법 규정이 마련됐다. 당시에는 2026년에 세종의사당이 개원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마저도 무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달 27일 세종의사당 부지를 찾아 "2026년 5월까지 세종의사당 설계 공모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예정대로라면 2026년 개원했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설계 공모를 하겠다는 것이다. 국회 스스로 세종의사당 건립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편 정부세종청사는 2012년부터 중앙부처가 이전 을시작해 2013년까지 1차로 이전이 완료됐다. 현재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국가보훈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부 등이 자리잡고 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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