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나라로 돌아가”...한국계에 대한 미국내 인종차별, 흑인과 다른 이유 [한중일 톺아보기]
![지난 5월 미국 텍사스 댈러스 한인문화센터에 마련된 ‘앨런 몰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8/19/mk/20230819110902389puhe.jpg)
‘인종’은 총기와 함께 미국적 특성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는 문제 입니다. 인종주의에 무분별한 총기 자유도가 결합하면서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최근 총기범죄 상당수 미국사회의 고질적 인종갈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5월 텍사스의 한 쇼핑몰에서 한인 일가족이 희생된 안타까운 참극도 인종적 증오가 동기였던 것으로 전해졌죠.
이와관련 일각에선 미국사회의 인종갈등구조에 주목 하기도 합니다. 주로 시골 지역에 거주하는 백인들을 중심으로 흑인 범죄와 마약 대응을 명분으로 한 총기규제 반대가 문제해결을 더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 입니다.
미국 정치 전문가 하상응 교수는 “구조적으로 미국의 총기규제문제는 복잡할수 밖에 없다” 면서 “다양성, 투명성, 개방성이 높은 나라가 미국이지만, 트럼프 이후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미국의 인종문제에 대해서는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은 흑인들의 그것과는 종류가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한다”고 말합니다. 그에게 총기, 인종 관련 최근 미국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 전반에 대해 물었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그래서 어떤 주에 가면 총기 규제가 심하고 어떤 주에 가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연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소한의 규제까지만 정해놓는 정도인데요.
그럼 연방정부에서 왜 더 강하게 규제를 못하느냐? 먼저 수정헌법 2조가 걸립니다. 길지도 않은 한 줄짜리 문장인데, 미국이 건국되던 18세기 말에 만들어진 걸 2023년 현재 그대로 적용해야 하는가?라는데 대해 찬반이 갈립니다. 너무 낡은 이야기라 아예 폐기해야 된다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요.
그런데 어쨋든 연방 대법원 판례는 수정헌법 2조는 유효하고, 미국에서 개인이 자유롭게 총기를 휴대하는 것은 헌법차원에서 보호된다고 해석했습니다. 때문에 대통령 권한이든 연방의회차원에서든 어떤 식으로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법을 만드는 건 위헌 소지가 생기는 겁니다.
![전미총기협회(NRA) 연례회의·전시회에서 아들과 총기를 살펴보는 남성.[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8/19/mk/20230819110905117ggaq.jpg)
마지막으로는 전국 단위조사로 미국을 이해하는 건 조금 무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전국 단위여론 조사땐 미국에서도 과반수 이상이 총기 규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이건 주로 대도시 시민들을 위주로 하다보니 그런 것일 뿐이거든요. 뉴햄프셔, 몬태나 같은 소위 시골 지역에서 조사를 해보면 과반수 이상이 총규제에 반대하거든요. 결국, 주마다 시민들의 의견이 다른 상황에서 주 정부에 이미 주어져 있는 권한을 연방 정부 차원에서 규제한다는 건 구조적으로 어려울수 밖에 없는 거죠.

결정적으로는 코로나 중국 기원설 이후 중국계 이민자들 뿐 아니라 겉보기에 비슷해 보이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에 대한 범죄가 증가했는데요. 이 연장선상에서 폭력행위가 증가한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사실 총기 사건 말고도 미국에서 2020년 전후로 폭력행위들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시기 인종갈등과 관련해 빚어졌던 여러 충돌이 그 예 입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대표적이죠. 전국적으로 ‘블랙 라이브즈 매터’ 운동이 확산되면서 소요사태가 빚어졌잖아요. 이듬해에는 1.6 의회 폭동사태도 있었고요.
이처럼 트럼프 시대 때부터 사회적 갈등이 예전보다 더욱 불거지는 과정속에서 미국인들이 총을 더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계속 나타났습니다.

반면, 아시아계는 미국에 온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죠. 대부분 1965년 이민법 개정 이후 건너간 사람들이니까요. 흑인은 미국땅에 건너간지 너무 오래돼서 미국의 일부로 인식되고 때문에 흑인에 대한 차별은 내국인간의 차별입니다. 국내적으로 우월한 미국인, 그렇지 않은 미국인으로 나누는 거죠.
한국 포함 아시아계 이민자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아시안에 대한 차별 행위때마다 나오는 말이 있죠.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 완전히 미국적이고 미국에서 태어나고 할줄 아는 언어가 영어뿐이라고 하더라도 아직 외부인이라는 인식이 있는 겁니다.

한국계 이민자들도 상당수가 대학졸업자들이었죠. 교육 수준이 어느정도 되다보니, 사회경제적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았을 가능성이 컸고요. 교육과 사회경제적 수준이 어느정도 되는 사람들이 받는 차별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받는 차별과 종류가 다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미국사회에서 아시아계 이민자에 대한 차별이 분명히 있음에도, 이들에 대한 차별이 흑인들 만큼 부각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인구 비율이라는 요인도 있습니다. 미국의 인구 구성은 백인이 70%가 조금 안되고 12%정도가 흑인, 15%가 히스패닉인데 아시아계는 6%에 불과하거든요. 이 6%조차 한중일 뿐 아니라 인도, 동남아 등 아시아 대륙에서 온 사람들 전부 포함한 겁니다. 비율도 적지만 출신지도 다양하죠.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차별 문제를 시정하고 싶다면 뭉쳐서 목소리를 내야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다 보니 정치력을 발휘못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중요한건 소수자 우대는 미국 대학들의 자율 이라는 점입니다. 소수자 우대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재를 받는 건 아니거든요. 소수자 우대 정책을 채택한 학교들은 대학이 연구기관일 뿐 아니라 교육기관 이기도 하다고 본겁니다. 건전한 미국시민 육성이라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고려한다면 구성원의 다양성, 즉 인종 및 계급의 비율을 어느정도 맞춰야 한다고 판단한 거죠. 그래서 스스로 교육기관 보다 연구기관이라는데 집중한 대학들은 소수자 우대정책을 쓰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MIT, 캘텍 이죠.
사실 소수자 우대정책이 흑인들만 우대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다른 인종들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1978년, 2003년, 2016년 계속 연방대법에 소송이 제기됐는데 연방 대법은 계속 대학의 자율성 편을 들어주다가 이번에 입장이 바뀐거죠.
그런데 대입 원서를 낼때 인종을 기입하거나 명시하지 못하게 하더라도 대학들이 알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거든요. 지원자 이름이나 출신지역만 봐도 추정할 수 있는 것들은 많으니까요. 또한 이번 판례에서 사회경제적 지위나 성별은 포함되지 않았어요. 때문에 기존에 소수자 우대정책을 채택했던 대학들은 이런 것들을 통해 우회로를 찾으려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말인즉, 미국의 인종질서가 백인이 제일 위에 있고 중간에 히스패닉, 아시안, 맨 밑에 흑인이 있다고 할때 이번 소송은 갑은 맨위에 가만히 있는데 밑에서 을과 병이 싸우는 상황이었다는 말이 됩니다. 흥미롭게도 아직까지 연방대법 판례중 레거시 입학과 관련된 것은 1건도 없습니다. 소수자 우대입학과 달리 레거시 입학은 소송의 대상자체가 안됐던 거죠.

과거 연방의회에서 흑인의원들을 중심으로 레거시 입학을 문제 삼아 제한하려는 법안이 발효된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흐지부지 됐죠. 최근에 바이든 대통령 주도로 아이비리그의 레거시 입학을 손보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쉽지 않을 겁니다. 처음에 이런 이야기를 꺼냈던 정치인들 조차 일부는 이제 내년 선거도 생각해야 되지 않냐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다음회에선 ‘세계 최강국 미국 중심 국제질서, 언제까지 계속될까’에 대해 들어봅니다. 하단 기자페이지 ‘+구독’을 누르시면 쉽고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뷰 영상은 매일경제 월가월부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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