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시아 파병에 한반도 긴장고조…“우-러 전쟁 개입 안돼”(종합)
전문가들, 러-우 전쟁 정보 파악 후 대처 필요성 강조
“최악의 상황 직면 젤렌스키 대통령, 한국 부추기는 측면”
“북한군 전장서 사망 시...北정권 흔들릴 수 있어” 관측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초유의 북한 지상군 러시아 파병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 한국의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미국 정부가 공식 확인을 하지 않은만큼 한국 정부가 섣불리 움직이는 게 득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루터 나토 사무총장에게 “우리 정보당국이 북한 특수부대 1500여 명이 러시아에 파병되어 적응 훈련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적극 취해 나갈 것”이라고 나토와 협력을 강조했다.
이에 뤼터 사무총장은 “나토는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러북 군사협력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적극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정보 공유를 위해 한국 정부가 나토에 대표단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러 군사협력) 동향에 따라서 필요한 부분이 검토되고 조치될 것”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관련 동향을 지켜볼 것이고, 그에 따라 (국방부를 포함해) 정부 차원에서 논의해 필요한 조치들이 검토되고 강구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즉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이 없지 않음을 밝힌 것이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우 전쟁에 파병 했다는 국가정보원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전쟁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노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북한군이 러시아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하는데, 전장에 가느냐 안가느냐는 나토나 미국이 보고 있다”며 “그것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여러가지 러시아에 대한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살상무기 지원 등 성급히 움직여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종수 전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다는 걸 속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정보가 나온 원천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인데, 그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한국을 자꾸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뉴스에서 나온 북한 특수군이 있다는 지역은 올해 9월 러시아-라오스가 합동훈련을 펼친 장소와 같은 장소”라며 “러-우 전쟁은 가짜뉴스와 정보전이 난무하는 하이브리드전인만큼 실제 전장에 투입시키는지 미국과 협력해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앞서 국정원은 18일 북한 특수부대원 1500여명이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중이며 적응 훈련을 마치는대로 전선에 투입할 것이라 밝혔다. 또 2차로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소속 4개 여단 총 1만2000명이 파병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김정은 정권을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한국에 기회가 되는 측면도 언급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병력을 보냈다는 것은 김정은으로서도 도박에 가까운 모험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도 자식들이 목숨을 잃고, 사람들이 죽어간다면 내부적으로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 센터장은 “만약에 러시아가 북한에게 최신 기술을 준다던지 안보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는 움직임을 보이면 우리도 살상무기를 안보낸다는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며 “북러 혈맹이 되면 한국 안보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살상무기 지원설에 힘을 실었다.
주한러시아대사관은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협력은 국제법 틀 내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안보 이익에 반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원인에 대해 러시아와 한국이 상반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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