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ES보다 더 호화롭네..운전까지 재밌는 신형 토요타 캠리

"9세대 신형 캠리는 렉서스 ES보다 편의장비가 더 호화롭네~디자인도 스포티해지면서 운전의 재미까지 더해졌다니...이름만 빼고 다 바꿨군!"

신형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면서 연신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정말 캠리가 이렇게 고급스러워질수 있다니! 9세대 캠리는 완전한 반전을 이뤄냈다. 그랜저 이상의 편의장비에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 ES보다 2열은 더 호화롭다. 편의장비도 ES를 능가한다.

토요타 캠리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중형 세단이다. 2010년대 중반만 해도 연간 50만대 이상 팔렸다. 2019년 코로나19 이후 SUV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연간 30만대 정도 팔린다. 여전히 높은 내구성과 중고차 가격 방어 덕분이다.

미국에서 경쟁하는 현대차 쏘나타가 연간 10만도 못 파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도 캠리는 저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한 체급 더 큰 막강한 현대차 그랜저에 밀려 존재감을 그다지 보여주지 못하지만 월 200~300여대가 꾸준히 팔리는 수입차 스테디 셀러다.
그동안 캠리가 한국에서 부진했던 이유는 편의장비 부족이었다. 통풍시트에 인색한데다 2열 좌우 선블라인드 커텐이나 열선 같은 옵션은 꿈도 꾸지 못했었다. 엇비슷한 가격에 호화로운 편의장비로 무장한 그랜저의 상대가 되기 어려웠다.

시승차는 최상위 트림 XLE 프리미엄(5,360만원)이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보수적인 캠리 답지 않게 무척 스포티해졌다. 기존과 동일한 TNGA 플랫폼을 사용해 차체 크기는 큰 변화가 없다. 휠베이스가 동일하지만 범퍼 디자인을 늘려 8세대에 비해 40mm 길어졌다.

전면에는 5세대 프리우스부터 적용된 해머헤드 디자인을 반영했다. 보닛 끝부분을 하단으로 끌어 내리면서 날렵하게 해 스포츠카 느낌으로 변신했다. 전면은 프리우스의 더 크게 늘린 형태다,헤드램프도 ㄷ자 모양으로 가늘고 날씬하게 뽑아냈다. 기존 8세대 캠리의 경우 전면 그릴이 너무 커서 어색했다면 이번에는 허니콤 그릴을 적용하면서 균형을 잘 맞췄다. 전체적으로 스포티한 디자인이라 타깃 고객이 30,40대로 낮아진 것을 느낄 정도다.
상대적으로 측면은 중형 세단의 기본에 충실하다. 굵은 캐릭터 라인 하나가 일직선으로 쭉 뻗어있다. 후면 리어램프 쪽까지 이어진다. 캐릭터 라인 역시 스포티함을 배가 시킨다. 앞으로 쭉 튀어나갈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후면 역시 작은 스포일러를 넣으면서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리어램프 역시 전면과 통일감을 주도록 ‘ㄷ자’ 형태로 마무리했다. 전체적으로 음양이 교차하는 근육질 느낌보다는 선마다 굴곡이 확실해 날카로운 느낌이 난다. 좌측 하단에는 머플러가 살짝 보인다.

실내는 엄청난 변신을 이뤄냈다. 상대적으로 스티어링휠은 기존과 엇비슷하게 올드한 느낌이 물씬 난다. D컷 처리라도 했으면 좋았겠다.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 크기를 12.3인치로 키운 것이다. 요즘 나오는 토요타 최신 인포테인먼트의 반영이다. 기존 9인치 디스플레이는 크기가 너무 작은데다 구식 디자인이라 소비자 불만이 꽤 많았다.

공조 장치를 디스플레이 터치로 넣는 최신 트렌드와 달리 기존과 동일하게 모두 물리버튼을 유지했다. 대신 버튼 마무리와 디테일은 깔끔하다. 특히 작동했을 때 표시되는 붉은 점멸등이 확실히 보인다. 조금 세련됐으면 어땠을까 할 정도다.
변속기는 기존과 동일한 레버 타입으로 조작 및 직관성이 확실하다. 오디오는 중저음이 빵빵한 JBL 프리미엄 오디오를 적용했다. 레게 뮤직을 틀면 차체가 울릴 정도도 중저음을 살려준다.

이번 9세대 캠리 핵심은 2열이다. 물론 XLE 프리미엄을 선택해야만 호화로운 2열이 가능해진다. 우선 시트 중앙 팔걸이에는 리어 컨트롤 스위치가 달려 있다. 버튼으로 작동을 하면 허리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장거리 주행 때 허리가 편안해지는 옵션이다. 여기에 열선 기능부터 리어 글래스 전동 선쉐이드, 사이드 커튼까지 렉서스 ES보다 더 호화롭다. “캠리가 이렇게 까지 2열 편의장비를 넣어준다고?”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칭찬하고 싶은 부분 중에 하나다.

2열 시트의 마감이나 공간감은 뭐 말할 것도 없이 좋다. 기존과 동일한 2845mm의 휠베이스로 2열 공간이 넉넉하다. 평균 신장 이상의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이나 머리 공간 모두 문제가 없다. 트렁크 공간은 524L로 6:4로 폴딩되는 2열을 활용하면 긴 짐도 실을 수 있다. 여전히 전동 트렁크 기능이 빠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시동 버튼을 누르고 주행을 시작했다. 영하 7도의 추위라 그런지 히터 작동을 위해 곧바로 엔진이 개입한다. 카랑카랑한 엔진음이 꽤 거세게 들려온다. 특이한 것은 시동 버튼을 누르면 센터 디스플레이가 작동하는 데 1,2초 정도 부팅 시간이 걸리는 점이다.

9세대 캠리 파워트레인은 출력이 상승했다. 시스템 합산 227마력에 토크는 22.5kg.m가 나온다. 엔진 출력은 186마력에 전기 모터는 최대 132마력이 나온다. 기존보다 전기 모터 출력이 12마력이 좋아져 전기 모드로 대부분 주행이 가능하다. 출력만 놓고 보면 패밀리 세단인 캠리를 스포츠 세단 급으로 끌어 올린 세팅이다.

주행 중에 엔진을 작동해 배터리를 충전할 때 소음은 꽤 거슬리게 들어온다. 9세대 캠리에는 프리우스에 들어간 5세대 하이브리드 최신 시스템이 달려 있다. 무척 부드럽고 이질감이 없이 직결감이 좋아진 점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냉간시 히터 작동이나 배터리 충전을 할 때 들어오는 엔진 소음이 살짝 거슬린다. 대부분 전기 모드로 주행했던 도심을 벗어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악셀을 깊게 밟았다. 모터 출력에 엔진 출력까지 가세하면서 상당한 파워가 더해진다. “캠리가 설마~”라는 놀라움이 들 정도로 가속력이 좋아졌다.


시속 100km 정도까지 쏜살같이 가속이 진행된다. 고속에서는 풍절음이나 엔진음보다는 노면 소음이 조금 더 거세게 유입된다. 전체적인 정숙성은 나무랄 데 없다. 초고속으로 가속을 해도 꾸준히 속도가 올라간다. 아울러 차체가 무척 안정적으로 거동한다. 급격한 레인 체인지를 해도 뒤뚱거리지 않고 잘 따라와 준다.

핸들링 실력도 제법이다. 기존 캠리도 꽤 핸들링이 좋았지만 9세대 캠리는 코너에서 급격하게 머리를 집어 넣어도 넉넉하게 받아낸다. 스포티한 외관에 운전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여럿이다.

주행 모드는 4가지다. 에코, 스포츠, 노멀, EV 모드다. EV모드는 새벽에 아파트 주차장을 조용히 빠져나갈 때 용이하다. 조금만 악셀을 밟으면 바로 엔진 시동이 들어온다. 주행 중에 스포츠로 바꾸면 변속비가 촘촘해지면서 엔진 출력이 가세해 엄청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연비는 뚝뚝 떨어진다.

공인 연비는 복합 17.1km/L(도심 17.5, 고속16.7km/L)이다. 실제 시내 주행에서는 18km/L이상 충분하다. 조금만 연비 운전을 하면 20km/L이상이 기본이다. 시속 100~110km 정도로 항속 주행을 하면 25km/L가 손쉽게 나온다.

전기 모터 출력이 좋아져 대부분 전기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계기판에 전기 모드 주행이 따로 계산돼 표시된다. 시내에서는 75% 이상 전기 모드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승차감은 전체적으로 기존 모델보다 스포티해졌다. 단단하게 쪼여주면서도 요철은 제대로 걸러준다. 운전석 시트는 적당히 단단해 장거리 주행에서 편하겠다.주행보조 ADAS는 토요타 세이프티 센서 3.0이 들어갔다.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부드럽게 작동한다. 차선 유지나 자동 브레이크 그런 부분은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선행 차량이 없이 고속으로 가속할 때 능숙한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것처럼 편안하고 부드럽게 속도를 올린다. 현대기아나 수입 경쟁 브랜드보다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9세대 캠리는 순수 내연기관 없이 모두 하이브리드만 나온다. 한국에는 최상위 트림 서 2가지만 들어왔다. 기존 최상위 트림이던 XLE 모델에 프리미엄이 추가됐다. 가격은 XLE 4,800만원, XLE 프리미엄 5,360만원이다.

굳이 2열에 자주 타지 않는다면 XLE로 충분하다. 운전석에서 보면 헤드업디스플레이만 빠질 정도다. 가격은 기존 대비 300만원정도 올랐지만 상품성이 크게 좋아진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이 간다.
상대적으로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보다는 100만원 이상 저렴하지만 편의장비는 월등히 좋다. 아울러 한 체급 큰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와도 가격대는 엇비슷하다.

그동안 남들과 다른 개성을 원한다면 캠리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스포티하게 변신한 9세대 신형 캠리는 이런 선입관을 여지없이 깨부순다. 여기에 기본기가 탄탄하고 연비까지 좋은 차를 원한다면 당연 캠리 하이브리드를 추천한다.

고장 잘 나지 않고 기름 덜 먹고 편안한 차. 아울러 중고차로 팔 때 제 값을 받는 차. 정비소 가지 않고 기름만 넣어주면 묵묵히 할 일을 하는 차를 원한다면 캠리 하이브리드는 좋은 선택지다.
한 줄 평
장점: ES보다 더 호화로운 2열..스포티한 디자인에 걸맞는 날렵한 드라이빙
단점: 어느새 캠리가 5천만원대..여전히 전동 트렁크는 없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9세대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XLE 프리미엄엔진2487cc 4기통 가솔린전기모터영구 자석식변속기무단(e-CVT)전장4920mm전폭1840mm전고1445mm축거2825mm시스템총출력227마력(엔진 186, 모터 132마력)최대토크22.5kg.m복합연비17.1km/L시승차 가격5360만원

Copyright © 카가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