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출' 만기 최대 3년 더 연장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이도형 2022. 9. 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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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가 최대 3년 연장된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경제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 부실에 빠지지 않고 연착륙을 유도하려는 조처다. 27일 세계일보는 이같은 소식을 다루었다. 아울러 앞으로 1년 동안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에 대한 소비자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두 달 연속 하락한 소식도 다루었다. 

◆경제여건 악화에 ‘코로나 대출’ 만기 3년 더 연장

금융위원회는 정부와 금융권이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중소기업에 대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로써 2020년 4월 시작된 코로나19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6개월 단위로 연장되며 다섯 번째 연장을 맞이했다. 이번 조치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정상영업을 회복하도록 지원하며 연착륙을 유도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단순 재연장이 아니라 출구전략의 의미도 깔려 있는 셈이다.
사진=뉴시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번 연착륙 방안은 종전의 4차 재연장과 다르다”며 “상환유예 지원 기간 중 정상영업 회복 이후의 정상 상환계획을 선제적으로 마련토록 하고, 정상 상환이 어려워 채무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차주에게는 새출발기금 등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통해 상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행과 동일하게 원리금 연체, 자본 잠식, 폐업, 세금 체납 등 부실 발생 시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상환유예 또한 내년 9월까지 최대 1년간 추가로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상환유예 차주는 내년 3월까지 금융사와 협의해 유예 기간 종료 후 원리금에 대한 상환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채무조정을 희망하는 차주를 위한 별도의 채무조정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다음 달 4일 출범하는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통해 상환 기간 연장뿐만 아니라 차주별 상황에 따라 금리 등을 조정받을 수 있다.

오는 30일에는 중소기업이 고정금리 대출을 통해 금리 상승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금리 수준을 낮춘 총 6조원 규모의 안심 고정금리 특별 대출 신청이 시작된다. 이 대출은 고정금리 대출의 적용 금리를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와 같은 수준까지 최대 1.0%포인트 감면해준다. 대출 만기는 운전 자금의 경우 3년 이내, 시설 자금은 5년 이내다. 기업별 대출 한도는 산업은행이 최대 100억원, 기업은행이 최대 50억원이다. 모든 중소기업이 대상으로,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의 전국 영업점을 통해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기존 대출을 이번 대출로 대환하는 것과 기존 대출을 유지한 채 신규로 신청하는 것 모두 가능하다.

◆‘물가 진정’ 커지는 기대감…기대인플레 두 달 연속 하라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2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8월(4.3%)보다 0.1%포인트 떨어진 4.2%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오르기만 했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7월 4.7%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부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다만 4%대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과거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 2011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치다.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은 실제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보면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가 6% 이상 오를 것이란 응답은 지난달보다 줄었고, 그 반대는 늘었다. 6%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16.9%로 8월보다 2.3%포인트 줄었고, 4∼5%라고 답한 응답이 18.5%로 가장 높았다.
2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49.6%), 농축수산물(49.5%), 석유류제품(41.4%) 순이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공공요금(4.0%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늘었고, 석유류제품(-5.6%포인트), 집세(-2.7%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체감 상승률을 뜻하는 ‘물가 인식’은 7월부터 5.1%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고치다. 

집값 전망을 나타내는 주택가격전망지수(76)는 지난달보다 9포인트 하락해 두 달 연속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고, 낮으면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 확대, 매수심리 위축 등으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147)도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떨어졌지만, 기준금리 인상 기조 등이 지속되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내릴 것으로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도는데, 지난달보다는 금리 상승을 전망한 비중이 소폭 줄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도 여전히 부정적이긴 하지만 다소 나아졌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1.4로, 지난달보다 2.6포인트 올랐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CCSI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란 의미다.

황 팀장은 “주요국 통화 긴축,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고용과 대면 서비스 소비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세도 다소 둔화하면서 전월보다 소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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