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KeSPA 파트너십 종료... 국가대표 선발은 미궁으로

e스포츠 재단(The Esports Foundation, 이하 EF)이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와의 국가 파트너십 종료를 공식화했다.

당초 KeSPA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공식 파트너로서 종목별 대표팀 구성과 선수 선발 총괄, 대회 참가 지원 및 운영 체계 구축을 담당할 예정이었다. 그 일환으로 KeSPA 신혁수 팀장이 국가대표팀 매니저로 선임되기도 했으나, 세부 조율 과정에서 양측의 협의가 결렬됨에 따라 결국 파트너십은 종료됐다.

KeSPA “지향점 차이로 협업 불가… 아시안게임 지원에 집중

KeSPA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2026 ENC(e스포츠 네이션스 컵) 주최 측과 국가 파트너십을 해지했다"고 밝히며, "대회의 성공적인 시작은 응원하나, 우리가 쌓아온 국가대표의 가치 및 방향성과 이번 대회의 지향점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KeSPA는 대한체육회 소속 e스포츠 경기단체로서, 올해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팀이 최선의 결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2018년부터 구축해온 선진적인 국가대표 선발 관리 시스템을 고수할 것"임을 강조했다.

원칙적으론 '국가대표' 명칭 및 태극기 사용 불가

EF 측은 KeSPA와의 결별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수들의 참가 약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혔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국가대표는 공식 회원단체(KeSPA)를 통해 선발된 선수만 인정된다. 따라서 협회를 거치지 않은 팀은 공식적으로 '팀 코리아'나 '국가대표'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으며, 유니폼에 태극기를 부착하는 것 또한 금지된다.

과거 오버워치 월드컵 등의 사례에서 유저 투표로 선발된 팀이 태극기를 달고 활동한 전례가 있으나, 이는 체계가 잡히기 전의 일이거나 게임사 주최의 이벤트성 대회였기에 묵인된 측면이 크다. 반면, 이번 ENC는 660억 원 규모의 거대 자본이 투입되고, EWCF 최고경영자 랄프 라이허트가 '국가 기반 경쟁을 통한 정체성과 자부심'을 강조했을 만큼 무게감이 다른 대회다. 이미 KeSPA와의 공식 접촉이 있었던 만큼, 규정을 무시하고 '국가대표' 브랜드를 강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공석이 된 매니저 자리, ‘독이 든 성배’ 우려

현재 EF는 KeSPA와의 파트너십 종료로 인해 선수 선발과 감독·코치진 인선을 총괄할 ‘국가대표 매니저’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EF 측은 국내 여러 관계자와 접촉 중이라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해당 직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한체육회 및 KeSPA와의 갈등 소지가 다분한 상황에서 정식 국가대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팀을 구성해야 하는 이 자리가 사실상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 EWC 성공을 바탕으로 야심 차게 준비된 ENC가 선수 선발 단계부터 거센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