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3대 메가뱅크인 미쓰비시UFJ(MUFG)·미쓰이스미토모(SMFG)·미즈호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이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추진하는 한국 금융그룹에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실적 성장과 자본효율성을 바탕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넘어선 뒤에도 자본정책을 고도화해 환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PBR 1배를 목전에 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도 이를 참고해 주주환원 정책의 설계도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본 3대 메가뱅크의 PBR은 1.5배 안팎이다. 미쓰비시UFJ(1.56), 미쓰이스미토모(1.46), 미즈호(1.57)는 지난해 PBR 1배 기준선을 넘어선 뒤에도 주가 상승세를 이어왔다.
밸류업 정책의 분기점이 PBR 1배인 것은 자사주 매입·소각의 효율이 구간별로 뚜렷하기 때문이다. PBR 1배 이하에서는 장부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여 소각함으로써 주당순자산(BPS)·주당순이익(EPS) 등 주당가치를 높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1배 이상에서는 장부가 이상으로 주식을 매입해야 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만큼 현금배당을 늘려 투자자에게 현금흐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미쓰비시UFJ 사례만 봐도 2021회계연도 주주환원은 배당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2022~2025회계연도에는 총주주환원 중 자사주 매입·소각의 비중이 30~55%로 높아졌다.

도쿄증권거래소(TSE)가 2023년 3월 PBR 1배 미만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안을 촉구하자 미쓰비시UFJ는 PBR 1배 이상, ROE 9%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배당성향 40%를 유지하면서 초과자본은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환원한다는 방침을 강화한 것이다.
미쓰비시UFJ의 주주환원 기준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 구간은 9.5~10.5%이다. 국내 금융그룹이 CET1비율을 13% 이상으로 관리하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대표은행의 자본비율 규제가 낮다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공시방식과 관리 기준의 차이에서 비롯된 착시에 가깝다. 일본 메가뱅크는 바젤III 최종안을 선제 적용해 위험가중자산(RWA)을 보다 보수적으로 산출하고, 유가증권과 환율 변동에 따른 미실현손익을 제외한 '핵심자본' 기준으로 목표 구간을 제시한다.
실제로 미쓰비시UFJ은 2025년 2분기 회계연도 공시 기준 CET1비율이 14.08%로 집계됐지만 미실현손익을 제외하면 10.5%라고 투자홍보자료(IR)에 별도로 설명했다. 이에 2025회계연도 목표 순이익을 2조1000억엔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2500억엔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는 등 주주환원 기조를 재확인했다.
PBR 1배에 가장 먼저 도달한 미쓰이스미토모도 배당금이 줄어들지 않는 '누진적 배당'을 기본 축으로 삼고 자사주 매입을 재무여력과 주가 수준, 투자 기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력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특히 2017년 배당성향(현금배당/순이익) 40%를 유지하겠다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뒤 이를 해마다 강조하며 신뢰를 쌓아왔다.
미즈호는 출발이 늦었지만 변화 폭은 가장 컸다. 2024회계연도 호실적을 기반으로 16년 만에 주주환원 목적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 주주환원율을 39.7%에서 51.5%로 11.8%p 끌어올렸다. 2025년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는 총주주환원율을 50%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주주환원 정책을 확실히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 메가뱅크는 PBR 구간별로 자사주 매입과 배당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ROE를 높이는 자본정책을 일관되게 시행하고 있다"며 "실적변동성과 무관하게 배당의 지속성을 보장해 투자자들에게 장기보유의 명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의 효율적 배치와 시장친화적 소통구조를 참고해 목표 PBR 1배를 넘어선 후의 주주환원 정책까지 선제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메가뱅크는 역대 최고의 실적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UFJ의 2025회계연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8135억엔으로 전년동기보다 크게 증가하며 연간 목표치(2조1000억엔)의 86.4%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미쓰이스미토모는 1조3900억엔, 미즈호도 1조200억엔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각각 연간 이익 목표치의 90% 이상을 실현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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