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3가 피날레를 장식하면서 이정재는 다시 한번 전세계의 시선을 받았다.
할리우드에서 에미상까지 수상한 한국 배우. 그런 이정재가 선택한 차가 30년 된 포르쉐라는 게 알려지면서 반응이 엇갈렸다.
"왜 저 차냐"는 반응과 "역시 안목이 다르다"는 반응이 동시에 나왔다.
페라리도 람보르기니도 아닌 오래된 클래식 포르쉐. 그 이유가 뭔지 숫자로 뜯어봤다.
이 차를 알면 알수록 단순한 취향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된다.

전세계에 911대밖에 없다는 포르쉐의 정체
이정재가 직접 운전하는 모습에서 포착된 차는 1993년식 포르쉐 964 쥬빌리다.
포르쉐 911의 30주년을 기념해 단 911대만 생산된 한정판 모델이다. 이름도 아무렇게나 지은 게 아니다. 30주년 기념이라는 의미에 맞춰 생산 대수도 딱 911대.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계에 911대밖에 없다는 게 이 차의 핵심이다.
비올라 메탈릭 특유의 보라빛 외관, 전후방에 장착된 와이드 윙, 터보 모델 수준의 바디킷이 당시 포르쉐가 쏟아부은 기술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당시 신차 출고가도 일반 911 카레라보다 훨씬 높았다. 포르쉐가 30주년 기념 모델에 최고 사양을 아낌없이 넣었기 때문이다.
250마력, 260km/h.. 30년 전 차가 맞나
사양은 3.6리터 6기통 수평대향 엔진으로 최고 출력 250마력, 최대 토크 31.6kg·m를 발휘한다.

제로백 5.5초, 최고속도 260km/h. 이게 1993년 수치다.
숫자만 보면 지금 기준으로도 준수하다. 30년 전 포르쉐가 이미 이 성능을 만들어냈다는 게 포르쉐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이유 중 하나다.
실내는 루비콘 그레이 고급 가죽으로 마감됐고, 30주년 기념 배지가 조수석 사이드에 부착돼 있다.
희귀 번호와 배지를 함께 보유한 오리지널 컨디션이 이 차의 가치를 결정한다. 번호가 낮을수록 수집가 프리미엄이 붙는다.
신차값도 비쌌는데, 지금 경매가 얼마냐면
2023년 이탈리아 경매에서 964 쥬빌리 1대가 약 16만 달러(한화 약 2억2천만 원)에 낙찰됐다.

주행거리와 보관 상태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낮은 주행거리 오리지널 차량은 그 이상으로도 거래된다.
국내 정식 유통 대수가 극히 적어 국내 중고 매물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희귀 한정판 포르쉐 수집 시장에서는 전세계 911대라는 숫자 자체가 가격을 방어해준다는 인식이 있다.
신차 시절 대비 가치가 유지되는 클래식카는 흔하지 않다. 그런 면에서 964 쥬빌리는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실제로 해외 경매 이력을 보면 2015년 이후 꾸준히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클래식카 시장 전반이 성숙하면서 희귀 번호 쥬빌리는 그 중에서도 지속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왜 최신 슈퍼카 아닌 이 클래식인가
이정재 재산 규모를 고려하면 페라리든 람보르기니든 살 수 있다.

그런데도 30년 된 클래식 포르쉐를 고집한다는 게 포인트다.
수집가 시장에서 964 쥬빌리 같은 의미 있는 한정판은 자산 가치 측면에서도 일반 신차보다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생산 종료 후 시간이 지날수록 원 컨디션 차량이 줄어들고, 포르쉐 브랜드의 특성상 수집가 수요는 꾸준하다.
물론 유지비는 일반 중고차와 차원이 다르다. 부품 수급이 어렵고, 전문 정비소가 한정적이며, 보험료 산정도 일반 기준과 다르게 적용된다. 클래식카 전용 보험 상품을 써야 하는 경우도 많다. 연간 유지비만 수천만 원이 들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 차는 그냥 굴리는 차가 아니라 관리하는 차다.
이 차를 갖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국내에서 964 쥬빌리를 구하려면 해외 직수입 또는 전문 딜러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
경매 시장이나 해외 클래식카 플랫폼에서 탐색하는 방법이 있는데, 현재 독일·벨기에·영국 시장에 간헐적으로 매물이 등장하는 수준이다.

컨디션에 따라 가격 편차가 크고, 국내 반입 시 관세·통관·인증 비용까지 더하면 실제 취득 비용은 경매가보다 상당히 올라간다. 대략 현지 낙찰가의 30~40% 추가를 예상해야 한다. 3억 원 이상의 예산이 현실적이다.
결국 이정재가 이 차를 고집하는 이유는 숫자보다 의미에 있을 것이다. 전세계에 911대밖에 없는 물건을 가진다는 것, 포르쉐가 30주년을 기념한 바로 그 순간을 손에 쥐고 있다는 것.
신차를 매년 바꾸는 게 나은지, 이런 희귀 클래식 하나를 30년 고집하는 게 나은지.. 판단은 각자 다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