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정부, 유류세 인하 연장·물가안정조치 위반 처벌도 강화

박상영·김경학 기자 2026. 5. 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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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생산자 물가, 전월보다 2.5% 상승…외환위기 이후 최대 상승폭
매점매석 ‘과징금’ 신설…석유 최고가격 동결, 4주 간격 조정키로

중동전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고, 매점매석 금지 등 정부 조치를 위반할 경우 과징금 부과 등 행정 제재 수단도 강화하기로 했다. 22일부터 적용되는 6차 석유 최고가격은 동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에서 이 같은 내용의 ‘물가안정조치 실효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중동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마련됐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8.43(2020년 수준 100)으로 전월(125.35)보다 2.5% 올랐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월(2.5%)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째 오르고 있다. 석유 및 석탄 제품(31.9%) 가격이 가장 크게 뛰었다. 산업용 도시가스도 전월 대비 3.9% 올랐다. 시장에서는 5월 물가 상승률이 3%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는 우선 이달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인하폭은 현행과 같은 휘발유 15%, 경유 25% 수준이다. 이에 따라 휘발유 유류세는 ℓ당 65원 인하된 698원, 경유는 87원 내린 436원 수준이 유지된다.

정부는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유류세 인하 조치를 추가 연장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국제 석유가격과 석유류 소비량 변화,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재정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2일 0시부터 적용되는 6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했다. 이에 따라 정유사가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ℓ당 최고가격은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 유지된다. 정부는 최고가격을 2주마다 발표했지만, 이날부터는 4주마다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물가안정조치를 위반할 경우 행정 제재 수단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행법은 매점매석 금지나 긴급수급조정조치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지만, 최고가격제를 제외하면 과징금이나 이행강제금 같은 행정상 금전 제재 수단은 없는 상태다.

정부는 긴급수급조정조치와 매점매석 금지 위반에도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신설할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석유화학 제품과 관련 의료·산업용품 등에 대해 매점매석 금지 및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구체적인 과징금 수준은 향후 법 개정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최고가격제와 긴급수급조정조치, 매점매석 금지 위반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적발 물품의 시장 공급을 앞당기기 위한 ‘매각 특례’도 새로 마련한다. 정부는 위반 사업자에게 물품 처분 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처분 시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물가안정법 시행령 개정을 이달부터 추진하고, 법률 개정안은 8월부터 입법 절차에 착수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박상영·김경학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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