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임금·근무환경 열악… 버스기사 인력난 현실화

[시내버스 기사 인력난 이유는]
대전·충북·충남 기사 수 3년 연속 감소
공영제 실시 세종만 2021년 89명 늘어대전 퇴직자보다 충원자 적어 업무↑
운행 부담·각종 민원 많은데 임금 낮아배달업·화물업·택배업·고속버스 취업

지난달 31일 방문한 유성구 소재 한 버스 차고지. 버스들이 운행을 마치고 줄지어 주차돼 있는 모습. 사진=함성곤 기자.

최근 버스기사 인력난이 가시화되면서 시내버스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대전·충남·충북 버스운송사업조합과 세종교통공사에 따르면 조합과 공사에 소속돼 운영 중인 시내버스 기사 수는 지난 3년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4만 5041명 △2022년 4만 4169명 △2023년 4만 3485명으로 집계됐다.

2년 동안 1500명 이상의 인원이 빠져나간 것인데 공영제를 실시하고 있는 세종시만 유일하게 지난해 334명으로 2021년(245명) 대비 89명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대전에서만 314명의 기사들이 시내버스 운전대를 내려놨는데, 신규 인력 충원은 264명밖에 되지 않아 기존 기사들의 업무 강도는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버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추세가 코로나19로 대중교통 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기사들이 상대적으로 보수와 근무 환경이 더 나은 배달업이나 화물업, 고속버스 등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운행 부담과 각종 민원에 시달리는 근무 환경에 비해 낮은 임금 등이 버스기사 지원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시내버스에서 고속버스 기사로 이직한 한모(45) 씨는 "시내버스는 정차가 잦고 승객 안전 등 운행 중에도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며 "그에 비해 고속버스는 급여도 비슷한데 한번 출발하면 운전에만 집중하면 돼 부담이 적은 편"이라고 의견을 내비쳤다.

또 지역 시내버스 기사 40대 박모 씨는 "택배업을 하고 있는 지인이 버스 기사에 관해 묻길래 최근 3개월간 급여명세서를 보여준 적이 있다"며 "금액을 확인한 지인은 택배 급여가 좀 더 높고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그냥 남겠다고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최근 버스운송조합과 함께 버스 기사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부산 시내버스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기사 채용설명회를 개최한 건데 버스는 물론 택시 업계 등 대중교통 업계가 심각한 기사 부족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버스 업계에서는 당장 기사 부족으로 버스를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인력난 등의 이유로 몇몇 노선을 감차한 적이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시 버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년이 만 62세로 늘어나면서 그래도 지금은 운영 자체가 힘든 상황은 아니다"며 "그러나 젊은 기사의 이직률이 높아지고 있고 기사들의 평균 연령도 상승하고 있어 이에 대해 시와 업계 모두 대책 마련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밝혔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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